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통신] 김현희 씨 자서전 작가 노수민 씨 “김현희 씨는 틀림 없는 북한 사람”

지난 1987년 11월 29일은 대한항공 858 기가 공중에서 폭파돼 탑승객 115명이 모두 숨지는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날입니다. 당시 폭파범으로 체포된 김현희 씨는 북한의 공작원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씨는 이후 한국에서 전향해 제 2의 인생을 살아가는 듯 했습니다.

0:00 / 0:00

그러나 김 씨는 일각에서 제기된 대한항공이 폭파된 사건의 조작설로 다시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압력을 받으면서 최근 몇 년 동안 가족과 함께 도피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 씨의 자서전 '이젠 여자가 되고 싶어요'를 대필한 소설가 노수민 (58) 씨는 김현희 씨는 남한에서 조작된 인물이 아니고 북한에서 내려온 인물이 틀림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통신, 이 시간에는 김 씨의 자서전을 대필한 작가, 노수민 씨에게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문:

김현희 씨의 자서전 ‘이젠 여자가 되고 싶어요’를 대필해 주셨던 계기는 무엇입니까?

답:

안기부 수사관들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안기부가 여러 작가들 가운데 저를 선정한 것입니다.


문:

김현희 씨를 만난 첫 인상은 ?


답:

처음에 책을 쓰기로 했을 때 김현희 씨의 자서전을 쓰는 일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나중에 대한항공 폭파범인 김현희 씨의 자서전이라고 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과연 테러리스트의 글을 미화해서 써도 될까 망설였는데 김 씨를 만난 후에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만나보니까 테러리스트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단아하고 조신하게 느껴졌고 인간적인 매력이 있었습니다.


문:

인간 김현희 씨에 대한 것은 그동안 알려진 바가 거의 없습니다. 작가님이 직접 만나보신 김현희 씨는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답:

북한의 지령을 받고 테러를 저문렀지만 김 씨를 개인적으로 보면 책임감이 강하고 남에게 작은 피해도 끼치지 않으려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우리가 ‘공 테이프’라고 불렀을 정도로 외우는 일을 잘 했고 누구도 따라 갈 수 없을 정도로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문:

한국 사회의 일각에서는 1987년 일어났던 대한항공 폭파 사건이 조작이었다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 씨를 둘러싼 조작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

제가 대한항공 폭파 사건의 조작 여부를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김현희 씨가 남한에서 조작된 인물인가 아니면 북한에서 온 공작원인가라고 물으면 그것은 확실히 대답할 수 있습니다. 김 씨를 일주일에 두 번씩 3년 동안 만나면서 소소한 그의 행동을 통해 그가 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예를 들어 김 씨는 백화점 쇼핑백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제가 서류를 넣을 쇼핑백 하나를 달라고 하니까 김 씨는 예쁜 모양의 쇼핑백을 아까와하며 한참을 같은 모양의 쇼핑백을 찾았습니다.

또 한번은 같이 공중 목욕탕을 갔습니다. 김 씨랑 둘이서 목욕을 하게 됐는데 제가 탕 속에 들어가니까 김 씨가 탕에 들어가도 되는 것이냐며 당황해 했습니다. 또 포장마차에 우동을 먹으러 들어갔다가 제가 소주를 한 병 달라고 했더니 포장마차에서 술도 파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 모습은 연기가 아닌 갑자기 돌발적으로 나온 행동이었기 때문에 절대로 김 씨가 남한에서 조작된 인물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문:

김현희 씨의 자서전 제목이 ‘이제는 여자가 되고 싶어요’입니다. 사실 한 사람의 여자로 보면 북한의 공작원이었던 김현희 씨의 삶이 평탄하지는 않았습니다. 김 씨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어떻게 생각했습니까?

답:

워낙 표현을 안하고 내색하지 않는 사람이니까 행복하다 불행하다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죽고 싶을 정도로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습니다. 김 씨가 최근 쓴 편지를 언론을 통해 봤습니다. 제가 그 편지를 보고 언론하고 인터뷰를 하기로 처음 마음을 먹었습니다. 김 씨가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실 대필한 것이 자랑도 아니고 내내 숨겨져 왔던 사실인데 김 씨의 편지를 읽고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작가의 양심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문:

노수민 작가님은 등단한 지 벌써 30년이 되셨는데요. 최근 신작 ‘울 엄마교’ 를 발표하셨습니다. 어떤 작품인가요?

답:

‘우리 엄마 종교’ 란 뜻입니다. 경제 위기가 닥쳐서 앞이 암담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그래도 엄마만은 자식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믿을 사람은 엄마밖에 없다는 뜻으로 10명의 엄마를 등장시켜서 소설을 썼습니다.


문: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

답:

엄마라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사람입니다. 그 엄마를 생각하면 자신을 쉽게 포기할 수 없습니다. 늘 엄마를 기억하고 희망을 가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