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이 달라지고 있다


2007.06.04

서울-이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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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희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RFA PHOTO/이진서

흰 저고리에 검은 치마 그리고 밤이면 빛이 없는 캄캄한 어두운 도시하면 쉽게 평양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 평양을 방문한고 돌아온 사람들은 평양 여성들의 옷차림과 모양이 다양해지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아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남한 통일연구원 임순희 선임연구위원을 만나봤습니다.

최근 대북 의료지원 사업으로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남한 통일연구원 임순희 선임연구원은 달라진 모습을 평양 여성들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임순희: 2002년도 11월에 갔습니다. 그때는 겨울이어서 그랬는데 거리가 추워 보였고 사람들 옷차림도 어둡고 했는데 작년 5월 평양 거리는 너무도 환했습니다. 특히 여자들 옷차림에서 느낄 수 있었는데 여자들 옷이 환하고 원색이 많았습니다.

금년에 갔을 때는 하루는 비가 와서 그런지 작년만큼 여성들의 옷이 화려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들의 복장이 달라진 것은 분명했습니다. 머리 모양이 다양해요. 생머리 늘어트린 여성도 있고, 파마머리도 있고 다양하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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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복장의 북측 안내원들 - PHOTO courtesy of 임순희 연구원

물러난 미국의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은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인 북한의 인공위성 사진을 자신의 집무실 책상에 붙여놓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자유의 힘을 이 한 장의 사진을 대변했다는 얘기는 유명한 일화가 됐습니다. 그런데 평양의 최근 모습은 전과는 다르다는 겁니다.

임순희: 2002년과 비교를 한다고 하면 가로등도 희미하지만 많이 켜져 있고 또 하나 작년만 해도 아파트 가정집에 백열등이 많았는데 형광등이 많았습니다. 아파트를 봤을 때 불들이 많이 켜져 있었습니다. 2002년에는 불빛이 정말 없었습니다. 그런데 작년과 금년에 갔을 때는 불들이 거의 켜있는데 그런 수준이었습니다.

거리 상인들은 더욱 다양해진 상품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맞았다고 합니다.

임순희: 거리의 간이 매다가 굉장히 많았어요. 포장마차라고도 하는데 작년 보다 금년이 더 많았습니다. 다양하게 간식꺼리를 많이 팔았습니다. 아이스크림도 팔고 고구마도 팔고 군밤도 팔고 등등에 그리고 요즘은 날이 더워져서 그런지 청량음료를 많이 파는 것을 봤습니다.

등판에 영어 글씨가 씌여 있는 옷을 입고 다니고 남한과 달리 머리를 길렀던 북한의 보현사 스님이 남한의 스님들처럼 이제는 머리를 짧게 깎았습니다. 말로만 평양을 설명하던 임순희 선임연구위원은 기자에게 북한에서 찍어온 사진들을 보여주며 자신이 보고 온 평양에 대해 다시 설명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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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앞에 있는 학생들은 평양 제1중학교(영제학교) 학생들 - PHOTO courtesy of 임순희 연구원

임순희: 평양 양각도 호텔 40여 층 높이세서 사진을 찍은 건데... 강물도 흐르고 운치도 있고 한데 내려가서 보면 색도 안 칠해져 있고 낡았죠, 도색도 하고 하면 나을텐데...

임 선임 연구위원은 보여준 사진들은 모두 북측 안내원들이 사진을 찍어도 좋다고 허락을 해 준 장소에서 찍은 것들입니다. 북한 일반시민들의 모습과 생활모습 특히 북한 군인들의 모습은 찍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임순희 선임 연구원은 평양의 변한 모습들 속에서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광경도 목격했습니다. 북측 안내원에게 식당이 손님을 받는 것인지 물어봤지만 그저 얼버무릴뿐 궁금증을 풀 수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임순희: 제가 봤을 때 작년보다 식당이 많아 진 것 같았습니다. 간판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런데 좀 이해가 안됐던 것이 간판은 많고 식당도 많은데 문을 연 식당은 별로 없어요. 특히 낮에는 문연 식당이 거의 없어요. 옥류관, 모란각은 사람들이 떼로 몰려와서 줄서서 차례를 기다리는데 그 외 식당들은 불이 꺼져 있는 겁니다.

임순희 연구원 북한 일반 주민은 만날 수 없었습니다. 북한 당국이 꺼려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안내원과 식당 접대원 또는 호텔 접대원과는 대화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북측 사람들 남한에서 오는 12월 치러지는 대통령선거에 큰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 이채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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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보현사(절) 입구에 있는 소나무. 선전 문구가 새겨져 있다 - PHOTO courtesy of 임순희 연구원

임순희: 6.15 공동 선언 덕분에 남쪽 사람들이 북쪽도 올 수 있고 서로 만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 외 남쪽 사정이 어떤가, 경제가 어떤가, 정치가 어떠냐 이런 것은 묻지를 않는데 요번에는 우리 대통령 선거가 있으니까 대선에 대한 관심은 많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질문을 받지는 안았지만 옆에서 식사하던 우리 대표단 사람 중 하나는 그 질문을 북쪽 사람에게 많이 받는 것을 봤습니다.

북쪽 사람이 대선의 향방이 누구에게 쏠리고 있는가? 또 어느 특정 정당을 거명하면서 그쪽은 별로 좋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그런 얘기를 우리 대표단에게 하는 것을 들었었고 상당히 관심을 많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외부방문객에게 제한적으로 보여주는 북한의 모습만 보고 또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만 듣고 실제로 평양이 얼마나 많이 변화했는지를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전보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밝아지고 남측 사람들을 보고서 손을 흔드는 북측 주민들을 보면서 임순희 선임연구위원은 평양이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를 이렇게 해석합니다.

임순희: 평양이 달라졌다는 의미는 북한주민 의식이 달라졌다는 의미입니다. 평양에 사는 평양 시민의식이 달라졌다고 보는 겁니다. 북한 주민의 가치관, 삶의 방식이 달라진 겁니다. 과거와 같이 집단을 위해, 사회를 위해, 국가를 위해 살려고 하기 보다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살려고 하는 가치 의식으로 바뀌었다고 봅니다.

주민들은 이처럼 인간적 삶을 갈구하지만 국제 인권 기구인 프리덤 하우스는 올해도 북한을 최악의 인권 탄압국으로 지목했습니다. 얼마전 열린 남북장관급 회담은 남측이 제공하기로한 쌀을 안준다고 북한은 회담마저 결렬시켰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북한과 들여다 본 북한은 이처럼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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