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담배 대중국 밀수출로 외화벌이 효자상품

김준호 xallsl@rfa.org
2019.08.26
myungshin_cigarettes_b 중국 애연가들에 큰 인기를 얻고있는 북한 담배 ‘명신’. 왼쪽은 앞면. 오른쪽은 옆면.
/RFA PHOTO-김준호

앵커: 북한산 담배가 중국산 고급 담배에 비해 품질은 비슷하면서 가격은 10분의 1 수준이어서 중국 애연가들 속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 시장에 출시된지 1년 남짓한 북한의 ‘명신’이라는 담배가 요즘 북한의 외화벌이 효자상품으로 등장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의 한 주민 소식통은 25일 “북조선이 제조하는 ‘명신’ 담배는 단둥을 비롯한 중국의 변경 도시에서는 10갑들이 한 막대기(보루)에 50위안이라는 아주 눅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면서 “값으로 따지면 싸구려 담배지만 맛과 향이 중국의 고급 담배와 같은 수준이어서 중국인들에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에서 최고급 담배는 한 갑에 65위안인데 비해 북조선의 ‘명신’은 한 갑에 5위안으로 중국 고급 담배의 10분 1도 안 된다”면서 “특히 중국의 싸구려 담배에 불만이 많은 중국 도시 노동자와 농민 등 저소득 계층들 속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북조선 담배는 전량이 밀수로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담배 가게에서 내놓고 팔지는 못한다”면서 “하지만 중국 변경도시의 북조선 상품 전문점이나 밀수품 시장에서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조선 ‘명신’ 담배가 중국담배의 10분의 1 가격이면서 품질이 우수하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요즘에는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내륙지역에도 북조선 담배가 흘러들어가고 있다”면서 “북조선 밀수품 판매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내륙지역에는 택배 배송을 통해 팔고 있는데 이 경우 한 막대기당 100위안 정도로 값을 올려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한 밀무역 관련 소식통은 “요즘 중국의 담뱃값이 크게 오른 데다가 한갑에 10위안 이하인 저가 담배는 아예 생산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같은 중국내 담배 시장의 상황에 편승해 북조선 측이 질 좋은 ‘명신’ 담배를 중국에 대량으로 밀수출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의 저소득층 애연가들 입장에서는 북조선의 밀수 담배가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라면서 “중국 담배회사가 생산을 중단한 저가 담배의 가격으로 고급 담배의 맛을 즐길 수 있으니 중국 애연가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담배로 대접받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북-중 국경지역의 주민들 중에는 요즘 담배 장사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별다른 직업도 없이 담배 밀수나 담배 소매업에 종사하면서 생계를 해결하는 주민들이 많은데 담배는 외상도 없어서 밑천 없는 주민들이 하기 좋은 장사로 꼽히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중국에서 판매되는 북조선 담배는 일부 보따리상들이 들여온 것도 있지만 전량 밀수로 들어온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그런데도 북-중 양 쪽에서 담배 밀수를 하다가 적발되어 사법 처리를 당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2016년 3월 이후 현재까지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의 담배 수출을 금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미국과 일본 등 외국산 담배를 공항 내 등 면세점에서만 합법적으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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