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방 부유층, 개인 사육 염소 젖 선호

앵커: 북한이 어린이들에게 유제품을 공급한다며 곳곳에 염소 목장을 건설했으나 성과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돈 있는 주민들은 염소를 키우는 개인과 계약해 염소 젖을 배달해 먹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6일 “하루 세끼 먹는 것 조차 어려운 일반 주민은 생각도 할 수 없지만 돈 있는 사람들은 우유, 빠다(버터) 같은 유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매일 아침 염소 젖을 배달해 먹는 집도 많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돈 있는 집들은 자녀의 성장, 특히 키가 크도록 하기 위해 매일 우유나 염소 젖을 먹인다”며 “사실 중국산 우유보다 국내에서 키우는 염소 젖 인기가 더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일 새벽에 짠 염소젖 1병(500ml) 가격은 (북한돈) 3000~4000원 정도 한다”며 “부령은 농촌 군이라 가격이 눅은(싼)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양측이 계약하면 매일 아침 염소 주인이 병에 넣은 염소젖을 집에 가져다 주고 전날 사용한 병을 받아가는데 한달 단위로 돈을 계산한다”며 “보통 암염소 한 마리에서 하루에 2리터 정도의 젖을 짤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암염소 2마리를 키우는 경우 매일 짠 젖 4리터를 3000원에 팔면 1만2000원을 벌 수 있습니다. 한달이면 36만원인데 이 돈이면 (1kg당 3만원이 조금 넘는) 쌀 10kg은 충분히 살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농촌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읍내에도 염소를 키우는 집이 많다”며 “젖이 아니라 생고기로 팔아도 돈이 되므로 3마리 정도만 키워도 생활에 큰 보탬이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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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생활형편이 좋은 집 아이들이 그렇지 못한 집 아이들에 비해 키가 확실히 크다”며 “자식의 키가 크기를 바라는 건 모든 부모들의 공통된 바람”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한때 한국산 키 크는 약이 퍼졌는데 그 인기가 대단했다”며 “하지만 약을 구하기도 어렵거니와 가격이 너무 비싸 일반 주민은 접근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2006년 11월 2일, 인천항에서 트럭에 실린 젖염소들이 컨테이너로 옮겨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한국 및 국제 지원단체들은 어린이 영양 문제 해결 등을 위해 북한에 염소와 염소 자료를 지원했다.
북한에 지원되는 염소 2006년 11월 2일, 인천항에서 트럭에 실린 젖염소들이 컨테이너로 옮겨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한국 및 국제 지원단체들은 어린이 영양 문제 해결 등을 위해 북한에 염소와 염소 자료를 지원했다. (Lee Jae Won/Reuters)

염소젖 왜 인기있나?

소식통은 “평양 아이들에 비해 지방 아이들이 키가 작은데 그 원인은 평양은 국가 조치로 탁아소 유치원 때부터 콩우유를 먹이기 때문”이라며 “지방은 콩우유는 커녕 하루 세끼 제대로 먹지 못하는 가정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지방 사람들이 찾은 방안이 바로 염소젖을 먹이는 것이었다”며 “젖소에서 짠 진짜 우유가 더 좋지만 구하기 어려우니 대신 염소젖이 등장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매일 아침 신선한 염소 젖을 전달 받아 끓여 먹는데 아이들의 성장에 좋다”며 “겨울이 되면 염소젖을 구하기 힘들어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당국이 아이들에게 유제품을 먹인다며 곳곳에 염소 목장을 건설했지만 빈 깡통처럼 소리만 요란했다”며 “설사 목장에서 염소젖이 나온다 해도 비들비들한(앓거나 허약하다는 의미) 염소에서 짠 젖보다 개인이 충실하게 키운 염소 젖을 더 좋아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