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초대석] ‘한국전쟁참전용사인정법안’ 제안 해나 김 씨 “7월 27일을 세계 평화의 날로”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09.05.23
2009.05.23

Photo: RFA
국립묘지에서 강을 건너면 워싱턴의 의사당 쪽으로 한국전쟁 추모기념관이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 사이에 일어난 한국전쟁은 미국에서는 ‘잊혀진 전쟁’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전쟁에 참전한 군인의 희생을 기리는 법안이 지난주 미국 하원에 제출됐습니다.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민주당의 찰스 랭걸 의원이 제출한 법안은 한국전쟁의 총성이 멈춘 7월 27일을 미국 정부기관에 조기를 다는 기념일로 정하자는 내용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미국인들이 한국전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 법안이 의회에 제출되기까지는 미국의 젊은 한인 2세 여성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오늘 RFA 초대석에는 ‘한국전쟁참전용사인정법안’(H.R.2632)을 제안하고 의회 통과를 위해 열심히 활동 중인 해나 김(Hannah Kim) 씨를 초대했습니다.
김진국: 안녕하십니까. 먼저 ‘한국전쟁참전용사인정법안’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부터 살펴보고 싶은데요, 간략하게 소개해주시죠.
김해나: 영어로는 ‘Korean War Veterans Recognition Act of 2009’이라고 하는데요, 미국 정부가 한국전쟁 휴전일인 7월 27일에 성조기를 달면서 한국전쟁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국기를 다는 날은 16개입니다.
김진국: 미국에 국기게양법은 새해 첫날, 미국의 현충일이라고 할 수 있는 메모리얼 데이, 독립기념일 등 16개와 대통령이 정하는 특별 기념일, 그리고 미국의 50개 각 주의 생일을 국기 다는 날로 규정하고 있어서 18개인데 한국전쟁 휴전일에 성조기를 달면 미국에 국기를 다는 날이 19개로 늘어나게 되는군요. 법안을 제출한 랭걸 의원은 한국과 인연이 깊은 의원이죠?
김해나: 랭걸 의원은 참전 군인이고 미국과 한국의 동맹을 강화하는 법안에 큰 관심을 둬 왔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한국전쟁이 ‘잊혀진 전쟁’으로 남아 있는데 한국전쟁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뜻으로 법안을 제출했다고 생각합니다.
김진국: 법안이 발의되면서 첫 단추를 끼웠다고 할 수 있는데요, 정식 법이 돼서 미국에서 한국전쟁 휴전일에 미국 국기를 달게 되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습니까?
김해나: 가장 먼저 하원의 해당 상임위원회인 법사위원회에서 법안을 심사합니다. 법안이 하원 법사위원회를 통과하면 하원의 전체 회의에 올려집니다. 하원을 통과하면 상원에서 법안을 심사합니다. 하원과 마찬가지로 법사위와 전체 회의를 거쳐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하원과 상원을 통과하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법안을 검토해서 서명하면 정식 법이 됩니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랭걸 의원뿐만 아니라 목요일에 하원에 정식으로 제출한 이 법안은 민주당의 존 코니어스 의원도 공동 발의했습니다. 코니어스 의원은 하원 법사위원회 위원장입니다. 상임위원장이 어떤 법안을 심사하고 투표에 부칠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법사위원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진국: 코니어스 의원도 한국전쟁에 참여하셨죠?
김해나: 그렇습니다. 거기에 덧붙일 얘기가 하나 더 있는데요, 모든 의원은 사무실 앞에 국기를 비롯한 중요시하는 깃발을 세워둡니다. 코니어스 의원의 사무실 앞에는 출신 주인 미시간 주의 깃발과 함께 한국전쟁의 50주년을 기념하는 기가 걸려 있습니다. 그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크신 분이십니다.
김진국: 해나 씨는 미국에서 자랐고 학교도 미국에서 나와서 한국말보다는 영어를 주로 쓸텐데요, 자유아시아방송의 청취자를 위해서 지금 열심히 한국어로 또박또박 답을 해주고 있는데요, ‘한국전쟁참전용사인정법안’이 올해 다시 의회에 제출되기까지 해나 씨의 역할이 컸다고 들었습니다. 미국에서 성장한 한인 2세로 한국전쟁이나 한반도와 관련해서 관심을 두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한국전쟁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김해나: 어릴 때는 외교관이 되고 싶은 꿈이 있었고요, 한국전쟁과 한국과 관련한 법안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민간 연구기관인 미국평화연구소에서 한국 역사에 관한 자료를 정리하는 일을 하면서였습니다. 한국전쟁이 시작된 지 6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전쟁이 안 끝났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혼자 자료를 수집하면서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미국인인 제가 어떻게 하면 한국전쟁을 끝내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전쟁을 시작할 수도 끝낼 수도 있는 의회를 더 알아야겠다는 결론을 내렸고, 대학원으로 의회와 관련한 분야를 선택했습니다.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이 법안을 찾았고 나중에도 계속 한국과 미국, 북한에 평화를 촉구할 수 있는 법안을 제출하는데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김진국: 다시 법안 얘기로 돌아가서요, 이제 첫단추를 끼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최종 통과까지는 아주 먼 길을 가야 하는데요,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십니까?
김해나: 일단 꼭 모든 의원님께서 공동발의를 하지 않으셔도 이 법안이 통과될 수 있지만, 저는 최대한 많은 의원님이 이 법안에 동참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원에 435명의 의원이 있는데 지난주 랭걸 의원과 함께 서명한 6명 의원을 제외한 429명의 의원 사무실을 모두 방문하고 참여를 호소하는 편지도 일일이 쓸 계획입니다. 하원뿐만 아니라 상원도 통과해서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하도록 미국 전역의 한인사회가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습니다.
김진국: 의회에서 한국전쟁을 기려서 미국 국기를 다는 법안을 심의하는 동안 미국의 행정부에도 한국전쟁의 의미를 부각하는 요청을 하실 계획이 있다면서요?
김해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1995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전쟁 휴전일에 미국 정부기관에 성조를 달도록 하는 대통령 선언을 발표했고 조시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2003년에 같은 내용의 대통령 선언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7월 27일을 한국전쟁 휴전기념일로 선언하도록 의회의 한국에 관심이 많은 의원을 설득해서 행정부에 건의안을 내도록 설득할 계획입니다.
김진국: 법안과 별도로 7월 27일 한국전쟁의 총성이 멈춘 날 미국에서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까?
김해나: 지난해 7월 27일 워싱턴의 링컨 기념관 앞에서 150에서 200명과 함께 한국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기념식을 했습니다. 미국에 사는 한인 젊은이들이 한국전쟁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올해는 7월 26일 일요일 오후에 지난해와 같은 장소에서 더 큰 규모로 행사를 열 계획입니다. 현재로서는 아직 휴전일이지만, 제 개인적인 바람은 언젠가는 휴전이 평화협정으로 바뀌어서 휴전기념일이 아닌 평화의 날로 기념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김진국: 20대 한인 2세의 당찬 포부가 느껴지네요. 오늘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해나: 네, 감사합니다.
한국전쟁의 휴전일인 7월27일에 미국인을 비롯한 세계 사람들이 평화를 생각하고 평화를 지키는 날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는 해나 김 씨를 만나봤습니다. RFA 초대석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미국인들이 한국전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 법안이 의회에 제출되기까지는 미국의 젊은 한인 2세 여성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오늘 RFA 초대석에는 ‘한국전쟁참전용사인정법안’(H.R.2632)을 제안하고 의회 통과를 위해 열심히 활동 중인 해나 김(Hannah Kim) 씨를 초대했습니다.
김진국: 안녕하십니까. 먼저 ‘한국전쟁참전용사인정법안’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부터 살펴보고 싶은데요, 간략하게 소개해주시죠.
김해나: 영어로는 ‘Korean War Veterans Recognition Act of 2009’이라고 하는데요, 미국 정부가 한국전쟁 휴전일인 7월 27일에 성조기를 달면서 한국전쟁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국기를 다는 날은 16개입니다.
김진국: 미국에 국기게양법은 새해 첫날, 미국의 현충일이라고 할 수 있는 메모리얼 데이, 독립기념일 등 16개와 대통령이 정하는 특별 기념일, 그리고 미국의 50개 각 주의 생일을 국기 다는 날로 규정하고 있어서 18개인데 한국전쟁 휴전일에 성조기를 달면 미국에 국기를 다는 날이 19개로 늘어나게 되는군요. 법안을 제출한 랭걸 의원은 한국과 인연이 깊은 의원이죠?
김해나: 랭걸 의원은 참전 군인이고 미국과 한국의 동맹을 강화하는 법안에 큰 관심을 둬 왔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한국전쟁이 ‘잊혀진 전쟁’으로 남아 있는데 한국전쟁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뜻으로 법안을 제출했다고 생각합니다.
김진국: 법안이 발의되면서 첫 단추를 끼웠다고 할 수 있는데요, 정식 법이 돼서 미국에서 한국전쟁 휴전일에 미국 국기를 달게 되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습니까?
김해나: 가장 먼저 하원의 해당 상임위원회인 법사위원회에서 법안을 심사합니다. 법안이 하원 법사위원회를 통과하면 하원의 전체 회의에 올려집니다. 하원을 통과하면 상원에서 법안을 심사합니다. 하원과 마찬가지로 법사위와 전체 회의를 거쳐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하원과 상원을 통과하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법안을 검토해서 서명하면 정식 법이 됩니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랭걸 의원뿐만 아니라 목요일에 하원에 정식으로 제출한 이 법안은 민주당의 존 코니어스 의원도 공동 발의했습니다. 코니어스 의원은 하원 법사위원회 위원장입니다. 상임위원장이 어떤 법안을 심사하고 투표에 부칠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법사위원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진국: 코니어스 의원도 한국전쟁에 참여하셨죠?
김해나: 그렇습니다. 거기에 덧붙일 얘기가 하나 더 있는데요, 모든 의원은 사무실 앞에 국기를 비롯한 중요시하는 깃발을 세워둡니다. 코니어스 의원의 사무실 앞에는 출신 주인 미시간 주의 깃발과 함께 한국전쟁의 50주년을 기념하는 기가 걸려 있습니다. 그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크신 분이십니다.
김진국: 해나 씨는 미국에서 자랐고 학교도 미국에서 나와서 한국말보다는 영어를 주로 쓸텐데요, 자유아시아방송의 청취자를 위해서 지금 열심히 한국어로 또박또박 답을 해주고 있는데요, ‘한국전쟁참전용사인정법안’이 올해 다시 의회에 제출되기까지 해나 씨의 역할이 컸다고 들었습니다. 미국에서 성장한 한인 2세로 한국전쟁이나 한반도와 관련해서 관심을 두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한국전쟁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김해나: 어릴 때는 외교관이 되고 싶은 꿈이 있었고요, 한국전쟁과 한국과 관련한 법안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민간 연구기관인 미국평화연구소에서 한국 역사에 관한 자료를 정리하는 일을 하면서였습니다. 한국전쟁이 시작된 지 6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전쟁이 안 끝났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혼자 자료를 수집하면서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미국인인 제가 어떻게 하면 한국전쟁을 끝내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전쟁을 시작할 수도 끝낼 수도 있는 의회를 더 알아야겠다는 결론을 내렸고, 대학원으로 의회와 관련한 분야를 선택했습니다.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이 법안을 찾았고 나중에도 계속 한국과 미국, 북한에 평화를 촉구할 수 있는 법안을 제출하는데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김진국: 다시 법안 얘기로 돌아가서요, 이제 첫단추를 끼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최종 통과까지는 아주 먼 길을 가야 하는데요,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십니까?
김해나: 일단 꼭 모든 의원님께서 공동발의를 하지 않으셔도 이 법안이 통과될 수 있지만, 저는 최대한 많은 의원님이 이 법안에 동참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원에 435명의 의원이 있는데 지난주 랭걸 의원과 함께 서명한 6명 의원을 제외한 429명의 의원 사무실을 모두 방문하고 참여를 호소하는 편지도 일일이 쓸 계획입니다. 하원뿐만 아니라 상원도 통과해서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하도록 미국 전역의 한인사회가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습니다.
김진국: 의회에서 한국전쟁을 기려서 미국 국기를 다는 법안을 심의하는 동안 미국의 행정부에도 한국전쟁의 의미를 부각하는 요청을 하실 계획이 있다면서요?
김해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1995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전쟁 휴전일에 미국 정부기관에 성조를 달도록 하는 대통령 선언을 발표했고 조시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2003년에 같은 내용의 대통령 선언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7월 27일을 한국전쟁 휴전기념일로 선언하도록 의회의 한국에 관심이 많은 의원을 설득해서 행정부에 건의안을 내도록 설득할 계획입니다.
김진국: 법안과 별도로 7월 27일 한국전쟁의 총성이 멈춘 날 미국에서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까?
김해나: 지난해 7월 27일 워싱턴의 링컨 기념관 앞에서 150에서 200명과 함께 한국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기념식을 했습니다. 미국에 사는 한인 젊은이들이 한국전쟁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올해는 7월 26일 일요일 오후에 지난해와 같은 장소에서 더 큰 규모로 행사를 열 계획입니다. 현재로서는 아직 휴전일이지만, 제 개인적인 바람은 언젠가는 휴전이 평화협정으로 바뀌어서 휴전기념일이 아닌 평화의 날로 기념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김진국: 20대 한인 2세의 당찬 포부가 느껴지네요. 오늘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해나: 네, 감사합니다.
한국전쟁의 휴전일인 7월27일에 미국인을 비롯한 세계 사람들이 평화를 생각하고 평화를 지키는 날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는 해나 김 씨를 만나봤습니다. RFA 초대석 진행에 김진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