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어린이 명절선물 주민에 부담 시켜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8.01.25
candy_gift-620.jpg 사진은 김정일의 생일을 기념해 북한 어린이들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사탕선물을 받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에 어린이들에게 공급할 당과류선물 생산을 위해 매 가정세대들로부터 들깨와 계란을 거두고 있어 서민들은 물론 간부들도 불만을 표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2월 16일을 맞으며 10세 미만 어린이들에게 당과류세트를 선물한다는 구실아래 또다시 주민들로부터 계란과 들깨를 거두고 있어 내부적인 반발이 거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24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월 16일 어린이 선물생산을 위해 매 가정세대들로부터 계란 한 알과 들깨 200g씩 거두고 있다”며 “장마당에서 중국인민폐 6위안이던 200g 포장의 들깨의 가격도 8위안으로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계란 한 알의 가격도 중국산이 내화(북한 돈) 500원, 국산이 내화로 600원으로 올랐다”며 “계란 한 알과 들깨의 값을 돈으로 환산하면 10세 미만의 어린이들에게 선물로 주는 당과류 세트의 시장가격을 훌쩍 뛰어 넘는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중국인민폐로 8위안인 들깨의 가격을 북한 돈으로 환산하면 1만원, 여기에 계란 한 알의 값까지 합치면 북한 돈 1만5백 원이 된다는 것입니다. 현재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개인들이 만든 사탕은 kg당 북한 돈 6천원, 과자는 kg당 4천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22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개인들이 직접 만들어 장마당에서 파는 사탕과 과자가 어린이들에게 선물로 주는 당과류 세트보다 훨씬 질이 좋다”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주는 생일 선물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원래 선물세트에 쌀강정이 들어있었는데 지난해 평양시의 한 소학교 어린이들이 선물세트에 들어있던 쌀강정이 맛이 없어 서로에게 던지며 장난을 친 사건이 있었다”며 “이 사건이 중앙에 보고돼 쌀강정 대신 맛과 질이 좋은 깨강정을 선물세트에 넣으라는 지시가 떨어져 주민들로부터 들깨를 거두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선물 받을 어린이가 있는 부모들도 계란과 들깨를 바칠 돈이면 차라리 장마당에서 당과류를 사 먹이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며 “선물을 받을 어린이가 없는 가정들은 날벼락을 맞은 심정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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