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 시기 내부통제 강화...처형 급증”

앵커: 코로나 사태 당시 북한에서 외부 문화를 접하지 못하도록 통제 수위가 높아져 처형 사례가 급증했다는 분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북한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이 28일 ‘코로나19 팬데믹 전과 후 북한의 처형’을 주제로 공개한 보고서.

이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국경을 봉쇄한 코로나 사태 기간 동안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외부 문화를 접했다는 이유로 처형된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집권한 지난 2011년 이후 13년 동안 확인된 북한 내 처형 건수는 모두 1백44건인데, 이 가운데 65건이 코로나 국경 봉쇄 뒤인 2020년 이후에 집중됐다는 것입니다.

이는 봉쇄 전후 4년 10개월씩, 같은 기간을 비교할 때 30건에서 65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처형 인원으로 볼 땐 44명에서 1백53명으로 3.5배 가까이 폭증했습니다.

사형을 집행한 이유도 차이를 보였는데, 국경 봉쇄 뒤엔 살인과 과실치사 등 강력범죄로 집행된 것은 50% 가까이 줄어든 반면 한국 음악과 드라마, 종교 및 미신행위를 접했다는 이유로 사형에 처해진 경우는 모두 4건에서 14건으로 3.5배 증가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 2020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 2023년 ‘평양문화어보호법’ 등을 잇달아 제정해 외부 문화를 접하지 못하도록 본격적으로 통제하기 시작한 기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영환 TJWG 대표의 말입니다.

이영환 TJWG 대표: 북한 간부들이나 젊은 군인들까지 외부 문화에 눈을 뜨고 있는데, 이 같은 사실이 결국 뒷받침하는 것은 김주애로 4대 세습을 하기 위해 외부 문화를 접하거나 정치적인 비판과 불만을 가진 두 부류를 동시에 처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경 봉쇄를 코로나가 지나간 뒤에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4대 세습을 하기 위해서 처형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 국경봉쇄 전후 동일한 기간(각 4년 10.6개월)의 사형 죄목 비교.
코로나19 국경봉쇄 전후 동일한 기간(각 4년 10.6개월)의 사형 죄목 비교. 코로나19 국경봉쇄 전후 동일한 기간(각 4년 10.6개월)의 사형 죄목 비교. (TJWG 제공)

김정은 집권 이후 14년 동안 처형이 집행된 장소로는 46곳이 식별됐는데, 특히 평양에선 김정은 집무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 10km 반경 5곳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코로나 사태 기간 북한이 내부 통제를 강화하며 사형 집행을 크게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며, 북한이 정권 4대 세습을 추구하고 문화사상을 통제하는 가운데 정치적 지배를 위한 처형을 늘릴 위험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영환 TJWG 대표: 북한에선 이렇게 국경을 걸어 잠그고 막아 놓으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자신들이 선전하는 메시지 말고는 알 길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큰 착각입니다. 북한에서 숨길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은 없고, 결국엔 다 드러나게 돼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자 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조사를 진행한 TJWG은 “국경 봉쇄 이후 탈북민 수가 크게 줄어 어려움을 겪었다”며 “RFA에 실린 북한 내 처형 사례 등 내부 소식이 기록 수집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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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북핵수석대표 “북핵, NPT에 가장 시급한 도전”

이런 가운데 한국 북핵수석대표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11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 회의에서 비확산체제에 대한 가장 시급한 도전으로 북한을 지목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27일 개최된 회의 기조연설에 나선 한국 북핵수석대표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은 북한이 NPT 체제 혜택을 누리다가 이탈해 지금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정연두 한국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 북한은 NPT 체제로부터 혜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탈퇴를 선언한 뒤 공개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지속해 온 유일한 사례이며, 이로 인해 비확산체제에 가장 시급한 도전으로 남아 있습니다.

정 본부장은 “NPT 체제를 지키고자 하는 모든 국가는 조약으로 복귀하는 것 만이 안보와 번영을 보장할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며 “러시아가 북한과의 불법적 군사협력을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정부 목표를 밝히고 중단과 축소, 폐기로 이어지는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이행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연두 한국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 이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것에서 시작해, 중기적으로는 감축으로 나아가 장기적으론 폐기 단계에 이르는 방식입니다. 북한이 NPT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도록 완전히 복귀시키려는 우리의 진지한 노력에 응답할 것을 촉구합니다.

지난 1968년 유엔에서 채택된 NPT는 핵무기 확산 억제를 위한 국제사회의 약속으로, 1993년 스스로 탈퇴를 선언해 자격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중인 북한을 포함해 모두 191개국이 가입돼 있습니다.

이번 평가회의는 다음 달 22일까지 4주 동안 진행됩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