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코로나에 놀란 북, 가을 독감 막기 총력전”
2022.10.06

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안경수] 고령자를 북한에서 ‘연로자’라고 합니다. 제가 분석했을 때, 마스크를 거의 다 착용하고 있었던 행사도 있는 반면, 마스크를 거의 착용하지 않은 행사도 있었습니다. 반반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행사도 있었고, 착용하지 않은 행사도 있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건, 전쟁을 격은 ‘전쟁로병 연로자’가 있었는데 그들은 90대가 넘었습니다. 특정한 전쟁로병에 대한 행사를 매체에서 보도했는데요. 그분은 94세인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어요. 주변도 반반이었고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반반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즉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마스크가 어차피 얇은 치과용 마스크에요. 방역 전문 마스크가 아니에요. 이것이 의무화됐다고 보지는 않고,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하는 것 같습니다.
[기자] 북한은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상태였는데, 11월부터 다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고 언급한 바 있지 않습니까. 10월인데도 마스크 착용을 다시 엄격히 요구하는 듯 보입니다.
[안경수] 10월에 들어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강하게 권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9월 후반부에, 북한 당국에서 ‘가을철에 들어가며 기온이 내려가고,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심해지고 있는 계절적 요인 때문에 돌림감기를 비롯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병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돌림감기 위험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10월부터 전 주민이 자체 건강 보호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9월 20일 노동신문에 나옵니다. 전 주민에게 돌림감기, 즉 독감에 걸릴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이 아닌 거죠. 국가비상방역사령부에서는 돌림감기에 대해서 굉장히 긴장하고 주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 9월 후반부부터 독감 때문에 마스크를 10월부터 착용하라는 강력한 권고가 들어가고 있고, 이로 인해 국제 연로자 행사에서 반반 착용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기자] 일전에 11월부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고 말할 때도, 돌림감기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텐데요. 왜 갑자기 10월로 앞당겼을까요?
[안경수] 지금 저온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10월 중순부터 보통 추워지는데, 9월 중반부터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찬 공기가 더 빨리 내려오죠. 그래서 김정은 총비서가 9월에 (마스크 착용을) 11월(부터 권고한다)고 이야기했지만, 비상방역사령부를 통해 10월부터 진행된 것 같습니다. 9월에 노동신문에 나왔으니까요. 9월부터 기온변화가 보이고, 예년보다 기온이 더 빨리 떨어진 영향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자]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8일, 북한이 현재 국경 지역에 대규모 백신 접종을 실시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 전쟁에서 승리를 선포하고 나서 뒤늦게 백신접종에 나선 이유가 무엇일까요?
[안경수] 북한 국경 지역에서 백신을 대규모로 접종했는지, 혹은 중국 쪽 접경지역에서 백신을 대규모로 접종했는지 사실관계가 확실하지 않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얼마든지 중국 쪽에 건너가서 백신을 접종할 수 있거든요. 국정원에서 말한 대규모 백신 접종이 맞다고 하더라도 저는 평양에서부터 접종이 진행됐을 걸로 생각합니다. (접종이 진행됐다면) 체제 특성상 국경 지역이 먼저가 아닌 평양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대대적인 매체 홍보, 국영 매체에서 보도가 있었을 걸로 생각합니다. 저도 북한 내부에 있는 소식통을 통해 들어봐도, (접종) 소식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백신은 결국 예방 차원이잖아요. 김 총비서가 9월에 언급했던 왁찐접종 차원에서일 수 있습니다.
[기자] 일부 주민에게만 접종했다면 그 효과의 한계가 있을 텐데요. 곧 전 국민 접종으로 확대가 될까요?
[안경수] 대규모 전 국민 접종을 하려면 그만큼 백신을 도입해야 하는 데 우선 양의 문제가 있겠죠. 백신이 도입되면 평양을 중심으로 시작해서, 도별 대도시가 있잖아요. 함흥, 청진, 개성, 남포, 신의주, 해산 등의 지역에서 국가 주도로 접종이 전개될 거라 보고 있고요. 일부 주민에만 접종한다는 의미가 다중적으로 해석이 될 수 있습니다. 북한 당국 차원에서라면, 일부 지역 주민에게만 접종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기자]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9월 26일)된 시기와 비슷하게 겹치는데요. 방역 강화 차원일까요?
[안경수] 방역 강화는 맞습니다. 돌림감기 방역도 엄연히 국가비상사령부에서 관장하고 있습니다.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이 맞다면, 당연히 방역을 강화하는 것이고요. 저는 계절성 요인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겨울만 잘 보내면 전 세계적으로도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잖아요. 당연히 방역은 강화되고 있지만, 특히 올가을과 겨울에 유행하는 독감이 굉장한 악성 독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북한 입장에서도 독감 관리가 중요합니다. 북한에서는 독감으로도 많은 합병증으로 목숨이 위태할 수 있거든요.
북중 화물열차가 재개된 것도 코로나 방역용품이 실렸을 거라 예상하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이라는 큰 행사가 있습니다. 올해 1월 말에도 열차 재개가 됐잖아요. 북한 국가 최대 명절(광명성절)을 맞아 국가 특정 물품들이 반입되면서 북중 열차가 재개됐을 가능성이 있었는데, 저는 이것과 맥락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10월 10일에 최대 행사가 있는데, 공교롭게 9월 말에 북중 화물열차가 재개됐죠. 정기적으로 재개된 건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로는 조금 일시적인 부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1월과 마찬가지로 10월 10일 국가 최대 행사가 있기 때문에 특수 목적성 행사 용품이 들어간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방역 용품도 있을 겁니다. 모든 것을 코로나 기반해서 해석하는 건 조금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중 화물열차 운행 재개가 되면서 주민들의 경제 혹은 의료품 상황이 조금 나아질까요?
[안경수] 의료품을 포함해서 북한 경제 사정이 (안 좋은) 코로나 3년 차인데요. 그 3년 동안 상황이 안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국가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북중 화물열차가 만약에 정기적으로 재개된다면 숨통을 트여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북중 화물열차가 재개됐을 때, 의료 용품 혹은 백신이라고 가정한다면 결국 북중 화물열차가 들어와 신의주 쪽에서 방역을 거친 뒤 결국 평양, 중앙으로 집결된 뒤 분배될 거란 말이에요. 이런 절차를 생각해보면 북중 국경에서 먼저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보다는 평양 위주로 북한의 생활이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 입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