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통일부는 ‘핵 없는 한반도’를 목표 삼아 북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중단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5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통일부는 이날 제출한 2026~2030년도에 해당하는 제5차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 보고 자료에서 ‘핵 없는 한반도’를 주요 목표로 설정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의 말입니다.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위한 남북 간, 미북 간 대화 여건을 조성하고 단계적·실용적 접근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가겠습니다.
통일부는 중점 과제 가운데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진전 추구’ 항목에서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한 대화 여건 조성’, ‘단계적·실용적 접근을 통한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병행 추진’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북한 핵 개발 중단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단계적 합의와 동시 행동으로 그 이행을 촉진하면서 국제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북한 경제에 대해서는 러시아 특수와 북중 간 무역 회복세 등을 바탕으로 위축 국면을 지나 점진적 회복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와 “첨단 무기·기술 이전 등 동맹 수준 협력 관계를 형성 및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중국 간 경쟁 국면을 이용해 전략적 자율성과 협상력을 제고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통일부는 북한이 “대중 관계를 실질적으로 복원하는 것과 전통적 우호국 중심 외교관계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최선희 외무상을 잇달아 만나고 북한은 대외경제성 부상을 역임한 것으로 알려진 지경수를 벨라루스 대사로 임명하는 등, 우호국들과 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된 바 있습니다. 지난 13일 윤민호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윤민호 한국 통일부 대변인(지난 13일): 최근 벨라루스 대통령이 방북을 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과 러시아, 벨라루스 간 삼각협력 내지는 친러 국가 간 협력 관련 부분이 강화되는 기조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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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지난 2년 동안 쌀값·달러 환율 폭등”
이런 가운데 북한 내 임금 인상과 대형 국책사업 추진 영향으로 달러 환율과 쌀값이 크게 올랐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이 14일 공개한 ‘최근 북한 시장 환율 및 물가 폭등의 원인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서 2년 동안 원-달러 시장 환율이 세 배 넘게 뛰고, 쌀값은 2.5배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옥수수값도 1.5배, 돼지고기는 2.5배,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세 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북한에 시장제도가 정착된 뒤 세 번째 찾아온 장기 상승이며, 그 배경엔 임금 인상과 대형 국책사업 추진이 있다는 것이 임 책임연구위원의 설명입니다.
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북한 당국이 임금을 20배 올리는 과정에서, 재정이 모자라니 돈을 더 찍어냈습니다. ‘통화 증발’을 시켜서 임금을 지급한 것 같고, ‘지방발전 20×10 정책’ 같은 데 재정이 필요하니까 유사 화폐인 돈표를 찍고 그에 따라 당연히 환율도 뛰고 물가도 오르는 상황입니다.
북한 당국이 연쇄적으로 외화와 쌀에 대한 투기 수요를 일으켜 상승세를 부채질했다는 것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특수로 북한 외화수지가 크게 개선됐지만 지방과 민간에 국책사업에 필요한 외화 조달을 맡겨 환율 폭등을 초래했다며 임 위원은 “전형적인 정책 실패”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년 동안은 임금 인상 효과가 환율·물가 상승세를 상쇄해 큰 혼란이 없었지만, 임금 인상 조치에서 배제된 계층을 중심으로 향후 식량난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임금 인상은 직장인들 대상인데, 직장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나 다니더라도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경우는 임금 인상 효과를 못 받는데 물가만 오르는 상황이니까 그런 상황이 계속되면 임금 인상 효과도 상쇄되고 북한 내 생계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임 위원은 북한이 지난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7년 동안, 2009년 말 화폐 교환 이후 3년 동안 장기간 환율·물가 폭등을 겪은 바 있다며 이런 사례에 비춰 이번 세 번째 폭등 역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