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23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입니다. 오늘 '10대 뉴스' 여섯 번째 시간은 한도형 기자와 함께 '김주애는 진짜 김정은 후계자일까'에 관해 이야기 해 봅니다.
앵커 :한도형 기자,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 네. 준비해온 자료부터 들어보시죠.
앵커 :올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의 공식석상 등장이 꽤 늘어났죠?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김주애는 올해 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군 장성 숙소 방문, 탄도미사일 무기고 시찰, 군사정찰위성 1호기 시찰, 해군사령부, 공군사령부, 평양 주택 착공식 등에 나타났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18일 북한의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현장에 김정은 총비서와 동행하며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6일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김주애가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모두 19번이고 이중 16번이 군사활동과 관계 있었는데, 화성-18형 발사 현장에 나선 모습이 공개되며 김주애의 공식석상 등장 횟수는 하나씩 추가됐습니다.
앵커 :김주애 공식석상 등장이 늘어나면서 김주애를 김정은 총비서의 후계자로 바라보는 관측도 더 많아졌을 것 같은데요.
기자 : 네. 우선 한국 정부 쪽을 보면, 김주애의 후계자 가능성과 관련해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했는데요. 최근 변화가 감지됩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1월 6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결국 세습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주기 위해 계속 김주애를 데리고 나온다고 봐야한다"면서 "후계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 장관은 특히 12일 외신 간담회에서는 김주애가 여성이기 때문에 가부장적인 북한 사회에서 후계자가 되기 어렵다는 일부 분석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북한을 유교적 전통이 지배하는 사회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3일 "(이제 김주애를) 후계자라고 생각하고 검증을 해봐야 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김주애의 후계자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어떤 근거를 제시하고 있나요?
기자 :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주애에 대한 북한의 호칭이 '사랑하는 자제분'에서 '존귀하신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바뀐 것에 대해 "'존귀하신'이라는 표현은 과거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김정숙 등 일부 외에는 쓰인 적이 없으며 '존경하는'이라는 표현은 김주애 개인숭배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 센터장은 또 김주애가 9월 정권 수립일 열병식 주석단 특별단에서 김정은 총비서 바로 옆에 자리했던 것, 2월 건군절 열병식에서 당 중앙위 비서 등이 김주애에 대해 '모셨다'는 표현이 사용된 것 등에 주목하며 김주애에 대한 의전 수준이 높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 : '존귀하신'이라는 표현은 과거 북한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그리고 김정숙 외에는 다른 간부한테 쓴 적이 없습니다. 귀빈석에 앉게 한 것이라던지 또 주석단 특별석에 앉게 한 것이라던지 그런 것을 보면 김주애에 대한 의전이 거의 2인자에 대한 의전과 같습니다.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주애가 최종적으로 북한의 4대 수령이 되느냐는 여러 변수가 있어 앞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김주애는 후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고 명예교수는 김주애의 공개활동 중 군사부분 활동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 등에 주목하면서 “김주애가 후계수업을 받으면서 후계자로서의 업적, 덕목을 쌓는 과정에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 :그러니까 후계 징후라는 게 있거든요. 상징 사용의 문제, 호칭 사용의 문제 또 장군형 리더십 강화와 관련된 현지지도가 주로 군사부분의 지도가 압도적으로 많잖아요. 지금의 단계는 그 간택 단계에서 후계 수업을 받는, 그래서 이제 업적을 후계자로서의 덕목을 쌓는 과정에 있다고 봅니다.
앵커 :지난 11월 북한 간부대상 내부강연에서 김주애가 '조선의 샛별 여장군'으로 불린 정황이 포착됐다는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도 많은 주목을 받았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이전보다 김주애 후계자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히면서 '김주애 샛별 여장군' 보도가 중요한 근거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별', '장군'이라는 상징과 호칭은 과거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에게만 사용된 것이기 때문에 김주애의 후계자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이 된다는 설명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가장 중요한 근거는 RFA에서 보도했던 '조선의 샛별 여장군'이라는 호칭이 나온 것이죠. 백두혈통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만 불리는 호칭이기 때문에 김주애에게 그것이 부여됐다면 이것은 후계자로서의 가능성을 굉장히 높이는 그런 호칭이라고 판단이 됩니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8일 ‘조선의 샛별 여장군’ 보도와 관련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사실이면 북한 내부 사정이 심각한 것”이며 “후계자 임명 내부 절차를 끝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김주애 후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주애 후계자 가능성에 대한 신중론도 여전한 상황이죠?
기자 :네. 2019년 탈북한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주애가 결혼하면 김 씨 정권의 정통성이 사라진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9월 열병식에서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이 김주애에게 무릎을 꿇은 모습이 연출된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에서 소위 '김씨 왕실 사람들'에게 이렇게 의전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 :소위 김씨 왕실 사람들한테 이렇게 해주는 것은 아주 뭐랄까 예사로운 일이거든요. 김주애 혼자 있을 때는 무릎 안 꿇습니다. 김정은하고 같이 있기 때문에 무릎을 꿇은 것이죠.
북한 외교관 출신으로 지난 1991년 한국으로 입국한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주애 후계자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주애가 군 행사에 집중해 나타나는 것, 주석단 위치 선정 등을 보면 분명히 후계자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김주애가 여성이기 때문에 후계자 가능성이 낮다는 일부 지적은 사실 북한 정치 풍토에서는 딱 맞는 말”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 :사실 그 말이 북한 정치 풍토에 딱 맞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북한에서 김 씨 조선은 6대 7대에 걸쳐서 천대 만대로 간다고 노동신문에서 계속 주장하고 있는데, 후계자를 생산하게 되면 물론 같은 김 씨를 만나서 결혼할 수 있지만 그 김 씨가 백두혈통의 김 씨가 아니라는 건 사람들이 다 알잖아요.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주애에 대한 ‘샛별 여장군’이라는 표현이 아직 북한 관영매체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면서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현재로서는 그것이 구체적으로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에 등장하고 있지는 않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상황은 지켜봐야 된다고 판단합니다.
앵커 :김정은 총비서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부부장의 후계자 가능성은, 김주애의 공식활동이 늘어나면서 다소 수그러지는 것 같습니다.
기자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9월 김정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에서는 김 총비서의 펜을 챙기거나 공식 연회에 나타난 것 외에 특별한 모습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등에서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김 총비서의 의전을 도왔던 것과 달라진 모습입니다. 2월과 4월 내각, 국방성 직원 간 체육경기에서는 김여정이 김주애와 김정은 총비서 뒤편에 앉은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고영환 특별보좌역은 "김정은, 리설주에 의해 (권력 중심에서) 밀려났을 수도 있지만, 김여정이 고모부(장성택)가 처형되는 등 권력의 생태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스스로 알아서 물러난 현상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네, 한도형 기자 잘 들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2023년 10대 뉴스 여섯 번째 시간, '김주애는 진짜 김정은 후계자일까'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오랜 코로나ㆍ국제적 고립으로 더욱 심해진 식량난'편을 보내드립니다.
에디터 목용재,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