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역주재원 통해 남한 우량볍씨종자 반입 시도

김준호, 노재완 xallsl@rfa.org
2019-04-08
Share
rice_plant_b 북한 주민이 평안남도 남포 들녘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 무역대표가 남한 볍씨 종자의 북한 반입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쌀 증산을 위해 남한의 우량 볍씨 종자를 확보해 연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변경도시의 한 소식통은 “중국에 파견된 북조선 무역주재원으로부터 한국의 우량 볍씨(종자)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히며 “하지만 이를 한국에서 중국에 들여올 방법이 여의치 않아 고민중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한국에 있는 친지에 부탁해서 볍씨를 30kg 정도 구해 놓았는데 이를 중국에 들여오는데 절차가 너무 복잡해 망설이고 있다”면서 “식물 종자, 특히 농작물의 씨앗을 중국에 들여오려면 수속이 너무 까다롭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는 얘깁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여객선으로 중국과 한국을 드나들며 장사하는 속칭 따이공(代工∙보따리 장사)들은 웬만한 물건은 다 들여올 수 있지만 농작물 종자의 반입은 어렵다며 따이공들도 손사래를 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한국 세관을 통해 나가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중국해관에 종자반입 사실을 신고하고 철저한 검역과 고율의 관세를 내야하며 수속 기간도 많이 걸린다”면서 “이런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 해관 검사원 몰래 들여오려다 적발되면 거액의 벌금과 함께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북조선 당국이 한국 볍씨를 구하도록 중국 무역주재원에게 지시한 것은 확실한 것 같다”면서 “구해 오라는 볍씨의 량이 많지 않은 것을 볼 때 한국의 우량 볍씨를 들여다 북조선 토양과 기후에 적합한지 알아보는 시험재배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변경지역의 대북 소식통은 “과거에도 북조선 당국이 남한의 울릉도에서만 서식하는 너도밤나무 종자의 반입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면서 “이런 식물종자는 지금과 같은 남북화해 분위기에서 남한 정부에 요청하면 바로 해결될 일인데 비선을 통해 은밀하게 도입하려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과거 남한의 노무현정부 시절에 남북교류사업의 일환으로 남한의 우수 품종 볍씨가 여러 차례 북한에 지원되었고 이를 파종한 결과 놀랄 만큼 수확량이 많아 북한 농업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하지만 이 볍씨 종자들이 북한 전역에 보급되지 못하고 일회성 행사로 끝나고 만 것은 지금까지도 의문으로 남아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마당에 남한당국에 공식적으로 농작물 종자를 지원해 달라고 하기 부담스러워 이 같은 방법을 택했을 수 있다”면서  “북조선 당국도 볍씨 종자 때문에 쌀 수확량이 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구태의연한 사회주의 농업제도로 인해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 텐데 무슨 꿍꿍이인지 알 수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 대변인실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과거 한국 정부 차원에서 북한에 종자를 지원한 적은 없으며 앞으로도 보낼 계획이 없다”며 “종자의 경우 HS코드상 대북제재에 걸리지 않지만 한국 민간단체에서 종자를 북한에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올 경우 종자 반출 관련해 검토할 수는 있다”고 답했습니다.

통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종자를 비롯한 북한으로 가는 모든 품목은 기본적으로 통일부의 승인을 받고 반출됩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의 관세청, 농림축산식품부, 법무부 등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진행하게 되고 또 반출을 승인받은 물품이 북한으로 넘어가기 전 CIQ, 즉 남북출입국사무소에서 관세청, 농림축산식품부 등의 직원들이 대북 반출 품목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북한 농업전문가인 한국의 권태진 ‘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과거 한국 정부의 대북 종자지원과 관련해 “남북 교류가 활발했던 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 북한은 종자 지원을 요청한 적이 있으나 그 때마다 한국 내 관련 민간단체가 종자를 지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북지원 단체인 국제옥수수재단 관계자는 옥수수 종자의 경우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CIQ를 통해 북한으로 여러 차례 반출했다면서, 중국 당국이 종자 반입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을 경유해 반출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