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기지서 ‘또’ 무기 반출 정황…“북한엔 호재”

앵커: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무기 재고를 크게 소진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나왔습니다. 최근 주한미군 오산기지에서는 중동으로 핵심 방공·탄약 자산이 또다시 반출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워싱턴에서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산기지發 수송기, 쿠웨이트로

지난 1일, 미 공군 C-17A 수송기의 항적입니다.

오산기지에서 출발해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를 경유한 뒤, 쿠웨이트의 알리 알 살렘 공군기지로 향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지난 8월 1일 미 공군 C-17A 대형 수송기(RCH781)가 오산 공군기지를 출발해 알래스카 앵커리지를 경유한 뒤 쿠웨이트 알리 알 살렘 공군기지로 이동한 항적 기록.
지난 8월 1일 미 공군 C-17A 대형 수송기(RCH781)가 오산 공군기지를 출발해 알래스카 앵커리지를 경유한 뒤 쿠웨이트 알리 알 살렘 공군기지로 이동한 항적 기록. 지난 8월 1일 미 공군 C-17A 대형 수송기(RCH781)가 오산 공군기지를 출발해 알래스카 앵커리지를 경유한 뒤 쿠웨이트 알리 알 살렘 공군기지로 이동한 항적 기록. (플라이트레이더24 캡쳐,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제공.)

한국의 민간 군사연구단체인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이일우 사무국장은 10일 RFA에,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통해 이 같은 항적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무국장은 최근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중동 내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와 쿠웨이트 알리 알 살렘 공군기지 레이더가 파괴되자, 이를 보충하기 위해 오산기지의 패트리어트 레이더나 항공 탄약 등이 반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오산기지에서 무기로 추정되는 화물이 중동으로 반출된 정황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3월 28일부터 31일까지도 미 본토발 C-17A 수송기 20여 대가 오산기지를 거쳐 바레인으로 향한 항적이 포착된 바 있습니다.

2023년 3월 19일 한국에서 진행된 '자유의 방패' 훈련 중 대기 상태로 배치된 미 육군 제35방공포병여단 예하 패트리엇 미사일 체계.
2023년 3월 19일 한국에서 진행된 '자유의 방패' 훈련 중 대기 상태로 배치된 미 육군 제35방공포병여단 예하 패트리엇 미사일 체계. 2023년 3월 19일 한국에서 진행된 '자유의 방패' 훈련 중 대기 상태로 배치된 미 육군 제35방공포병여단 예하 패트리엇 미사일 체계. (usfk.mil / U.S. Army Sgt. Josephus Tudtud)

“한국 자체 방어력엔 변화 없어…그래도 북한엔 호재”

주한미군의 패트리엇이 실제로 반출됐다 하더라도, 이는 미군기지 자체를 보호하는 ‘포인트 방어’용입니다.

한국군 자체 방공망인 KAMD와는 분리돼 있어, 한국의 방어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 사무국장은 방공망 공백으로 리스크가 커질 경우 생길 수 있는 미군 전력의 후방 재배치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실제로 중동에서도 개전 초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가 가장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고, 6월과 7월 교전이 재개되자 미군은 카타르 알 우데이드 기지와 아랍에미리트 알다프라 공군기지에서 항공기 상당수를 빼내 이스라엘, 그리스, 루마니아 등 후방 기지로 옮긴 바 있습니다.

[이일우 사무국장] 한국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리스크가 발생한다, MD(미사일 방어) 자산이 충분하지가 않다라고 판단이 됐을 때는 주한미군 자산 일부를 일본이라든가 괌으로 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북한 오판 경계해야…한미동맹 메시지 일관성이 관건”

한편,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은 이런 정황이 실제로 북한의 도발 셈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10일 RFA와의 전화통화에서 무기 재고가 줄었다고 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력 공백’을 노려 즉각 도발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일러 전 담당관은 그 근거 중 하나로 북한 자체의 재고 상황을 들었습니다.

북한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며 탄약과 미사일을 대량으로 제공해온 만큼, 북한의 무기 재고 역시 넉넉하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다만 그는 이것이 안심할 이유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억지력의 신뢰성 자체는 여전히 중요한 변수이며, 장기적인 무기고 고갈은 분명히 우려할 부분이라는 겁니다.

사일러 전 담당관은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한미동맹의 견고함과 지속되는 연합훈련을 통한 대비태세를 대외적으로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일러 전 담당관] 한국 내에서 북한 위협의 성격이나 한미동맹의 필요성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는 것처럼 비치는 것 자체가 위험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 하에서도 지속되는 동맹의 강도, 대비태세를 보장하기 위해 계속되는 한미연합훈련을 강조하고, 북한이 이 상황을 이용하려다 어리석게도 스스로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어떤 것도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상기시켜야 합니다.

에디터 이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