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지만 전쟁 중에 무고한 민간인들을 납치한 북한의 범죄행위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전쟁 납북자와 그 가족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법률 제정이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서는27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장에서 열린 '6․25 전쟁납북자 진상규명 등에 관한 법률안' 공청회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그동안 잊혀졌던 6.25 전쟁 납북자 문제에 대해 지금이라도 논의할 수 있게 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회창: 전쟁시 일반 민간인을 강제로 끌고 가는 것은 명백한 범죄입니다. 6.25 전쟁이 일어난 지 반세기가 넘었지만 범죄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규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체제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 때문에 직접 이런 상황을 제기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로 인해 고통을 겪은 가족에 대해서는 전쟁 범죄의 원인과 책임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해 주어야 합니다.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은 자신이 국회에 제출한 ‘6.25 전쟁 납북피해 진상규명 및 납북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안’과 자유선진당의 박선영 의원이 제출한 ‘한국전쟁 납북피해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 등에 관한 법률안’ 은 6.25 전쟁 중에 북한 당국에 의해 발생한 납북 사건들의 진상을 조사하고 납북자와 그 가족들의 명예를 회복 시킨다는 공통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회창: 전쟁시 일반 민간인을 강제로 끌고 가는 것은 명백한 범죄입니다. 6.25 전쟁이 일어난 지 반세기가 넘었지만 범죄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규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체제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 때문에 직접 이런 상황을 제기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로 인해 고통을 겪은 가족에 대해서는 전쟁 범죄의 원인과 책임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해 주어야 합니다.
김 의원은 한국 정부는 전쟁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 납북자들의 인권을 회복시키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관련 법 제정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김무성: 전쟁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고통을 받는 분들을 끌어 안는 일은 국회와 정부의 차원을 넘어서 우리 사회의 큰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전쟁 납북자 가족들은 너무 긴 세월 동안 고통을 받으셨습니다. 우리 사회가 이분들의 상처를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주제 발표에 나선 중앙 대학교 제성호 교수는 전쟁 납북은 북한이 대한민국의 체제 전복을 목적으로 저지른 범죄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같이 중대한 과거사를 국민들이 정확히 알도록 홍보하고 자국민 보호책임의 하나로 전쟁 납북자들에 대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제성호 : 북한이 정권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납치한 행위는 전쟁범죄와 테러리즘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홍보하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북한은 전쟁 납북자가 없다고 말합니다. 자진 월북한 사람만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 래서 우리는 체계적인 진상 규명을 통해서 납북자와 월북자를 가려내는 작업을 추진해야 합니다.
이날 공청회는 특히 6.25 전쟁 납북자 가족과 일반 시민 약 500여 명이 참석해 전쟁 납북자 문제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습니다.
지난 1950년 8월 납북된 종로 불로상회 대표 김병기 씨의 조카 김용준 씨는 큰아버지가 당시 장면 박사의 선거를 도왔다는 이유로 북한군에게 납치됐다고 밝히고 , 가장을 기다리던 가족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거나 병 들고 있다며 납북자에 대한 진상 규명이 너무 늦었다고 안타까와했습니다.
김용준 : 납북된 증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상점을 경영하고 있었는데 가게 앞에서 끌려가셨습니다. 여기 보시면 불로상회 대표라고 돼 있잖아요. 그 앞에서 끌려 가신 것입니다. 가족들은 어려웠습니다. 가장을 잃어 버렸습니다. 특히 이 큰 아버님의 자제는 그동안 납북자 관련 활동을 해 오셨는데 최근에 치매에 걸리셔서 정상적인 생활을 못합니다 . 너무 늦어서 안타까운 일입니다.
전쟁 납북자 가족 김현길 씨는 전쟁 당시 가스 생산 기술자였던 큰오빠가 납북된 이후 남겨진 가족들이 겪은 고통도 크지만 오랜 세월 한국 정부가 보여주었던 전쟁 납북자 문제에 대한 무관심이 더 힘들었다고 말합니다.
“큰오빠가 수복 직전에 영등포에서 산소 공장에서 지배인 직을 맡고 있었는데 효자동에서 처형네 집에 숨어 있다가 붙잡혀 가셨어요 . 그때 오빠 나이가 30대로 결혼해서 남매가 있었어요. 어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가슴 아파하셨죠. 너무 오랫 동안 해결이 안 되서 가슴 아픕니다.”
이날 공청회가 열리는 동안 국회의원회관 대 회의실 앞에서 함께 진행된 ‘6․25전쟁 납북사건 자료 전시회’를 관람하던 대학생 박가영 씨는 이번 공청회를 통해 전쟁 납북자의 역사적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박가영 “오늘 방금 알았거든요. 그동안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가슴이 아픕니다. 교과서에도 안 나와있고, 유명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납북됐는데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슬퍼요.”
‘6.25 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의 이미일 이사장은 이날 공청회를 거친 ‘6․25 전쟁납북자 진상규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국회 내에서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법률로 제정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 이사장은 앞으로 전쟁 납북자 가족들에 대한 자료 수집과 연구 등을 강화해 법안의 세부 시행령을 단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