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 ‘해상 핵무장화’시도…한미일과 충돌 가능성”

앵커: 북한이 신형 5천톤급 구축함 ‘강건호’ 취역식을 공개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장한 해군 핵무장화 실현 가능성이 크다며, 동해에서 한미일 측과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7일 신형 5천톤급 구축함 ‘강건호’ 취역식 소식을 보도한 북한 관영매체.

이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취역식에서 연설하며 핵무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해군의 핵무장화가 실현돼 억제력 사용에 더욱 적합화, 다각화, 실용화되고 있다”며 “핵 전투체계들의 다각적이며 효과적인 운용을 실전화하고, 해상방위와 전쟁억제를 위한 군사활동을 더욱 명백히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해군무력 강화를 위하여 지금 중요한 계획을 실행 중에 있다”면서 “그것을 8개월 후에 다시금 세상에 증명해 보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관련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윤민호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윤민호 한국 통일부 대변인: 취역식에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은 연설을 통해서 9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해군의 핵무장화를 통한 핵전쟁 억제력을 재강조하고 동해 수역에서의 적대행위를 거론하며 이에 대한 대응도 언급했습니다. 또한, 해군력 강화를 위한 중요 계획을 8개월 후 증명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관련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강건호’가 진수식 이후 약 15개월여 만에 취역식을 열었고, 지난 6월 서해 ‘최현호’ 소식에 이어 이번엔 동해에서도 구축함이 취역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강건호’는 지난해 5월 진수식 당시 배를 물에 띄우는 과정에서 선체 일부가 기울어져 좌초한 바 있습니다.

사고 22일 만에 다시 진수된 강건호에 대한 정상 작동 여부에 의문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 7월 김 위원장은 강건호의 주요 무기체계 시험을 참관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7월 윤민호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윤민호 한국 통일부 대변인(지난 7월): 북한은 9차 당대회와 최근 당전원회의 등을 통해서 해군력 강화를 지속 강조하고 있으며, 지난 6월 23일 구축함 ‘최현호’ 취역 지시에 이어서 이번에 구축함 ‘강건호’의 무장체계 시험 진행을, 진행한 것입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강건호 취역식을 통해 북한이 해군 핵무장화와 전략군 편입을 공식화한 것이란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해군의 역할을 기존 연안방어 중심에서 핵억제 전력의 한 축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다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이어 강건호를 동해함대에 배치하면서 동해 지역 해군기지 건설을 강조한 것에 대해선 “한미·한미일 해상훈련과 미국 전략자산 한반도 주변 전개에 대응해 동해를 해군의 핵심 전략공간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향후 북한의 신형 수상함과 잠수함, 장거리 미사일 전력이 동해를 중심으로 연계 운용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미 전략자산 전개와 한미일 연합훈련 수역인 동해에서 무력시위 등이 해군기지 건설 등과 맞물리며 개시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동해상에서 북한 해군과 한미일 함정 간 근접 조우 및 우발 충돌 위험과 함께, 동해가 러시아 태평양함대와 접하는 수역인 만큼 향후 북러 해군 연합활동의 무대가 될 가능성도 함께 제기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8개월 후로 예고한 이른바 ‘중요한 계획’과 관련해선 새로운 해상 또는 수중 전력을 선보이려는 계획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이렇게 구체적 시점을 못 박은 예고는 이례적”이라며, 1만톤급 순양함 진수나 핵동력 잠수함 관련 내용, 동해 신형 해군기지 완공 등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유 연구위원은 핵추진잠수함 진수나 새로운 전략잠수함 또는 수중무기체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다만 특정한 전력이나 무기체계로 단정하기보다는 북한 해군 현대화의 다음 단계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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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정상회담 가능성 커...실질 합의는 어려울 것”

이런 가운데 미국이 추진 중인 미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은 상당히 크지만, 실질적인 합의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이날 제기됐습니다.

7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살얼음판을 걷는 한미동맹: 미 중간선거 이후 한미 관계, 그리고 김정은' 토론회.
7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살얼음판을 걷는 한미동맹: 미 중간선거 이후 한미 관계, 그리고 김정은' 토론회. 7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살얼음판을 걷는 한미동맹: 미 중간선거 이후 한미 관계, 그리고 김정은' 토론회. (RFA)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말 중간선거 결과와는 무관하게 미북대화를 강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자신의 업적을 위해 외교 정책에 더 집중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고, 그 중 하나는 역시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 교수는 북한이 현재 NPT, 즉 핵확산금지조약상 공식적인 인정 보다는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해 대북제재를 해제하려 할 것이며, 실제로 김 위원장이 제재를 여러 차례 언급할 만큼 북한 경제에 뼈아픈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 57개를 보유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비핵화보다는 핵군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박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 본토를 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를 북한에 요구하겠지만 북한으로선 이를 받아들일 경우 핵전력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만큼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결국 양측 간 실질적 합의를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