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북 경제증진만으론 남북관계 회복 어려워”

앵커: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북한 경제 발전을 돕는 것 만으로는 남북관계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북대화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0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경제적이익 증진을 돕는 것 만으론 이른바 ‘남북관계 황금시대’를 되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 북한이 경제적 이익을 증진하는 것 만으로는 과거와 같은 남북 관계 ‘황금 시대’를 다시 맞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 장관은 지난 19세기 당시 독일계 국가들이 맺은 관세동맹이 독일 통일에 기여한 사례를 남북관계에도 적용하는 방안이 이날 제기되자 “지난 7년 동안 상황이 변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이제는 경제적 접근이 아니라 근본적 문제 해결이 우선 과제”라며 “근본 문제란 북한에서 안보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고, 다른 말로 하면 평화체제 구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과거엔 평화경제를 먼저, 안보 문제를 후순위로 삼았다면 이제는 그 순서가 바뀌었다는 설명입니다.

정 장관은 지난 1996년 한미 정상이 4자회담을 통한 평화체제 구축을 제안했고 여섯 차례 제네바에서 평화체제 협상이 있었지만, 미군철수 문제와 미북 간 양자협정을 해야 한다는 문제 등 두 가지 장애물 때문에 좌초된 바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2018년 미북정상회담을 전후해 북한이 미군 주둔 필요성을 받아들인 것으로 평가하고, 미북정상회담 등을 통해 이 같은 장애물들이 사라졌다면서 “4자 대화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의 적기가 도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 4자 대화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 적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회담에 시동을 건 국면을 적극적이고 능동적, 주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9일 대정부질문에서도 남북 교류가 단절된 현 정국과 관련해 미북대화가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당시 정 장관은 오는 9월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상황 속에 중요하고 결정적인 시점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지난 2019년부터 만 7년 동안 북한과의 일체 접촉, 대화, 소통, 통신이 다 끊어졌다”면서, 돌파구인 미북대화가 이뤄지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한국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또 미북대화가 성사되더라도 이에 그치지 않고, 미·중·남·북 간 다자대화로 이어가 한반도 평화 체제 전환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전쟁 종식과 한반도 평화 체제를 위해 당사자 간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지난달 15일):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설 것입니다. 서로에 대한 상호 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아주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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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군, 북 MDL 월선에 “확고한 대비태세 유지”

이런 가운데 한국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이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한 데 대해 확고한 군사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장도영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군은 북한의 MDL 침범 등 활동을 면밀하게 감시하면서 확고한 군사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작전 수행 절차에 따른 원칙적인 조치를 하고 있으며, 전력 보강 등을 지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MDL을 넘어온 횟수는 작전 보안상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침범에 대해선 단호하게 작전적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비무장지대(DMZ) 철원 지역에서 한국군 장병들이 군사분계선(MDL) 앞에 서 있다.
비무장지대(DMZ) 철원 지역에서 한국군 장병들이 군사분계선(MDL) 앞에 서 있다. 비무장지대(DMZ) 철원 지역에서 한국군 장병들이 군사분계선(MDL) 앞에 서 있다. (AFP)

북한 군이 최근 한 달 동안 MDL을 20회 이상 넘어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날 진영승 한국 합참의장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유엔군사령관은 함께 동부전선을 찾아 최전방 경계작전태세를 점검했습니다.

유엔사 측은 “정전협정에 따라 DMZ 내 활동을 지속해서 감시하고 있으며, 대한민국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면서 “정전협정을 준수·이행하고 오판 위험을 줄이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는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권 수립 78주년 기념일, 즉 9·9절을 맞아 연설을 통해 충성심을 주문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지난해부터 정권수립일에 국기 게양식과 중앙선서모임을 개최함으로써 정상 국가의 모습을 부각하고, 주민들에게는 애국심을 고취하는 한편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올해 김 위원장 연설은 전문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공개된 내용에는 앞선 2년과 달리 대외 메시지가 담기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같은 행사에서 대외메시지를 통해 “그 누구도, 그 무엇으로써도 우리 국가의 절대적 지위와 안전을 다칠 수 없다”고 밝혔고, 그 전해인 2024년엔 “책임적인 핵보유국”, “핵무기의 기하급수적 증대”를 명시적으로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