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핵폐기 전 대북금융제재 가능성 계속 열어놓아” - 셀리그 해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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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됐던 북한 자금 2천5백만 달러 전액을 풀어주기로 했지만 미국은 대북금융제재의 끈을 여전히 놓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미국의 민간단체 국제정책센타(Center for International Policy)의 셀리그 해리슨(Selig Harrison) 아시아 담당 국장은 20일 북한이 완전히 핵을 폐기하기 전까진 부시 미국 행정부가 언제든 북한에 대해 금융제재를 다시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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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책센타(Center for International Policy)의 셀리그 해리슨(Selig Harrison) 아시아 담당 국장 - RFA PHOTO/양성원

해리슨 국장은 이 날 주미 남한대사관 산하 홍보원(KORUS)에서 행한 초청 연설에서 부시 미 행정부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 해결 이후에도 여전히 대북금융제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재무부도 앞서 여러 차례 북한의 달러 위조 등 불법행위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문제 삼을 것임을 천명했다는 것입니다.

Selig Harrison: (It's clear that we(U.S.) want keep the banking sanctions threat, threat of pressuring banks not to deal with North Korean accounts...)

“미국이 은행들에게 북한과 거래하지 말라는 등의 대북금융제재 위협을 계속 유지하길 원한다는 것은 명확합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월 31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의 편집인들과 만나 ‘미국은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되기 전까지 대북금융제재를 계속 유지할 것’임을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됐던 북한 자금이 모두 해제될 정도의) 충분한 전술적 재량권(tactical freedom)을 부여받았을 뿐입니다. 미국이 앞으로 대북금융제재 문제를 어떻게 다뤄갈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또 북한이 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지도 분명치 않습니다.”

그러면서 해리슨 국장은 핵폐기 협상이 성공해 북미 수교로 가기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금융제재를 취할 생각을 완전히 버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미국의 딕 체니 부통령의 안보 담당 부보좌관을 지냈던 미 프린스턴 대학교의 애론 프리드버그 교수도 지난달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미국 부시 행정부가 언제든 다시 대북금융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그는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도 풀면 안된다고 주장했던 바 있습니다.

Aaron Friedberg: (That would be my concern. Of course, you can always say that we can re-apply those sanctions...)

“물론 대북금융제제는 해제했다가도 언제든 다시 가하면 되지만 일단 한번 풀린 제재를 다시 시행하기는 처음보다 힘들다는 점에서 저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를 풀면 그 효과는 그 은행에만 국한되지 않고 북한이 지장을 받아오던 다른 국제 금융거래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럴 경우 북한의 불법행위와 관련된 거래까지 다시 손쉬워질 수 있습니다.”

북한도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된 북한 자금을 해제한 후에도 언제든 다시 또 다른 금융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서 2월 초 북한을 방문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났던 데이빗 올브라이트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방북 직후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북한은 미국이 새로운 금융제재를 취하면 그에 대한 보복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습니다.

David Albright: (They also said that after the freeze is established if the United States seizes more bank accounts, then they would retaliate by trying to strengthen their deterrent...)

"북한 측은 만일 북한이 합의에 따라 핵동결 상태에 들어간 이후라도 미국이 또 다른 북한의 은행계좌를 동결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핵동결 상태는 유지한 채 북한의 억지력을 강화하는 다른 조치로 미국에 보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억지력을 강화하는 조치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편, 해리슨 국장은 이 날 연설에서 앞으로 미국과 북한의 협상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지금이 그래도 지난 94년 이후 북한과의 핵협상을 성공시킬 수 있는 가장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협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부시 대통령이 계속 힐 차관보의 든든한 지원자가 돼 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슨 국장은 이어 미국은 북한과 언제 경수로 제공 문제를 논의할 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에 현존하는 핵무기 관련 시설이 완전히 폐기된 이후 이 문제가 논의되어야 한다는 미국 입장에 동의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 북한의 인권 문제를 미국과의 수교 전에 해결하려 하면 북미수교 자체가 불가능해진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의 예와 같이 북한과 수교 후 꾸준히 북한 인권과 관련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