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러시아 파병에 국제사회 ‘신중 속 우려’
2024.10.22
앵커: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지원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사회는 이를 러시아의 불법 전쟁을 지원하는 중대한 문제로 평가하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다음 주 관련 정보를 나토와 공유하고 협의할 예정입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르크 뤼터 나토(북대서양 조약 기구) 사무총장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한국측 대표단이 다음 주 초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뤼터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표단 방문 후) 북한이 실제로 러시아의 불법 전쟁을 지원하고 있는지를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파병이 사실이라면 이는 매우 중대한 긴장 고조를 초래할 것이며, 현재로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핀란드의 알렉산드르 스투브 대통령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러시아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투브 대통령은 22일 독일 베를린을 방문 중에 “우리는 러시아가 얼마나 절박한지 보고 있을 뿐”이라며 “러시아의 동맹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투브 대통령은 그러면서 “러시아는 이란 무기와 북한 군인에 의존한다”면서 “여기서 얼마나 더 악화될 수 있겠냐”고 발언했습니다.
이어 북한군의 참전이 긴장 고조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서방 세계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두고 일제히 “러시아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신호이자 국제사회의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라고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 역시 같은 반응입니다.
피터 스타노 EU 외교안보담당 대변인은 21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다수의 유엔 제재를 받는 왕따(outcast) 정권”이라면서 “제재와 고립에도 어떤 종류의 지원이든 다 받겠다는 러시아의 심한 절박함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병력의 러시아 이동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 단계 다른 차원의 긴장 고조이자 국제규범과 법을 무시하는 북러 간 협력 심화를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앞서 18일 한국 국정원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 증거를 공개하자 이를 “러시아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평가했고, 바버라 우드워드 주유엔 영국대사는 21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인 총알받이를 모집하기가 어려울수록 북한에 의존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 또한 22일 영국 의회에서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병력을 보내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언급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주부터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으며, 한국 국정원도 파병 증거를 다수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을 포함한 서방세계는 사실 여부에 대해 확인하는 대신 “사실이라면 우려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의 파병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서방세계 역시 우크라이나 파병 문제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우크라이나 파병 논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월 “우크라이나 파병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발언하며 본격화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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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