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돼지고기 가격 올라 미꾸라지 양식 유행
2024.03.11
앵커: 최근 북한 함경북도에서 가정에서 미꾸라지를 양식하는 주민이 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른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꾸라지는 늪, 연못, 논, 개울을 비롯해 감탕이나 진흙이 깔린 곳에서 주로 살며 더러운 물이나 산소가 부족해도 잘 자라는 잉어목에 속하는 물고기입니다. 북한의 북쪽 지역에 위치한 함경북도, 양강도 등에서는 미꾸라지를 종개, 종개미 등 다양하게 부르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어랑군에서 미꾸라지 양식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원래 미꾸라지 양식은 환경적 요인과 추운 날씨로 평안남북도와 황해남북도 등 (북한의) 남쪽에서 주로 했는데 코로나로 인한 국경 봉쇄와 이동 통제로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함경북도에서도 미꾸라지 양식이 유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민들은 미꾸라지 양식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이 집 마당에 웅덩이를 파고 비닐을 깐 다음 진흙과 감탕을 넣어 키운다고 전했습니다. 비닐을 까는 이유는 모래 성분이 많은 토양 탓에 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는 한편 미꾸라지가 땅을 파고 깊숙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또 “미꾸라지 양식에서 물 온도를 20도 이상으로 보장하는게 중요하다”며 “온도 보장을 위해 방안에 큰 김치 독 여러 개를 들여놓고 독에서 미꾸라지를 키우는 집도 많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미꾸라지 양식에 특별한 기술도 필요 없고 사료도 많이 들지 않는다”며 “열흘에 한번 정도 감탕이나 마른 소똥과 돼지똥 같은 것을 넣어주고 가끔 음식찌꺼기를 주는데 키우기 어렵지 않다”고 언급했습니다.
같은 날 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최근 미꾸라지 양식이 유행하는 것은 돼지고기 가격이 비싸진 것과도 관련된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전에1킬로에 1만 2천원(미화 1.4달러)정도 하던 돼지고기 가격이 코로나 이후 2만 5천원(미화 2.94달러)까지 올라 아직 그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며 “꿩 대신 닭이라고 비싼 돼지고기를 사먹을 수 없는 사람들이 가격은 눅(싸)고 영양가는 높은 미꾸라지를 찾는다”고 전했습니다.
도내 각 지역에서 양식된 미꾸라지는 대부분 청진에 집중되는데 현재 청진 수남 시장에서 미꾸라지 1킬로 가격은 5~6천원(미화 0.58~0.7달러)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 킬로 당 미꾸라지 시세가 돼지고기의 4분의 1 가격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는 또 “미꾸라지 양식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식용으로 파는 큰 미꾸라지와 함께 양식용 새끼 미꾸라지 인기도 높다”며 “미꾸라지를 키우는데 편리하게 보통 독보다 폭은 넓게, 높이는 낮게 만든 오지 용기(항아리)도 시장에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사람들이 ‘이게 돈이 된다’ 하면 여기로 몰리고 ‘저게 돈이 된다’ 하면 저기로 우르르 몰린다”며 “미꾸라지 양식이 직장을 다니면서 할 수 있는 돈벌이 수단이라는 인식이 퍼지며 많은 사람이 키우는데 어떻게 하나 돈을 벌어보려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이 처량하기 그지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단백질, 칼슘, 비타민A, 엽산, 린(인) 등 영양성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미꾸라지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영양식으로 각광받는 식재료로 갈아서 요리하는 남쪽과 달리, 통으로 탕을 끓이는 등 다양하게 요리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