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주한유엔군사령관은 북한 군이 상습적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것으로 알려진 동부전선을 찾아 현장 점검에 나섰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9일 동부전선 최전방초소(GP)와 일반전초(GOP), 즉 후방경계선 부대를 방문한 진영승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유엔군사령관.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진 의장과 브런슨 사령관은 최근 북한 군이 상습적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것으로 알려진 이 곳에서 비무장지대(DMZ) 작전상황을 확인하고 최전방 경계작전태세를 점검했습니다.
동부 전선 최전방에 있는 해당 부대는 최근 북한 군 MDL 침범이 있었던 지역에 대한 경계작전을 맡은 부대로 알려졌습니다.
진 의장과 브런슨 사령관은 해당 부대 GP를 방문해 북한 군이 MDL에 근접한 곳에서 보이고 있는 동향을 확인하고 현장부대 즉응태세를 확인했습니다.
진 의장은 MDL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한 군 활동에 엄중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우거진 숲과 잦은 안개로 경계작전 수행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는 시기”라며 “사소한 징후도 면밀하게 분석하여 적의 기습을 방지하고, 적 도발 시 확고한 대응으로 현장에서 작전을 종결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정전협정은 70여년 동안 한반도 안정을 유지해 왔고, 이를 지속하기 위해 확고한 대비태세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진 의장과 함께 이 곳을 찾은 것은 “한미동맹의 굳건함과 대한민국을 방위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겠다는 공동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공동 현장 방문은 MDL 일대 적 도발을 억제하고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실시됐습니다.
이날 한국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 군은 지난 달 중순쯤 올해 처음으로 MDL을 넘은 뒤, 동부전선을 중심으로 월선을 수시로 반복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군이 최근 한 달 동안 MDL을 넘어온 횟수는 20회가 넘은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벌어진 총 침범 횟수 17회를 한 달 만에 넘은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합참은 “북한의 MDL 침범에 대해 기준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작전적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은 이와 함께 DMZ 내 감시장비를 더 북쪽에 설치하는 등 경계태세 강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유엔군사령부에도 북한 군의 정전협정 위반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사 측은 “정전협정에 따라 DMZ 내 활동을 지속해서 감시하고 있으며, 대한민국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면서 “정전협정을 준수·이행하고 오판 위험을 줄이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한국 군 당국은 일부 구간에서 북측 철조망이 MDL로부터 불과 80~90미터 정도 떨어진 가까운 위치에 설치됐다며 이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지난 6월 정빛나 한국 국방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정빛나 한국 국방부 대변인(지난 6월): 북한군의 MDL 일대 장애물 설치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으로 우리 군은 유엔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 지속해서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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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 자동차 다리 빠른 개통, 신압록강대교와 대조”
이런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두만강 자동차다리가 북중을 잇는 신압록강대교에 비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개통됐고, 이는 북러 간 연결에 적극적인 북한 측 태도를 보여준 것이란 분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8일 ‘북러 연결 강화로 본 북·중·러 관계의 동학’ 보고서에서 “신압록강대교가 중국 측 교량과 연결 기반시설이 먼저 완성됐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측 연결공사가 장기간 지연되면서 10년 넘게 정상적 통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것과는 다른 속도”라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특히 위성사진과 현장 관찰 등을 종합했을 때, 북한 측 공사가 러시아 측보다 빠르게 진행됐다면서 “북한이 이번 교량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섰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다만, 북러 간 자동차 다리 건설이 북중 간 협력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해석에는 거리를 뒀습니다.
북러 양자 간 교통망 측면에는 분명한 변화라고 볼 수 있지만, 이를 두만강 하구 전체의 지정학적 질서를 바꾸는 변화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정 실장은 북중러 협력 가운데서도 세 나라 간 이해관계가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두만강 자동차다리와 신압록강대교의 서로 다른 건설 과정은 북한의 대외 연결이 주변국 의지뿐 아니라 북한 자신의 필요와 이익, 선택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북러 간 자동차 다리가 신압록강대교에 비해 신속하게 완공된 것으로 봤을 때 북러 간 이익이 일치한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론 그만큼 북한의 이익이 크기 대문에 빠르게 진행한 것도 하나의 큰 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 실장은 “두만강 자동차다리 사례는 국제협력 성패가 실질적인 이해관계와 경제적 유인에 의해 결정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북한을 단순한 정치·이념적 시선보다는 구체적 이해와 실익에 따라 선택적으로 협력하는 행위자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는 8일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두만강 자동차다리가 495일 만에 완공됐다며 개통소식을 알렸습니다.
두만강 자동차다리 신설은 지난 2024년 6월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합의사항으로, 지난해 4월 기존 두만강 철교 인근에 착공됐고 예고됐던 완공시기보다 석 달 정도 늦게 준공됐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