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금강산에서 상봉행사
2007.05.09
속초-이진서
남북은 9일 금강산에서 11개월 만에 제15차 이산가족 대면상봉 행사를 가졌습니다. 상봉자체가 애타는 일이지만 상봉에 앞서 동반 가족의 수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져 오늘 이산가족 상봉은 마지막 순간까지 애간장을 태우는 일이 많았습니다. 남측 이산가족들의 집결장인 속초에서 알아봅니다.
남측 상봉단 99가족 148명 그리고 이들 보다 먼저 와있던 북측 가족 229명. 이들은 가랑비가 내리는 금강산호텔 상봉장에서 눈물로 흘러간 서로를 끌어안았습니다. 88살의 이동덕 할머니는 지난 1968년 동해상에서 고기잡이를 하다 납치된 아들 김홍균씨를 39년 만에 만났습니다. 홍균씨는 68년 5월 속초에서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안개 낀 악천후 속에서 군사분계선을 넘는 바람에 북에 붙잡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그 아들을 만나기 위해 할머니는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하고도 자기 순서를 갖기 위해 십년이 넘는 세월을 또 기다려야했습니다.
남측 방문단 최고령자는 98살의 고면철 할아버지였습니다. 두 아들과 딸을 만났지만 너무 나이가 들어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그저 끌어안고 눈물만 흘렸다고 남측 보도진은 전했습니다. 오늘 상봉은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상봉 장소인 금강산으로 출발 하기전 이들을 긴장시키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나이든 이산가족들을 부축해 동행할 동반 가족 수를 놓고 상봉행사 참가자와 남측 적십자사 관계자와의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동반참가자: 적십자 당신네들이 처음부터 30명 이상을 받지 말아야 되는 겁니다. 49명을 받아서 이번 두 번 사람 피를 말리는 겁니다. 처음부터 난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번 15차 이산가족상봉행사는 남측에서 총 100명의 이산가족과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들을 위한 30명의 동반가족 참가하고 북측은 가족 5명씩 참가한다는 것이 남북 적십자측의 합의 사항입니다. 그런데 남측 적십자사가 동반가족을 19명을 초과해 받아서 문제가 됐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난해 북한의 핵 실험으로 중단된지 11개월만에 열린 것을 의식해서인지 북측은 초과된 남측의 동반 가족들을 모두 받아들였습니다. 상봉을 위해 하루 전 속초에 도착한 남측 이산가족들은 다음날 있게 될 상봉에 대한 기대로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북측에 두고 온 아내를 만나기 위해 떠나는 올해 82살의 유재관 할아버지를 배웅하는 남한의 부인은 오히려 북측 부인의 그리움을 더 헤아려줍니다.
남측 배웅자: 한분만 가라고 하니까... 아들 딸 며느리 하고 다 왔어요. 가서 이북 부인 만나는데 말 잘하고 고향소식 잘 듣고 오라고 했어요. 섭섭하지 않아요 기뻐요. 얼마나 기다리셨는데...
조카들을 만나러 가는 75살의 이연동씨는 전날 어렵게 잠을 청했지만 새벽에 다시 깨는 등 너무도 흥분된 상태였습니다.
이연동: 두 시간도 못 잤어. 왜 그렇게 잡념이 생기고 하는지... 잠을 못잤어.
남한에서는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장으로 떠나기 위해 전국 각지에 살고 있던 가족들이 전날 속초에 있는 한 호텔로 모였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평균 70세 이상으로 이산가족 상봉행사 참여 신청을 한지 30년 이상 기다린 사람들입니다. 자원봉사자 박주희씨의 말입니다.
박주희: 어린아이들처럼 소풍가는...뭔가 큰 누군가를 기다려서 만나러 가는 것처럼 너무 너무 좋아하세요. 98세 노인네도 휠처어도 안타고 걸어가시거든요 지금은 굉장히 힘있게 가시는데 오실 때는 발걸음이 너무 무거우세요. 출발을 불과 몇분 앞두고 동반 가족 수 때문에 40여 분간 출발이 지연되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북측이 초과된 19명의 남측 동반가족의 참가를 받아들여 당초 상봉행사 참가를 신청한 모두는 북측의 가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상봉 둘째날인 10일에는 남측 상봉단 숙소인 해금강호텔에서 개별상봉을 하고 오후에는 삼일포 나들이에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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