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러 파병 전사자’ 예우 통해 사기 제고 의도”

앵커: 북한 매체는 최근 김정은 총비서가 러시아 파병군 전사자의 관을 쓰다듬는 모습 등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부는 추가 파병을 앞두고 군의 사기를 높이려는 의도 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TV는 지난달 30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러시아 파병 북한군 전사자의 관을 어루만지며 애도하는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군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수첩 메모, 북한군들의 적진 돌파장면 등도 공개됐습니다.

북한 매체가 파병 북한군 모습을 대내외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1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에 대해 북한의 희생을 강조함으로써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요구하는 메시지”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통일부 당국자는 “추가 파병을 예정한 만큼 희생자 예우를 통해 군 사기를 제고하는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주민 동요도 있었다고 알려진 만큼, 내부 단합 목적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달 17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북한군 추가파병에 합의했습니다.

한국 정보기관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6일 국회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7~8월 중 북한이 러시아에 추가파병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추가 파병될 북한의 공병부대는 러시아의 진지구축, 방어선 구축 등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의 공병 부대는 소위 정평이 나 있습니다. 굉장히 빠르게 진지 구축, 방어선 구축 또 주요 주둔지 시설 구축 이런 것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군 F-35 전투기가 전술핵폭탄 B61 투하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미군 F-35 전투기가 전술핵폭탄 B61 투하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미군 F-35 전투기가 전술핵폭탄 B61 투하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미 국방부)

“미 ‘핵 현대화’, 확장억제 신뢰성 높일 것”

이런 가운데 한국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의 김보미 연구위원은 30일 ‘트럼프 정부의 핵 현대화 정책 전망과 한반도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안보환경의 악화로 인해 3대 핵전력을 고도화하고, 핵탄두 성능을 개량하는 등 핵 현대화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아직 공식적인 핵 정책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힘을 통한 평화’라는 전략적 기조 아래 현실주의적인 핵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에게 일부 국방비 감축 수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핵역량 증강, 북한 및 이란의 비전통적 위협의 지속 등의 안보환경으로 인해 핵능력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미국 안보전략에서 핵전력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만큼, 억제력 구축 차원에서 미국 의회의 재정 지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폭격기 작전을 확대하고 타격 계획을 발전시키는 한편, 핵무장이 가능한 항공기와 재래식 임무만 수행하는 항공기를 혼합하는 등 핵-재래식 역량의 통합 시도가 증가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움직임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김 연구위원은 미국 저위력 핵무기와 다양한 운반수단 조합은 보다 정밀하고 유연한 대응을 가능하게 해, 확장억제 신뢰성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핵 현대화가 한미동맹의 전략적 연계성을 한층 심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고,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의 제도적 발전, 합동 군사훈련 및 위기관리 절차의 통합설계 등을 통해 한미 간 실질적 군사협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와 함께 김 연구위원은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핵 현대화 흐름을 자주적 억제역량 강화를 위한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특히 한미 재래식·핵통합(CNI)체계 역량의 비약적인 강화를 통해 미국과 실시간 정보공유 및 공동작전 능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관련기사

“한국, 미 ‘아이언 돔’ 참여 적극 고려해야”

“북, 러시아 따라 ‘핵 사용문턱’ 낮출 가능성”


김보미 연구위원은 지난해 4월 ‘주변국 및 북한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경쟁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방공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미일의 실시간 정보 공유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고, 2월 20일 ‘트럼프 정부의 아이언 돔 구상과 한반도 시사점’ 보고서에서는 미국이 차세대미사일방어망 구상 참여를 동맹국들에 요구할 경우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