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미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오는 12월 미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김정은을 초청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미국 버지니아주에 사는 미국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정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앵커: 최근 미국과 서방 언론에서는 미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하는 보도가 여러 차례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지난달 21일 로이터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제안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으며, 이는 두 정상 간의 관계가 ‘훌륭’하더라도 회담 성사를 위해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 것임을 시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텔레비전 방송인 CBS도 이와 같은 내용을 여러차례 주요 뉴스로 다뤘고 일본 NHK 방송도 미북 정상회담이 7년만에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올해 미북정상회담 가능성을 두고 여러가지 진단을 내놓은 것 같은데요.
기자: 최근 미국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대담에서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이 미북대화에 대한 신호를 끊임없이 보내고 있다며, 미북 정상회담이 이르면 올해 11~12월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역시 북한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 이후 협상에서 북한의 지렛대가 더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미북정상회담 관련 보도가 언론에 나오고 토론회도 열리고 하지만 정작 미국 사람들은 별로 큰 관심이 없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사는 브라운(Brown) 씨는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메타의 기존 사명)을 통해 이 뉴스를 보았다면서, 하지만, 북한 문제에 실제로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때문에 치솟는 기름값이나, 인플레이션, 이란 전쟁 등에 관심은 있지만, 북한 뉴스에 관심을 별로 두지 않는 이유는 “너무 조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워싱턴 디씨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라지(Raji) 씨도 북한 문제보다 “미국 사람들에게는 물가나 금리문제가 중요하다”면서 “휘발유 가격이 계속 오르거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 우리 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관련기사
앵커: 아무래도 북한 문제는 미국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라지 씨는 “지금 당장 북한 문제로 걱정할 만한 일은 딱히 보지 못했다”면서 “정말 걱정하는 건 다른 전쟁이나 이란 문제에 우리가(미국) 개입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계속헤서 만일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하는 질문에는 “물론 뉴스를 항상 챙겨 보는 건 아니라서 북한 관련 문제를 우리가 직접 다뤄야 하는 상황인지까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북한 주민들을 걱정하는 미국인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미국 교회에 다니는 미국 여성 제인(Jane) 씨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만나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그 만남의 결과가 북한 주민들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관심사가 “북한 주민들을 충분히 먹을 수 있게 하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하고, 어느 정도의 권리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핵무기 문제에는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미북정상회담이 열린다면 그 장소도 관심사인데요. 어떤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1일 미국의 한미연구소(ICAS)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서 김정은을 만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서 김정은을 만나는 장면 자체가 정치적 및 상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미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초청하는 상황도 상상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전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정치적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올해 G20 정상회의는 오는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앵커: 미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은 어떤 의견들을 내놓았나요?
기자: 제가 만난 미국 시민권자인 한 탈북민은 미북회담 장소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북한 내부 사정 때문에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지금까지 주민들에게 미국을 적대국으로 교육해왔는데, 갑자기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하고 대규모 환영행사를 진행한다면 기존의 반미 선전과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김정은이 미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경호와 항공기 운항 문제 등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만약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싱가포르나 베트남과 같은 제3국에서 열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앵커: 기본적으로 미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탈북민도 있었죠?
기자: 네, 미국에 정착한 또 다른 탈북민은 “현재 김정은에게 미국과의 정상회담이 절실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국제사회와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경제적·군사적 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미국과 협상해 제재를 해제해야 할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편입되지 않더라도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통해 체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절실하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올해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행동을 지켜본 북한이 핵무기를 체제 생존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보고 더욱 집착할 것이라면서 정상회담이 다시 추진되더라도 양측이 실질적인 합의에 도달하기보다는 정치적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네 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