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원산갈마반도에 국제적인 관광도시를 조성하면서 현대식 주거단지도 함께 건설했습니다. 그런데 관광객이 당초 기대만큼 늘지 않으면서 당국은 관광지 운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관광지 내 일부 주택의 입사증(주택 사용권)을 개인들에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최대 국책 중점사업으로 추진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서 개인들의 주택 사용권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강원도 사정에 밝은 중국 내 북한 무역업자(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안에 수십 동의 주택이 들어서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 주택의 사용권을 개인들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무역업자는 이를 뒷받침하는 지역으로 두 곳의 아파트 단지를 지목했습니다. 한 곳은 갈마반도 아래쪽, 명사십리야외물놀이장 뒤편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위성지도상 이곳에는 수십 동의 건물이 일정한 간격으로 들어서 있습니다.

또 다른 곳은 원산갈마국제공항 뒤편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로, 갈마해안관광지구와는 반대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북한군 군인건설자와 전국에서 동원된 돌격대, 주민들이 대규모로 투입돼 건설됐습니다.
하지만 관광지 운영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관광지 관리 당국에는 시설 유지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이 무역업자는 “이 아파트 단지에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관리하는 직원들이 거주하고 있다”며 “그런데 관광지 건물을 관리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당초 외국인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관광객이 많지 않다 보니 관광지 안의 일부 건물을 개인들에게 매각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관련기사
북 원산갈마 두번째 피서철, 중·러 관광객 발길은 ‘뚝’
북 돈주, 화폐 가치 하락과 통제 피해 실물자산 보유선호
해당 아파트들은 10층 이하의 비교적 낮은 건물들로 조성돼 있습니다. 관광지 주변의 기존 건물들과 비교하면 외관이나 시설 면에서 상당히 현대적인 주거단지라는 것이 눈에 띕니다.
이 때문에 평양의 일부 돈주들이 원산의 미래 발전 가능성을 보고 주택을 사들이고 있다는 게 이 무역업자의 설명입니다.
그는 “돈 있는 사람들이 평양 다음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도시로 원산을 찍는 이유는 최고 지도자의 생가가 있기 때문이지 않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가운데 일부 주택 가격이 미화 십만 달러를 넘기도 한다”는 전했습니다.
이 무역업자는 “과거 부자들은 대부분 달러나 위안화로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집이나 금 등 귀중품으로 자산 보유를 다양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신흥 부유층이 화폐 가치 하락이나 당국의 통제 가능성에 대비해 실물자산을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에서는 원칙적으로 개인의 주택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지만, 시장경제가 확산되면서 돈주들이 주택을 사실상 사고파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개인들은 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입사증의 명의를 변경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부동산 매매를 하고 있습니다.

돈주 초기 투자로 받은 주택, 명의 변경해 소유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주택들이 형성된 과정에도 북한 특유의 건설 및 부동산 거래 관행이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원산 현지 사정에 밝은 한 탈북민(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당시 전국에서 동원된 돌격대와 원산시 주민들이 공사에 참여했다”며 “그런데 주택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건설을 담당한 기관들이 돈주들에게 자금을 받고, 주택을 다 지은 다음 그 대가로 몇 채를 넘겨주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졌다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돈주들이 건설에 초기 자금을 투자하고, 건설기관이나 군부대가 노동력을 제공한 뒤 완공된 주택을 대가로 받는 방식은 그동안 여러 대규모 건설사업에서 나타나는 관행이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