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


2006.02.24

지난시간에 데이트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말씀을 드리다보니 예식장이 어떻고, 커피숍이 어떻고 하면서 나이트클럽, 룸살롱, 노래방들을 소개하였습니다. 남과 북에 다르게 쓰이는 말들이 너무 많아서 사실은 번역을 해야 할 때도 많이 있답니다.

하여간 분단 60년은 우리에게서 너무 많은 것들을 생소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통일 후에 우리들이 서로 만났을 때 이렇게 모를 말들이 많으면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보게 되겠지요.

하지만 이 방송을 통해 우리들이 서로에 대해 좀 알게 되면 훗날 만났을 때 이러한 혼동을 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얼어붙었던 시냇물 흐르고 새싹이 움트는 봄은 남이나 북이나 다 같이 사랑의 계절이고 좋은 짝을 이루는 결혼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요즘 예식장들은 결혼식을 앞둔 사람들의 예약문의가 많아 몹시 바쁘지만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요. 연 중 봄과 가을은 결혼시즌인데요, 시즌이란 영어로 시기, 철, 계절 이란 말이잖아요 그래서 결혼시즌은 결혼이 많은 시기를 말합니다. 북쪽에서는 결혼식을 주로 집에서 하지요. 동생은 돼지 한 마리를 맡고, 형은 떡을 만들 쌀을 맡고, 누구는 상차림을 준비하고 또 누구는 국수 감을 맡고 하는 식으로 가족이 한 가지씩 맡아서 결혼식을 준비하지요.

그래서 북에선 큰일을 한다고 해서 대사라고도 하구요, 남쪽에선 이러한 결혼식이나 여러 가지 큰일, 즉 대사를 다 예식장에서 한답니다. 예식장은 말씀 드린바와 같이 주로 예식을 베푸는 곳, 주로 결혼식을 맡아하는 곳을 말합니다.

북쪽의 평양에 가면 결혼식 식당이 있는데 남쪽에서 말하는 예식장은 결혼식 식당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점도 있습니다. 결혼식 식당은 상차림과 식사만 제공하고 또 손님수도 정해져 있어 많은 손님을 치르기가 어렵게 되어 있지만 남쪽에 있는 예식장에는 신부화장, 그리고 사진촬영, 상차림은 물론이고 손님대접과 결혼식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되어있지요.

치를 수 있는 손님도 예식장의 크기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300~500명 정도는 기본이고 1000명이상이 참여하는 결혼식도 있으니까 천명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예식장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대형호텔들에서도 이러한 예식을 하기도 하지요. 남쪽에 와서 크고 작은 대사를 여러 번 치루었습니다. 두 동생의 결혼식과 아버님의 칠순잔치, 어머님 환갑, 그리고 조카들 100일 잔치와 돌잔치, 우리아들 돌잔치 등 많은 소, 대사를 치르었는데 북에서 보다 너무 쉬었다는 점입니다.

북쪽에서도 결혼식을 두 번 치르고 왔는데 그때 좁은 집에서 수십 명의 손님을 치르느라고 며칠 밤을 새우면서 음식을 준비하느라고 고생했던 생각이 납니다.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치르니 너무 간편하고 결혼식을 치르었는지 어쨌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것 같네요.

그리고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치르면 장소도 넓고 또 손님들도 편하게 지내다가 가니 너무 좋았습니다. 좁은 집에서 손님을 치르자니 장소가 좁아 신발이 바뀌어서 야단을 치고 또 신발을 잃어버려 서 속상했던 생각도 나구요, 밥상이 모자라서 온 동네를 돌면서 몇 집의 밥상을 빌려다가 손님을 치르기도 했었지요.

너무 편하니까 섭섭하기까지 한 예식장에서의 결혼식은 정말 북쪽사람들에게 꼭 보여드리고 싶은 서울생활의 일부입니다. 결혼의 계절을 맞아 결혼을 앞두신 신랑 신부는 없으신가요 하루빨리 북쪽이 개방되어 서울 신랑과 평양신부가 결혼할 수 있는 시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시간에는 결혼과 관련하여 신혼여행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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