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왕가뭄 학생·군인 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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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가뭄극복을 위해 학생들과 군인들까지 총동원하고 있지만 협동농장의 농작물들은 날이 갈수록 말라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반면 개인들의 뙈기밭은 극심한 가뭄에도 싱싱함을 유지하고 있어 당국의 가뭄막이 대책이 얼마나 형식적인지를 증명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선중앙 TV: 최악의 가뭄 현상을 예견하여 이미 저수지와 저류지들에 잡아놓은 물이 새어나가지 않게…

“개인 밭과 농장 밭은 천지차이다”, “협동농장 농작물들은 누렇게 말라가고 있으나 개인 뙈기밭의 농작물들은 지금 가뭄을 겪는 게 맞는가 싶을 정도로 작황이 좋다” 9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를 가진 함경북도의 소식통이 밝힌 내용입니다.

북한은 매 공장 기업소들마다 10%의 인원을 지원노력으로 농촌에 파견했고 고급중학교 학생들과 대학생들, 주변 군부대 군인들도 전부 가뭄막이를 위한 농촌지원에 동원했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북한은 올해 농사가 시작되기 전인 3월 11일 ‘노동신문’을 통해 전국의 곳곳에 졸짱(양수설비의 북한말) 6천여개, 보막이(보를 막기 위한 둑) 4천5백여개와 저수지 수 십 개를 건설했다며 그 어떤 왕가뭄도 끄떡없이 이겨낼 수 있다고 자랑을 한 바 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이 건설됐다는 졸짱이나 굴포(논밭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든 보조 수원시설), 보막이는 지금의 가뭄에 효력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이에 북한은 이미 대충 건설된 보와 졸짱들을 보강하면서 새로운 수원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샘물을 모으는 구덩이인 굴포는 나무가 없는데다 가뭄으로 샘이 다 말라버렸다며 졸짱도 양수기가 없어 무용지물이고 보막이는 주변의 밭들만 조금 적실 뿐 멀리 떨어진 밭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국가를 믿고 가뭄막이를 하다가는 농사를 완전히 망치게 될 것”이라며 “가뭄막이 대책은 개인들이 뙈기밭에서 하는 방법을 그대로 따라하면 된다”고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한 눈에도 확연히 차이나는 협동농장과 뙈기밭 농작물의 상태에 대해 주민들은 “국가는 가물막이를 낮에 하고 개인은 밤에 한다”며 햇빛이 쏟아지는 낮에 농장밭에 주인의식이 없는 도급제를 실시하고 있는 당국의 가물막이 대책을 비난했습니다.

개인들은 주변 협동농장들에 만들어 놓은 우물이나 졸짱의 물을 밤새 자신의 뙈기밭에 퍼 나른다며 "최근에는 물 도둑이 늘어 밤에 물보에 경비를 세워야 할 지경”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협동농장에서 훔쳐낸 물이든 강에서 퍼 나른 물이든 가뭄철에는 햇빛이 없는 저녁이나 이른 새벽에 물을 주어야 한다”며 “지금 협동농장에서 지원자들을 동원한 물주기는 대개 한낮에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농작물이 말라드는 피해가 느는 것은 당연하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