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애란의 남북 먹거리 비교: 전주비빔밥

200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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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에선 원래 전라도 지방의 음식이 명성이 자자하답니다. 특히 전주비빔밥은 전라도 전주지방의 대표적인 음식으로서 요즘엔 항공사들의 기내식사로도 국제무대에도 꽤 알려진 음식이랍니다.

전주비빔밥은 한국 사람들은 물론이고 외국인들, 서양인들까지도 상당히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지난주에 전주비빔밥으로 유명한 전라북도 전주시에 다녀왔는데요,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 내놓은 음식상을 보면서 전주사람들의 푸짐한 인심을 읽었습니다.

소고기와 여러 가지 나물을 얹어 보기만 해도 군침이 슬슬 넘어가는 빨간 고추장을 넣어 비벼먹은 전주비빔밥은 정말 둘이 먹다가 셋이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단백질과 탄수화물, 여러 가지 필수영양소들이 골고루 포함된 전주비빔밥은 웰빙시대의 코드에 맞는 식품으로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한국음식입니다.

전주비빔밥의 유래를 살펴보았는데요, 비빔밥을 처음으로 언급한 문헌은 1800년대 말엽의 '시의전서'로서 비빔밥을 부?밥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다른 표현으로는 골동반이라고 하며, 골동반의 골(汨)자는 '어지러울 골'자이고, 동(董)은 '비빔밥 동'자 입니다. 즉 골동(汨董) 이란 여러 가지 물건을 한 곳에 섞은 것을 말하는 것인데 골동반이란 이미 지어 놓은 밥에다 갖가지 찬을 섞어서 한 곳에 비빈 것을 의미합니다.

전주비빔밥은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의 하나로 꼽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으뜸이라 할 정도로 유명합니다. 이유는 천혜의 지리적 조건하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농산물을 사용하기 때문이며 장맛과 음식에 들이는 깊은 정성이 어우러진 합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전주의 콩나물은 전국적으로 제일 맛이 좋기로 소문나있는데요, 전주의 남천(전주천)과 서천(삼천천)의 맛있는 물맛에 연유한다고 합니다. 전주비빔밥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신선한 육회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콩나물과 신선한 육회를 사용한 전주비빔밥의 정확한 명칭은 전주콩나물육회비빔밥으로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학계에서는 이야기 하고 있지요.

전주비빔밥의 기원에 관한 학설들에는 조선시대 임금이 먹는 밥을 일컫는 수라에는 흰수라, 팥수라, 오곡수라, 비빔 등 4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 비빔은 점심때 종친이 입궐하였을 때 먹는 가벼운 식사가 그 유래라는 궁중음식설과 나라에 난리가 일어나 임금이 몽진하였을 때, 수랏상에 올릴 만한 음식이나 충분한 그릇이 없어, 하는 수 없이 밥에 몇 가지 나물을 비벼 수랏상에 올린 것이 유래라는 임금몽진 음식설이 있습니다.

그리고 농번기에는 하루에 여러 번 음식을 섭취하지만 매번 구색을 갖춘 상차림을 준비하기가 어려우며, 또한 그릇을 충분히 가져가기도 어려웠으므로 그릇 하나에 갖은 음식을 섞어 먹은 것이 유래라는 농번기 음식설과 동학군이 그릇이 충분하지 않아 그릇 하나에 이것저것 받아 비벼 먹었다는 것이 유래라는 동학혁명설 그리고 제사음식설이 있습니다.

제사를 마치고 나면 제사상에 놓은 제물을 빠짐없이 먹는데 이는 신인공식(神人共食)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산신제, 하제의 경우에는 집으로부터 먼 곳에서 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식기를 충분히 가지고 갈 수 없으므로 결국 제물을 골고루 먹으려면 그릇 하나에 여러 가지 제물을 받아 비벼서 먹은 것이 유래라는 제사음식설입니다.

이외에 묵은 음식 처리설도 있는데 섣달 그믐날 새해 새날을 맞기 위해 여러 가지 새로운 음식을 장만하면서, 지난해의 남은 음식을 없애기 위하여 묵은 나물과 묵은 밥을 비벼먹은 것이 유래라는 것입니다.

전주비빔밥의 상차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물김치와 콩나물국인데 전주비빔밥을 내는 각 전문업소마다 나름대로 특징 있는 상을 차리지만 물김치와 콩나물국 두 가지는 빼놓지 않습니다.

전주비빔밥을 담아 먹는 그릇은 "시의전서"에 최초로 등장하는데 기록을 보자면 유기방자(놋쇠를 대장간에서 두드려 만든 그릇, 특히 최고의 구리와 무쇠를 사용하여 만든 유기그릇)를 썼다고 합니다. 전주비빔밥은 장수산 곱돌기에 담아먹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제가 살던 양강도에는 곱돌광산이 있어서 골돌기들이 참 많이 생산되었습니다. 북쪽에도 식량난이 해결되고 개방이 되면 전주사람들이 아마 전주비빔밥집을 많이 차리게 될 거랍니다. 그러면 여러분들도 곱돌장사구에 빨간 고추장과 여러 가지 나물을 듬뿍 넣어 맛있게 비벼먹을 수 있게 될 거예요.

제가 살던 양강도는 산이 좋고 물이 좋은 곳이라서 개방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게 될 거예요. 특히 요즘 같은 휴가철엔 계곡을 찾아 사람들이 떠나고 있는데 여름피서지로는 양강도가 제격일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여기에서 전주비빔밥 맛있게 만드는 방법을 잘 익혀두었다가 돌아가면 맛있는 전주비빔밥을 여러분에게 소개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내가 살던 고장의 곱돌기는 참 좋았는데 전주비빔밥을 비벼 먹으면 더욱 맛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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