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에 ‘180일’ 농촌지원 총동원령

앵커: 북한 당국이 농촌지원 ‘총동원령’을 최장 6개월 간 발령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은 최근 농촌지원 총동원 기간을 기존 50일에서 무려 180일로 늘려 전국 주민들에게 최장 6개월 동안 농촌을 지원하라는 국가 총동원령을 선포했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농업부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당에서 5월부터 10월까지 농촌지원 총동원령을 내렸다”며 “이 기간에는 주민들의 이동은 물론, 기본적인 생계활동마저 제약을 받는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총동원령이 반년으로 확대되자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1980년대 국가가 식량을 배급하던 시절에나 내려지던 총동원령을 배급제가 사라진 지금도 강제로 시행한다는 점에서 불만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농촌지원은 원래 ‘밥을 먹는 사람은 누구나 농촌을 지원해야 한다’는 김일성의 지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지금은 주민들이 스스로 식량을 구입해 생계를 유지하는데도 여전히 총동원령이 내려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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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2일, 남포시 청산리에서 사람들이 연례 모내기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 행사는 1971년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 지역에 모내기를 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5월 12일에 열린다.
남포시 모내기 행사 2019년 5월 12일, 남포시 청산리에서 사람들이 연례 모내기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 행사는 1971년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 지역에 모내기를 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5월 12일에 열린다. (KIM WON JIN/AFP)

최장 기간 농촌 동원의 진짜 이유?

또 다른 소식통은 “농촌동원 기간에는 특별한 이유 없이 낮 시간에 길거리를 다닐 수 없다”며 “빨간 완장을 찬 규찰대가 도로에서 ‘왜 농촌동원 기간에 자유주의를 하냐’며 단속해 인근 농장으로 강제노동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올해 초 ‘모든 농사일을 기계로 흥겹게, 보람있게 하는 것이 농촌혁명 강령의 중요한 문제’라며 뜨락또르와 모내는 기계, 농업용 무인직승기, 종합수확기 등 농기계 보장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농장에는 기계가 턱없이 부족해 주민들이 허리를 굽힌 채 각종 농작물 심기와 모내기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당국이 올해 총동원령을 최장 기간으로 정한 것은 농업 생산량을 높이려는 의도”라면서도 “생계가 급한 주민들을 농촌지원에 내몰고 있어 원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농촌지원 총동원령으로 인해 장마당 이용시간이 제한되면서 장마당을 이용한 생계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일부에서는 배급제도 없는 시대에 농촌지원이 웬 말이냐며 반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봄철 30일, 가을철 20일로 1년에 50일간의 농촌지원이 시행되던 총동원령이 올해는 북한 최장 180일로 확대되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동원령은 농촌혁명 강령을 내세운 당국의 선전과 달리 주민들의 생활과 생계를 옥죄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