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젊은 여성들 ‘물티슈’ 애용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4.11.20
북 젊은 여성들 ‘물티슈’ 애용 서울 용산 아이파크백화점에서 어린이가 물티슈로 손을 씻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연합뉴스

앵커: 북한 일부 지방도시에서 생산되는 물지(물티슈)가 문명의 상징으로 부각되면서 젊은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공업 우선 발전 정책노선으로 경공업이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북한에서는 소비품 부족이 만성화되면서 비누 대신 양잿물을, 치약 대신 소금을 사용하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특히 물티슈는 상품 자체가 생산되지 않아 북한 주민들은 물티슈가 무엇인지 모르고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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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7년 6월 평양에 새로 건설된 치과위생용품 공장을 시찰했다. 김 위원장이 수행한 관리들과 대화하고 있다. /REUTRES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9일 “요즘 안주에 자리한 공업품상점에서 물지(물티슈)를 판다”며 “종이공장에서 생산한 신상품”이라고 전했습니다.

 

“물지는 비닐 안에 젖은 종이를 포장한 상품”이라며 “물이 없어도 손을 닦을 수 있는 물지가 주민들 속에서 문명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가격은 크기와 수량에 따라 다르다”며 “공책만한 크기의 젖은 종이가 100장 들어 간 물지는 (내화) 8천원(미화 0.4달러), 손바닥 크기의 젖은 종이가 20장 들어간 물지는 3천원(미화 0.15달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11월 중순 평안남도 안주 시장 환율은 1달러에 2만원, 쌀 1킬로 가격은 9천원(햅쌀)입니다.  

 

소식통은 “살림살이 하는 여성들은 물지를 사서 쓰기 어렵다”며 “주로 젊은 여성들이 사치품으로 사서 손가방에 넣고 다니며 아껴 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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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평양에서는 2010년대 중반 경부터 수입산 물지가 백화점과 장마당에 유통되었지만 가격이 비싸 소수 상류층 여성들이 부의 상징으로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평양에서 휴대용 물티슈는 중국산과 한국산이 유통됐고 가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상류층 여성들이 주로 쓴 걸로 미뤄  가격이 5천원(공장 노동자 2개월 월급) 정도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소식통은 “정주를 비롯한 지방도시에 물지가 등장한 건, 올 하반기”라며 “지방산업공장에서 물지를 만들어 상점과 장마당에 합의제 가격으로 넘겨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지는 젊은 여성들이 구매한다”며 “연애할 때 총각 앞에서 물지 한 장 뽑아 쓰면 문명한(세련된) 여성으로 보기도 한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특히 “장거리장사를 다니는 여성들이 휴대용 물지(100장짜리)를 사서 쓴다”며 “길거리에서 세수 물을 사서 얼굴과 손을 씻으려면 하루에 2~3천원(미화 0.1~0.15달러)을 사용하는 데, 물지를 사서 쓰면 하루 한 장씩 90일 정도 사용하므로 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에는 기차 연착으로 역전 주변 길거리와 기차 앞에는 세숫물 장사가 깔리는데, 집에서부터 물동이로 이고와 바가지로 떠서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 편집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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