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의 다양한 음식들을 비교, 소개해보는 '남북의 먹거리 비교' 순서입니다. 오늘은 '탕수육'에 관한 내용입니다. 진행에 서울의 이현주 기자와, 탈북자로 남한 이화여대에서 식품영양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한 이애란 씨입니다.
이현주: 오늘은 어떤 요리를 소개 하려고 합니까?
이애란: 오늘은 우리나라의 대중음식이 된 중국요리인 탕수육을 소개해 드릴가 합니다.
그렇지요, 탕수육도 자장면이나 짬뽕처럼 한국 사람들이 즐겨먹는 한국적인 중국음식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남쪽에 와서 살면서 보니까 서울은 물론이고 남쪽의 모든 지역에 중국식당이 한국식당 만큼이나 많다는 사실이 참 놀라웠습니다. 사실 중국은 사회주의를 지향하였기 때문에 오랫동안 북한과 더 많은 교류를 하였을 텐데 북쪽엔 평양에 중국식당이 한 두 개 밖에 없는데 중국과 외교관계를 가지게 된 것이 얼마 오래지 않은 남쪽에 오히려 중국식당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왜 그런 것 같습니까?
제가 살면서 생각을 해보니 아마 자영업을 허용한 남쪽에서는 중국화교들이 중국음식점을 많이 창업하여 운영하였고 또 중국음식이 가격도 싸고 만들기도 간편하니까 사람들이 많이 선호하였기 때문에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자영업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화교들이 식당을 할 수가 없었고 국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경우에도 급식차원이었기 때문에 개인의 음식기술이나 비법이 전수되거나 사람들에게 알려질 기회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할 탕수육은 어떤 음식입니까?
탕수육은 고기튀김에 녹말채소 소스(양념)를 끼얹은 중국요리인데요. 류차이[溜菜(유채)] 요리의 일종으로 한국말로는 탕수육이라고 합니다. 탕수육은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기름에 튀겨서 만들기 때문에 아이들의 간식으로도 좋고 술안주로도 아주 좋습니다.
탕수육은 어떻게 만듭니까?
먼저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2㎝×5㎝ 크기로 썰어 앞뒤에 칼집을 낸 다음 간장·생강즙·청주·후춧가루로 양념하여 잘 주물러 놓습니다. 그리고 고기에 간이 잘 배었다고 생각될 때 달걀흰자와 녹말가루를 묻혀 기름온도 150∼160℃에서 튀긴 다음 180℃에서 다시 튀겨냅니다.
한편 불린 표고버섯을 열십자로 저며 썰고, 양파를 6∼8등분한 후 당근을 얇게 썰어 꽃을 떠서 소금물에 데치고, 파인애플 1쪽을 6조각으로 썹니다. 완두콩은 까서 소금물에 데쳐 청주를 약간 뿌려 놓고, 오이·죽순은 세로로 반을 갈라 어슷썰기를 합니다.
그리고 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양파·표고·죽순의 순으로 재빨리 볶아 놓습니다. 탕즙에 녹말가루를 풀고 설탕을 넣어 소스를 만들고, 간장·소금으로 간을 맞춘 다음 준비된 채소를 넣은 다음 식초로 맛을 들여 한소끔 끓인 뒤 튀겨놓은 고기 위에 부어서 내는데요. 쇠고기로 만든 것은 탕추뉴러우[糖醋牛肉(당초우육)]라 합니다.
북한에도 탕수육이 있나요?
북쪽에는 사실상 고기가 몹시 귀하기 때문에 탕수육까지 만들어 먹을 수가 없습니다. 혹시 중국 화교들의 집이나 일본에서 북송된 교포들의 집에 초대를 받으면 맛을 볼 수도 있는데요, 일반적으로는 아주 먹어보기 어려운 음식중의 하나지요.
그러다보니 일반 사람들은 탕수육이란 이름도 잘 모르는 상태입니다. 고기를 기름에 튀겨서 양념소스에 묻혀서 먹는 다는 것은 북한 사람들에게 매우 생소한 일이지요.
북쪽에선 고기를 대체로 어떻게 요리하여 먹습니까?
북쪽에는 전에도 말씀드렸다 시피 고기가 매우 부족합니다. 명절에 가구당 1Kg씩 나누어 주는 것이 고작이기 때문에 기름에 튀겨 먹을만한 양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북에는 돼지가 장화를 신고 건너갔다는 말이 있는데 돼지고기를 푹 끓여서 국물과 함께 고기를 몇 점씩 나누어 먹는 경우가 대다수지요.
만일 고위층의 간부들이나 돈이 많은 사람들은 편육을 만들어 먹거나 갈비찜 같은 것을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 하답니다.
다음시간엔 어떤 요리를 소개할까요?
예. 다음시간엔 남과 북에서 다같이 함께 먹는 만두를 소개할까 하는데요, 특히 중국집에서 먹을 수 있는 군만두에 대해서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재료가 다 준비되었으면 만들어볼까요?
돼지살코기를 5cm X 1cm X 1cm 정도 크기로 썰어놓습니다.(사실 크기 안맞춰도 되고 한입 크기로 적당히 썰되 잘 익도록 좀 길고 좁게 썰기만 하면 됩니다.) 기름을 데워 놓고 튀김옷 재료를 마구 섞어서 그 안에 썰어놓은 돼지고기를 넣고 마구 섞어줍니다.
적당히 기름이 데워지면 (튀김옷을 조금 떨어뜨려봐서 0.5초 걸려 떠오르면 적당한 온도입니다.) 튀김옷을 묻힌 돼지고기를 넣고 튀깁니다. 노릇노릇해지면 건져냅니다.
여기서 포인트... 돼지고기를 완전히 튀기지 않고 살짝 튀겼다가 건져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다시 한번 튀기면 더욱 바삭하고 간편한 탕수육용 돼지고기 튀김을 만들 수 있습니다.
돼지고기를 튀기는 동안 한쪽에서는 탕수소스 재료를 섞어서 냄비에 끓입니다. 이 때 잘 저어주어야만 녹말이 뭉치지 않고 잘 풀어집니다. 적당히 끈기가 생기면 은근한 불에 따뜻하게 유지시킵니다.
이제 중국냄비같이 열이 잘 받는 냄비를 불에서 달군 후 식용유를 적당히 붓고 마늘과 생강 다짐을 넣고 잠시 볶습니다. 그 다음에 양파와 피망을 넣고 볶습니다. 약 2~3분 정도 볶으면 겉에만 약간 익게 되는데 이 때 파인애플을 넣고 살짝 볶다가 불을 끕니다. 이제 넓은 그릇에 우선 튀긴 돼지고기를 담습니다. 그 위에 볶은 야채를 얹습니다. 이제 그 위에 소스를 끼얹어서 내놓으면 됩니다. 그러면 2~3인이 먹기에 적당한 양의 탕수육이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