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상치료제’ 폐지 움직임...주민들 충격

앵커: 북한이 체제 우월성의 상징이던 ‘무상치료제도’를 폐지하고 ‘보건보험기금제도’ 도입을 시도하면서 주민들이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사회주의 시책을 대표하는 ‘무상치료제도’가 없어지고 대신 ‘보건보험제도’가 생긴다는 말이 돌고 있어 주민들 속에서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보건보험제도’는 인체보험과 같은 보건보험에 가입해야 지금처럼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라며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매달 돈을 내야 한다는 점에 사람들이 놀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인체보험은 근로자라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으로 사람의 생명과 신체를 대상으로 하는 보험입니다. 가입기간 불시 사고 같은 것으로 사망하거나 노동능력을 상실했을 경우, 혹은 만기가 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그는 “인체보험이 생긴지 오래지만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덕을 봤다는 사람도 없다”며 “보험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하다 보니 과연 어떻게 바뀌는 건지 궁금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고난의 행군(경제난)시기 약부터 돈을 내고 사도록 제도가 바뀌더니 작년에 병원 접수, 진찰, 렌트겐(엑스레이) 등의 일부 진료가 유상으로 바뀌었다”며 “당시 무상 치료가 완전히 없어지는 게 아닌지 우려했는데 이 우려가 1년도 안돼 현실로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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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일, 평양 평천 구역의 인민병원 대기실에서 한 의사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설명하는 평양 병원의 의사 2020년 4월 1일, 평양 평천 구역의 인민병원 대기실에서 한 의사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KIM WON JIN/AFP)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행정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3일 “새로 생기게 될 ‘보건보험기금제도’에 대해 일반 주민들은 아는 게 거의 없다”며 “간부들에게서 보건보험과 관련한 내용이 조금씩 새 나오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사회주의 표방하나 사회주의가 없는 북한

소식통은 “새 보험기금제도는 모든 사람이 보건 보험에 가입해 매달 일정한 돈을 내고, 그 돈으로 병원 진료를 받는데 드는 비용 일부를 충당한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던 보건 제도가 완전히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매달 내는 보험료는 근로자의 경우 1000~2000원, 부양가족은 500~1000원 정도가 될 거라 하는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몇 천원이 결코 적은 돈이 아닌 만큼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2022년 전국의 병원 명칭에서 ‘인민’이라는 표현을 없앨 때 이미 당국은 허울만 남은 무상 치료 제도를 없앨 계획이 있었던 것 같다”며 “요 몇 년간 많은 것이 바뀌었는데 다 돈과 관련된 것들”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인민반에서 거두던 주택, 전기, 수도 등의 사용료, 안전원이나 노동자 규찰대가 직접 받던 각종 사회질서 위반 벌금을 읍사무소에 내거나 직장 월급에서 제하게 한 것 등 당국에 내는 돈과 관련한 질서가 바뀌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당국이 겉으로는 사회주의를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사회주의 적인 것들을 없애는데 놀라고 있다”며 “최근 당국이 주민들에게 무상제도가 결코 사회주의의 표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다 속셈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탈북민 출신 북한 경제전문가인 김영희 박사는 경제난 이후에도 북한이 계획경제를 계속 표방하지만 사실상 과거와 같은 사회주의 계획경제는 절대 아니라며 국가 재정 부족에 시달리는 보건제도를 그에 맞게 개편하려는 시도라고 진단했습니다.

김영희 박사: 결국 경제가 시장화 되니까 보건 시책 같은 것도 시장화 형태로 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아닌가. 북한 경제가 계획경제가 아닌데 어떻게 무상치료를 계속 하겠나요. 북한도 이제는 사회주의라고 할 수 없어요.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