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2년만에 재개

남북이 오는 9월26일부터 10월1일까지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금강산에서 갖기로 28일 최종 합의했습니다.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는 양측 간 입장차가 커 합의문에 명시하지 못했습니다.
서울-박성우 parks@rfa.org
2009-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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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금강산에서 열리는 건 거의 2년만입니다.

9월26부터 28일까지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 100명이 북측 가족 200여명과 만나고, 연이어 29일부터 10월1일까지 북측 방문단 100명이 450여명의 남측 가족과 만납니다.

이번 합의는 1년 9개월 만에 열린 적십자 회담의 3일째 회의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는 남북 간 입장차가 커 해법을 찾는데 실패했습니다. 남측은 이 문제를 이른바 “새로운 형식”으로 해결하자며 합의문에도 명시할 것을 제안했지만, 북측은 거부했습니다.

다만 북측은 “인도주의 문제를 남북관계 발전의 견지에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는 문구를 사용하는 데는 합의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의 현인택 장관입니다.

현인택: 이번 회담에서는 이런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회담에서 다 종결지을 수는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납북자 가족모임’의 최성용 대표는 “남측 당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최성용: 납북자 국군포로들이 얼마나 더 사시겠어요? 지금쯤 합의를 봐서 생사확인부터 시작해야 할 때인데, 아직도 북쪽에 끌려다닌다는 것 자체가, 아직 우리 정부의 태도가 틀렸다, 굉장히 유감이다, 가족의 입장에서…

남측 당국은 상봉 대상자 중 일부를 국군포로와 납북자 가족으로 구성하는 과거 방식을 사용할 예정입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앞으로도 북측과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인내심”을 갖고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천해성: 이번 회담이 일단은 당면한, 불과 한 달 여 남은, 추석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은 합의하고…

이처럼 남측은 추석 상봉을 성사시키기 위해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와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 하는 문제를 놓고 한 발 물러섰습니다.

반면에 북측은 상봉 장소 문제에서 양보했습니다. 지난해 7월 완공한 이후로 방치해 온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이번 상봉행사에서 사용키로 한 겁니다. 이로써 단체상봉 행사는 이산가족면회소에서, 가족별 상봉은 금강산 호텔 같은 기존 시설에서 하게 됐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입니다.

양무진: (금강산) 면회소 상봉이라는 건 향후 남북 간 (이산가족) 상봉을 상시 체제로 가져가겠다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을 염두에 뒀다면 북한도 나름대로 남측의 입장에 전향적으로 호응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적십자 회담은 남북의 ‘준’당국 간 회담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사실상 정부가 주도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간의 경색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이번 회담의 특징입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입니다.

정성장: 이번 이산가족 상봉 이후에는 향후 남북한 대화가 장관급 회담 수준으로 발전하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인도적 문제를 넘어서서 상호 관심사인 경협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남측 정부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최근 평양에서 합의한 5개 사항 중 이산가족 상봉 같은 인도적 사항은 추진한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정부 소식통은 “이산가족 상봉의 진행 경과를 고려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의하고 경협과 사회문화 교류, 그리고 대북 식량지원 문제 등도 논의할 수 있다는 방침을 한국 정부는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번 이산가족 상봉과는 관계없이 남측 정부는 ‘북핵 문제가 진척돼야 한다’는 대북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과 같은 민감한 현안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남북관계는 북측의 태도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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