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을 계기로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 통일부가 가진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0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이날 저녁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 경기를 참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수원FC위민’팀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결승 진출을 놓고 벌이는 이번 경기에서 정치적인 요소를 배제한다는 취지란 설명입니다.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 AFC에서 대한축구연맹에 보낸 서한에 ‘정치적 상황과 분리해서 순수 국제 체육 행사로 진행되도록 협조해 달라’는 요청이 있습니다. 그런 정치적 요소를 배제한다는 차원에서 오늘 불참하기로, 경기를 참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을 설명 드립니다.
정 장관은 남북 여자팀 간 경기를 순수한 국제 체육 행사로 진행되도록 해 달라는 AFC 측 요청을 받아들여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대신 체육 관련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경기를 참관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내고향여자축구단’ 한국 방문과 관련한 통일부 역할에 대해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 (향후 남북 관계를 어떤 식으로 관리하면서 운영해 나갈 것인지를 국민들이 더욱 기대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이어갈 계획이신지...)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 목표입니다.
민간단체가 추진하는 남북 공동응원단에 대해서는 “자발적으로 나서서 남북 선수들을 공동으로 열렬히 응원하는 것 자체가 좋은 선례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정 장관은 이번 공동응원이 지난 8년 동안 얼어붙어 완전히 단절됐던 남북관계에 바람직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차곡차곡 신뢰를 쌓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 축구팀 방남에 대응해 통일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는 주문에 대해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통일부가 주무부처가 돼 문체부, 경찰, 국가정보원 등 유관 부처들과 24시간 긴밀하게 준비하고 협업을 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공동응원이 친북단체를 지원하는 것이라는 야당 측 비판에 대해선 “정쟁 거리도 아니고 여야, 보수와 진보로 나눠서 논쟁을 벌일 일도 아니다”라며 잘 진행되도록 합심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또 응원 지원 내역이 비공개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나중에 정산하고 나서 자료를 다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기를 앞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전날 한국 방문 사흘 만에 처음으로 훈련 모습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지난 17일 입국한 내고향은 방한 첫날 수원시에 마련된 숙소에 짐을 푼 뒤 가림막을 설치한 훈련장에서 철저히 비공개로 훈련을 진행해 왔지만 이날은 AFC 규정에 따라 공식 훈련을 15분 동안 공개했습니다.
공항이나 숙소 등에서 굳은 표정을 유지했던 선수들은 이날은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했고, 해외 체육용품 기업 ‘나이키’나 ‘아디다스’사 축구화를 착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AFC AWCL 4강전 승자는 오는 23일 호주(오스트랄리아) 멜버른시티 팀과 일본 도쿄 베르디 벨레자 팀 가운데 승자와 우승 상금 1백만 달러를 놓고 결승전을 치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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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미·북, 당장 대화 필요성 느끼지 않을 것”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모두 당장 미북대화에 나설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는 않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 미국 내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됐습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현지 시간 19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진행한 북한 관련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무엇보다 안정을 중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무엇보다도 안정성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말기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주한미국대사 대리를 지낸 윤 전 대표는 북한에 대해 “현재 조건에서는 미국과 뭔가를 하는 것을 매우 꺼릴 것”이라며, 최근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가 말한 한반도의 이른바 ‘차가운 평화’는 북한측으로부터 큰 도발도, 한미일이 가하는 강한 군사적인 대북 압박도 없는 현 상황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현 단계가 지나고 나면 미북 대화를 모색할 수 있는 단계로 접어들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CSIS 선임 고문도 같은 자리에서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긴박함은 없을 것이라며, 그가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위대한 문제 해결자’이자 ‘평화 중재자’로 나설 수 있을 때 협상에 가장 큰 열의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북한 핵무기와 관련해 윤 전 대표는 인구와 경제력 면에서 자신들과 비교할 수 없는 한국과 경쟁하기 위해 보유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는 “한국이 핵 역량을 가질 필요성에 대해 미국이 답변을 시도해야 한다고 느끼는 지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이 합의한 한국 핵추진잠수함 건조 등이 그 첫걸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한국 국방부가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군은 최근 합동참모본부에 핵추진잠수함 소요제기서, 즉 전력 획득을 위한 첫 공식 절차에 해당하는 문서를 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