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오는 15일까지 해결해주기로 북한에 약속한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 은행에 묶인 북한자금 2천4백만 달러가 모두 풀려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 재무부는 북한자금 일부가 불법행위에 연루됐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어 합법자금만 풀릴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13일 타결된 6자회담에서 30일 안에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해결해 주기로 북한측에 약속했습니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지난 6일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실무협의를 끝낸 뒤 기자회견에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인 북한 자금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약속이 지켜질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이제 마카오 금융당국의 소관이라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의 말대로라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는 오는 15일까지 결론이 나야 합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어떤 식으로 해결될지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마카오 당국이 현재 동결돼 있는 북한자금 2천4백만 달러를 모두 풀어줄지 여부입니다. 북한은 동결된 자금이 모두 풀려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10일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협의를 마치고 귀국하던 길에 베이징에 들린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모두 풀겠다고 약속한 만큼 지켜보고 있다며, 만약 다 풀지 않는다면 그에 상응한 조처를 부분적으로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묵인 돈이 모두 풀리지 않으면 지난달 6자회담에서 약속한 핵폐기 초기 이행조치를 모두 이행할 수 없다고 경고한 겁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측도 작년 10월 미국 재무부에 보낸 편지에서 마카오 당국의 지시로 이뤄진 조사 결과 이 은행이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으며, 마카오 당국도 이 은행을 상대로 사법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주장대로라면 불법행위에 관련된 혐의로 동결돼 있는 북한 자금도 혐의를 벗고 모두 풀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의회조사국의 불법행위 문제 전문가 라파엘 펄 (Raphael Perl) 선임연구원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마카오 당국이 동결된 북한자금을 전부 해제해도 미국이 반대할 입장은 아니라고 분석했습니다.
Perl: (This is entirely at the discretion of the Macau authorities and they do have discretionary power to release the whole amount.)
"북한자금의 해제는 전적으로 마카오 금융당국이 알아서 결정해야할 문제이며, 자금 전부를 해제할 재량권도 마카오 당국에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북한이 국제사회의 정당한 일원이 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과거보다는 미래를 바라보고 북한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자 하는 것이죠."
반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북한의 불법행위에 연루됐다는 미국 재무부의 원칙적인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지난달 27 일 마카오를 방문한 미국 재무부의 대니얼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일부 북한자금이 돈세탁을 비롯한 불법 행위와 연관됐음이 입증됐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그 동안 미국 재무부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으로부터 30만 건 이상의 서류들을 넘겨받아 일일이 검토하고 중국과 북한측과도 확인작업을 벌여 합법자금과 불법자금을 가려내 왔습니다. 따라서 북한자금이 풀리더라도 2천4백만 달러 모두가 풀리기는 어렵고 합법으로 판명된 일부만 풀릴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남한의 한 정통한 고위 외교소식통도 현재로서는 북한자금 일부만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인 북한 자금 일부는 불법행위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고, 일부자금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자금거래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카오 당국이 북한자금 모두를 풀어준다면, 국제금융시장에서 마카오가 신뢰를 잃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분석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