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동결 합의해도 앞으로 갈 길 멀어” - 웬디 셔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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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시 행정부의 전임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북특사를 지냈던 웬디 셔먼 씨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다음주 열릴 6자회담에서 북한의 핵동결 합의가 이루어진다 해도 앞으로 북한의 핵폐기까지 가야할 길은 멀고도 험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셔면 전 특사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오는 8일 열리는 6자회담을 앞두고 벌써부터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 핵폐기와 관련해 어떤 합의라도 나올 것으로 기대하나?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지난달 베를린에서 북한 측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나 양자회담을 통해 핵폐기 문제와 금융제재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일부 진전을 이뤘다고 본다. 그 연장선상에서 6자회담이 재개되기 때문에 낙관적인 전망이 많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회담이 가야할 길이 멀고 힐 차관보도 어제 기자회견에서 얘기했듯이 지난해 12월 6자회담에서도 진전을 기대했었지만 별 성과가 없었던 바 있다. 회담 전망에 낙관적인 견해를 가진 힐 차관보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함께 가지고 있다.

차기 회담에서 북한이 최소한 영변 원자로를 동결하는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나?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북한 측에 원하는 것은 영변 원자로 등 핵시설의 사용을 중단하는 것과 국제 사찰관의 재입국, 또 북한이 완전한 핵폐기로 나아가는 협상에 앞으로 계속 참여하는 것 정도로 본다. 이에 상응해 미국은 북한에 중유를 다시 제공하는 것과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된 북한 계좌에 대한 조사를 끝내는 것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다고 본다. 지난 6년 간 북한과 협상에 전혀 진전이 없었다는 점에서 만일 이번에 관련 합의가 이뤄진다면 매우 큰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6년간 북한은 최대 1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게 됐기 때문에 비록 북한이 앞으로 더 이상 핵무기 재료인 플루토늄의 생산과 재처리를 하지 않고 또 국제 사찰관을 다시 받아들인다 해도 앞으로 회담이 가야할 길은 아직도 아주 멀다고 본다.

최근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이 부드러워졌다는 지적이 있는데 동감하나?

부시 행정부가 마침내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주장해왔던 것처럼 북한과의 양자협의의 중요성을 이해했다고 본다. 물론 6자회담이라는 틀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북미 양자협의가 필수적이며, 이러한 북미 양자접촉을 통해 북한 핵폐기 회담 진전의 시작이 가능했다고 본다.

북한도 미국과의 이번 협상에 기대가 큰 것 같은데?

북한은 항상 미국만이 자신의 정권안보를 담보할 수 있다고 여기고 또 믿을만한 정권으로 인정받으며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원해왔다. 하지만 북한 내 모든 이들이 미국과의 협상과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어떤 합의가 이뤄지든 반드시 확실한 검증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상호신뢰의 문제가 아니라 검증 가능한 실제 행동에 관한 문제이다.

미국이 향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돼 있는 북한 계좌 중 합법계좌의 동결을 풀 것으로 보나?

미 재무부와 북한 측이 합법계좌와 불법계좌를 구분하는 일과 관련해 일정한 진전을 이룬 것처럼 보인다. 합법계좌의 동결을 푸는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나?

아직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잘 모르겠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이 완전히 핵을 폐기하기 전 까지는 아무것도 북한에 줄 것이 없다고 해 왔지만 이제는 입장을 바꿔 단계별(step by step) 접근 방법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단순히 클린턴 행정부 말기의 상황으로 되돌아 갈 수만은 없다. 북한은 반드시 핵폐기와 관련한 손에 잡히고 검증 가능한 조치를 취해야한다. 또 미국 측 협상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북한에 대한 유인책과 압박책을 모두 포함하는 충분한 협상 재량권을 계속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워싱턴-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