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조선중앙TV보도 달라졌나?

앵커: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이 최근 컴퓨터 기술과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활용하면서 보도 형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최고 지도자 우상화 선전과 부정적 국제뉴스 전달 행태는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관련 내용 정영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북한 중앙텔레비전의 보도 형식이 바뀌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바뀌었습니까.

기자: 과거에는 조선중앙TV 앵커가 스튜디오에 앉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활동이나 당의 정책을 강한 어조로 전달하는 방식이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자가 현장에 직접 나가 상황을 설명하거나, 현장 영상을 함께 보여주는 방식으로 변했습니다. 특히 경제와 산업 현장, 자연재해 등을 보도할 때 현장 화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과 인포그래픽, 그러니까 정보를 빠르고 분명하게 표현하기 위해 정보, 자료, 지식을 그래픽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3차원 그래픽 기법을 사용한 시각적 효과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인하대학교 이용철 연구자는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이같은 변화는 “김정은 정권하에서 미디어 전략이 기존 폐쇄적 선전화법에서 보다 기술적·현장 중심의 보도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실례로 들 수 있습니까?

기자: 지난 6월 북한 중앙텔레비전이 보도한 신의주 온실종합농장은 공중에서 드론으로 촬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넓은 면적에 펼쳐진 온실 농장은 태양광이 설치된 모습과 비닐 온실도 질서있게 정열되어 있어 빠른 시간내에 상당히 넓은 면적에 건설되었음을 실감케 했습니다. 또 각도 특파기자 제도를 운영해 기자들이 직접 현장을 발로 뛰면서 취재하여 보도하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중앙텔레비전 방송 기자들이 현지에 내려가 취재하는 방식을 취했다면, 지금은 현지에 특파기자를 두고 병원과 온실 등 현장을 직접 취재하여 보도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북한 중앙텔레비전의 보도 내용에도 변화가 있나요?

기자: 북한 방송이 내용을 바꾸기보다는 선전을 전달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텔레비전은 컴퓨터 그래픽과 드론, 현장 취재 등 방송기술은 현대화되고 있지만, 김정은의 지도력을 강조하고 외국의 부정적인 모습을 전달하는 기본적인 선전 구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선전 내용을 근본적으로 바꾸기보다는, 주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선전을 전달하는 방법을 바꾸고 있다는 겁니다. 뉴스 뿐 아니라 드라마와 문화 프로그램에서도 현대적인 영상미와 빠른 전개 등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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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중앙역 밖 대형 전광판을 통해 방송되는 TV 뉴스를 시민들이 시청하고 있다.
평양 중앙역 밖 대형 전광판을 통해 방송되는 TV 뉴스를 시민들이 시청하고 있다. 평양 중앙역 밖 대형 전광판을 통해 방송되는 TV 뉴스를 시민들이 시청하고 있다. (AFP)

앵커: 하지만 북한 방송 보도의 기본은 달라지지 않은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업적을 강조하는 보도와 국제뉴스입니다. 특히 저녁 8시 뉴스가 시작되면 맨 처음 아나운서가 김정은의 활동과 업적을 소개하는 내용을 앞부분에 배치하는 관행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국제뉴스 역시 큰 변화가 없습니다. 조선중앙TV는 약 30분 분량의 뉴스 가운데 4분 정도를 국제소식에 할애하고, 여러 건의 국제뉴스를 전달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선택하는 국제뉴스는 대부분 전쟁과 테러, 산불과 홍수, 전염병 등 외국에서 발생한 부정적인 사건들입니다. 실례로 지난 9월 5일 국제뉴스에서는 영국의 고온 기록과 일본의 핵물질 방류, 미국의 홍수 피해 등을 보도했습니다. 8월 23일에는 이스라엘의 폭탄 테러와 미국의 홍수, 캐나다의 대형 산불을 전했고요. 8월 17일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련 충돌, 민주콩고의 에볼라 피해, 일본의 재해 경보와 캐나다 산불로 인한 대기오염 등을 보도했습니다. 이처럼 조선중앙TV의 국제뉴스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정치·경제적 변화보다는 전쟁과 재난, 질병 등 외국의 부정적인 모습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국제뉴스를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기자: 북한 주민들이 국제뉴스를 받아들이는 방식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한 탈북민은 “평양이나 대도시에 사는 주민들은 외부 정보를 어느 정도 접하기 때문에 국제뉴스를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산불이 없나? 여기도 전염병이 도는데 외국에도 전염병이 있구나’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지방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국제뉴스를 통해 미국이나 서방 국가에서 발생한 산불이나 홍수, 전염병 등의 소식을 접하면서 “자본주의 국가는 사람 못 살 사회구나” 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도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국제뉴스를 받아들이는 시각이 다르다는 설명입니다. 평양과 대도시 주민들은 외부 정보와 비교하면서 뉴스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지만, 외부 정보에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지방 주민들에게는 조선중앙TV의 국제뉴스가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선전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