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북한산 금괴 수입 시인


2006.12.29

태국 정부가 금년 들어 북한으로부터 금을 수입하고 대금 2천8백만 달러를 지불했다는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태국 정부는 그러나 북한측과의 금 거래가 유엔 대북제재결의안이 통과된 지난 10월 이전에 있었던 만큼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태국 세관당국은 북한으로부터 지난 4월과 5월에 걸쳐 모두 1.3톤의 금을 수입했다고 28일 밝혔습니다. 북한은 금 수출 대가로 2천8백만 달러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태국은 지난 5년간 북한에서 금괴를 수입한 적이 없다가 금년 들어 이렇게 대량의 금을 사들였습니다.

태국 외무부는 그러나 북한으로부터 금을 수입한 시점이 유엔 대북제재결의안이 통과된 지난 10월 이전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10월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해 북한과의 대량살상무기 관련 거래를 금지하는 대북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태국 외무부는 금 거래 대금이 북한측으로 넘어간 뒤 핵실험에 쓰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거래 당시 순수한 상업거래임을 약속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보석 생산국으로 유명한 태국은 금년 들어 11월말까지 모두 22개 나라에서 80톤 가량의 금을 수입했습니다. 보석 중개업자들은 그러나 태국이 북한으로부터 금을 수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태국 보석상인협회의 한 간부는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태국과 북한간의 금 거래는 지속적인 성격을 갖기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과 같은 공산주의 국가와 거래할 때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지기 때문에 북한으로부터 금을 수입하는 일이 거의 없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북한은 태국과의 거래를 위해 국제 금거래 중심지인 영국 런던 금시장에 금년 들어 다시 회원가입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중앙은행인 '조선중앙은행'은 금년 5월12일 런던 금시장의 주요 거래자들을 소개한 ‘굿 딜리버리’ 명단에 올랐습니다. 북한이 이 ‘굿 딜리버리' 명단에 오른 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조선중앙은행은 지난 1976년에 이 명단에 올랐다가 금 거래실적이 없어서 2004년 6월 명단에서 제외됐었습니다. 런던 금시장은 금괴의 품질 등을 심사한 다음에 이 명단을 통해 판매 국가와 기업의 이름과 정보를 게시해서 금 거래 희망자들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앞서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26일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북한이 미국의 금융조치 여파로 외화벌이의 길이 막히자 금 거래 에 다시 뛰어들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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