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비교: 부대찌개

북쪽에는 없는데 남쪽에만 있는 음식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부대찌개입니다. 부대찌개 역시 지난시간에 설명 드린 퓨전음식의 일종입니다.

지금은 세계 12위의 경제 선진국이고 한해에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이 8조원이 드는 먹을 걱정, 입을 걱정이 전혀 없고 무엇을 어떻게 먹으면 더 맛있고 더 영양가 있게 잘 먹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대부분의 고민이 된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일제의 식민지통치가 끝나고 해방이 되었지만 또다시 3년간의 전쟁으로 초토화 되었던 시기에는 우리나라도 참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부대찌개는 6.25전쟁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렵던 시절의 아픔이 깃들어 있는 음식이랍니다. 해방이 되고 바로 터진 전쟁은 가뜩이나 어렵게 살고 있던 우리 국민들에게 큰 고통이었습니다. 물론 가장 큰 고통은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우리나라의 전쟁을 지원하러 온 미군은 미국의 풍요로운 경제 사정과 남의 나라에서 고생한다는 이유로 많은 보급품들이 들어왔고 당연히 먹을 것 역시 풍부했다고 합니다. 그들의 주식은 육식이었고 이러한 육식을 장기간 보관하며 먹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햄과 같은 음식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먹다 남은 햄이나 그 밖에 불필요 하다고 생각한 음식을 버렸고 유감스럽게도 그 음식은 당시 우리나라 국민들에겐 소중한 자원이었다고 합니다. 부대찌개는 해방 직후 미군이 우리나라에 주둔하기 시작하면서 미군들에게 보급되는 물자가 민간으로 많이 유출되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미군 부대에서 먹다 남거나 몰래 빼낸 고기를 부대고기라고 부르고 그 부대고기로 끓인 찌개를 부대찌개라고 했다고 하는군요. 지금은 하나의 별미로 또 나름대로 색 다른 많은 재료를 가미하여 먹고 있지만 당시에는 적당히 먹을 것이 없어서 이것저것 섞어서 끓여먹었다고 합니다.

부대찌개는 당시에 미군부대가 많이 상주해 있던 의정부지역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끓여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 남쪽의 여러 지역에는 의정부 부대찌개란 간판이 참 많이 있고 의정부부대찌개가 부대찌개의 원조라고 한답니다. 부대찌개의 고향인 의정부에는 그래서 부대찌개 집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답니다.

그리고 많은 서울사람들은 주말이면 차에 가족을 태우고 부대찌개를 맛보려고 의정부로 가기도 한답니다. 요즘은 집집마다 자동차들을 가지고 있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공휴일이어서 맛있는 집과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은 곳들이 속속 생겨나 사람들에게 인생의 풍요로움을 선사하고 있는데요. 북쪽사람들이 상상할 수도 없는 시대에 남쪽사람들은 살고 있습니다.

저도 가끔 얼큰한 찌개나 술안주가 생각날 때 사먹기는 비싸고 집에서 육수를 만들자니 귀찮고 비싸고 이럴 땐 비교적 재료비도 저렴하게 맛있는 부대찌개를 끓인답니다.

부대찌개를 만드는 데는 라면, 김치, 고추, 각종야채 (버섯, 깻잎, 파, 양파 등), 무, 다시마, 멸치 햄, 만두, 어묵, 마늘, 고추장, 고춧가루 등이 필요한데 이중에서 라면, 김치, 고추, 햄, 고추장만 있어도 만들 수 있습니다.

부대찌개 국물을 시원하게 하기위해 무와 다시마 멸치를 넣고 한소끔 푹 끓인 다음 건대기는 버리고 국물을 따로 준비해두었다가 쓰면 더욱 좋습니다. 만일 육수를 끓이기가 귀찮으면 끓이지 않아도 되구요. 김치를 잘게 썰고 햄은 큼직큼직하게 썰어놓고 버섯과 깻잎은 적당히 썬답니다. 라면 한개 반에서 두개정도 끓일 정도의 물을 부은 다음 물이 끓기 시작하면 만두, 라면, 김치, 고추장, 라면스프 약간을 넣고 팔팔 끓여줍니다 국물 맛이 얼큰하게 고춧가루와 청량고추도 썰어 넣어 주는데 다 끓었다 싶으면 깻잎과 파를 넣습니다. 버섯종류는 불을 끄기 직전에 넣는 것이 좋더라구요. 사실 부대찌개는 시간도 짧게 들고 비용도 저렴해서 저 같이 직장생활을 해서 바쁜 사람들에겐 아주 좋은 음식입니다. 영양도 골고루 들어 있구요. 만들기도 쉽구요, 또 가격도 싸니까 자주 해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남쪽의 명물 얼벌벌하고 구수한 부대찌개를 여러분께 대접하고 싶군요. 그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면서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