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 국무부에서 북한의 불법행위 관련 조사실무단을 이끌었던 데이비드 애셔(David Asher) 박사는 북한이 불법행위를 중단하는 등 완전히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앞으로도 국제금융체제에 자유롭게 접근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18일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장에 증인으로 나온 애셔 박사의 견해를 양성원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이번 청문회에서 미국 재무부 관리들은 미국의 금융제재가 핵개발을 꾀하고 있는 북한과 이란에 큰 압박 수단이 됐다고 자평했는데요.
네, 미국 애국법 311조는 테러활동을 방지하는 것 뿐 아니라 핵무기 개발을 일삼고 있는 북한에게도 매우 효과적인 압박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미 재무부가 지난 2005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돈세탁 우려 은행’으로 지정한 이후 수많은 국제 금융기관들은 북한과의 거래를 끊었습니다.
마카오 당국도 도박, 또 금융 중심지로서의 마카오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북한의 불법행위를 도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그냥 내버려 둘 수만은 없었습니다. 미국은 방코\x{b389}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를 통해 북한과 마카오 사이를 손쉽게 갈라놓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은 이 은행에 동결됐던 북한 자금을 모두 풀어줬지만 북한은 여전히 이 자금을 찾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는 그 효과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봅니다. 저는 미국이 북한의 불법자금이 포함된 2천5백만 달러 전액을 풀어준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돈은 명목상 여러 계좌주인들이 있긴 하지만 결국 모두 북한 노동당의 자금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최근 상황에서 보듯이 북한 당국자들이 이 돈에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한동안은 아니 영원히 북한은 이 돈에 접근할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북한이 자유롭게 국제금융체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불법행위를 완전히 중단하고 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국가가 돼야만 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계속 국제 금융거래를 차단당할 경우 6자회담 진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습니까?
아닙니다.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제가 보기엔 북한이 지난 2005년 9월 핵폐기 원칙에 합의하고 또 6자회담장으로 돌아온 이유는 오직 미국의 금융제재를 해제시키기 위한 것으로 봅니다. 무척 유감스러운 이야기지만 김정일 정권은 핵폐기를 통한 국가 발전에는 별 관심이 없고 그들의 정권 유지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주민들의 고통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있습니다. 6자회담의 진정한 목적은 우선 북한의 핵폐기를 시작으로 앞으로 그러한 정권의 행동양식을 변화시키는 데 있다고 봅니다.
미국이 결국 동결됐던 북한 자금 모두를 풀어준 것에 대해 재무부 글레이저 부차관보도 청문회에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네, 저도 미국이 북한의 동결자금 모두를 풀어 준 것은 실수였고 잘못된 신호를 북한에 보냈다고 봅니다. 6자회담을 진전시키기 위한 전술적 조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6자회담 2.13합의에 따라 핵시설 동결에 나선다고 해도 북한 핵문제가 풀리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동결이 아니라 북한의 완전한 핵무기 계획의 폐기인 것입니다.
워싱턴-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