찌는 듯한 무더위에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요즘 서울은 한창 피서 철인데 해변으로 또는 수림이 울창한 산림으로 다들 떠나간답니다. 서울은 열대야의 찜통더위에도 에어컨(냉방장치)이라는 신기한 기계가 있어서 사무실이나 집안에선 도무지 더위를 모르고 지내지만 전력이 부족해 가지고 있는 선풍기조차 사용할 수 없는 북쪽사람들은 이 더위를 어떻게 이길까 걱정이 앞섭니다.
요즘 남쪽에선 아이스크림과 팥빙수를 비롯한 식품들이 인기 절정을 누리고 있는데요, 특히 팥빙수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겨 찾는 여름특별음식의 하나랍니다. 아이스크림은 이미 계절을 초월하여 겨울에도 인기가 높은데요, 대형할인매장들에선 아이스크림 매출이 사계절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팥빙수는 여름 계절음식으로서 누구나 즐겨 찾는 음식중의 하나인데 저도 요즘 자주 팥빙수를 사서 먹는답니다. 북쪽에도 경제난이 닥치지 않았을 때만 해도 빙수라는 것을 만들어 팔기도 하였지요.
얼음을 사탕가루와 함께 갈아서 만든 빙수는 북한사람들의 여름음료로 대단히 인기가 많았는데 사탕가루가 귀한 북쪽에선 가끔 사카린을 섞어서 빙수를 만들기도 하였지요.
북쪽에서 먹어보았던 빙수에 비하면 요즘 서울에서 맛보는 팥빙수는 정말 고급음료랍니다. 팥과 과일, 젤리 등이 어울러진데다가 크림까지 넣은 팥빙수는 그야말로 환상의 여름 음료이자 식사대용이기도 하답니다.
요즘에 인기 절정인 팥빙수가 궁금해서 알아보았더니 빙수(아이스크림)의 역사가 꽤 길더라구요. 흔히 아이스크림을 서양음식으로 알고 있지만 그 기원을 따지면 동양음식으로 분류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것은 고대 중국인들이 기원전 3000년경부터 눈 또는 얼음에 꿀과 과일즙을 섞어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인데요. 오늘날 우리들이 먹는 팥빙수와 사촌정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하면 서양에서는 기원전 4세기 경 알렉산더 대왕이 더위와 피로에 지쳐 쓰러지는 병사들에게 산 정상의 눈을 퍼 다가 그 눈에 꿀과 과일, 그리고 우유를 섞어 병사들에게 먹여 기운을 북돋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시대 때 무더운 여름철이 되면 현재 서울 용산구에 있는 서빙고에서 얼음을 꺼내 관원들에게 나누어주어 더위를 가시도록 했다고 합니다. 빙표를 가지고 얼음을 탄 관원들은 얼음을 매우 귀하게 여겨 잘게 부수어 화채 등의 음료에 넣어 마셨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지금의 빙수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일찍이 서양 문물을 들여온 일본인에 의해 일제시대 때 들어온 것으로 보여 지는데요, 잘게 부순 얼음 보숭이 위에 일본의 팥죽인 단팥죽을 식혀 올려 먹기 시작한 것이 그 유래라고 합니다. 그 후에 여러 가지 색소와 향, 과일, 젤리, 저민 떡 등을 첨가하여 지금의 팥빙수가 되었다고 합니다.
팥빙수는 제과점이나 아이스크림집, 그리고 대형쇼핑몰, 백화점 등 여러 곳에서 맛볼 수 있는데요, 요즘은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하여 집에서 직접 만들어먹기도 하는데요, 팥빙수를 맛있게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 드린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팥을 잘 일어서 돌이나 잡티를 골라낸 후 일단은 냄비에 한 번 부르르 끓입니다. 그 다음 그 물은 따라 버립니다.
이것은 팥에 설사를 일으키는 성분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하면 없어진다고 합니다. 그리곤 압력솥에 삶으면 따로 불릴 필요 없는데 압력솥이 없는 북쪽에선 팥을 물에 불렸다가 푹 불 조절을 해가면서 푹 삶아야 하겠지요. 그런 후에 설탕이나 꿀, 물엿 등을 자신이 원하는 정도만큼 넣고 삶아서 물을 넣고 자박자박하게 한 후 전분을 넣습니다.
녹말은 물에 잠깐 개었다가 넣는 것을 잊지 마시구요. 녹말 또한 자신이 원하는 묽기가 되도록 넣어줍니다. 이렇게 준비된 팥을 필요할 때마다 넣어서 팥빙수를 만들어 먹으면 되는데 아무리 냉장보관을 해도 1주일을 넘기기 힘들기 때문에 조금씩 삶아서 사용하는 것이 좋더라구요.
이렇게 준비된 팥을 갈아놓은 얼음위에 놓고 과일이나, 저민 찰떡, 젤리, 크림 등을 올려서 내면 아주 훌륭한 팥빙수가 되는데 북쪽에서도 냉장고만 있으면 이런 팥빙수를 만들어 먹을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만들어 먹어보세요. 정말 별맛이구요, 특히 여름 더위를 이기는데 팥빙수만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한창 수박 철이라 수박을 잘게 썰어서 딸기 쨈과 함께 얹어서 먹으면 정말 둘이 먹다가 셋이 죽어도 모를 정도랍니다.
저도 오늘 점심에 방학 중인 아들에게 팥빙수를 만들어 주었는데 너무 좋아서 제 볼에 대고 뽀뽀까지 해주더군요. 통일이 되면 여러분에게도 맛있는 팥빙수 만들어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