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러시아 지원으로 원산갈마지구 완공 가능성

워싱턴-천소람 cheons@rfa.org
2024.02.22
북, 러시아 지원으로 원산갈마지구 완공 가능성 북한 강원도 원산 갈마반도의 해안을 따라 고층 호텔과 건물 등 관광 시설이 미처 완공되지 못하고 4년여 간 방치돼 있다.
/ Planet Labs, 이미지 제작-정성학

앵커: 북한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평양종합병원 공사를 재개하고 조만간 완공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두 공사가 끝날 수 있을 지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대부분이 외관 공사만 마치고 2020년 공사가 중단된 이후 4년이란 시간이 흘러 건물의 노후화와 부식 가능성이 우려되는데요. 지금까지 지지부진했던 건설 공사가 재개되는 이유와 배경에는 중국, 러시아의 지원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천소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원산갈마지구 상당 기간 방치건물 부식 우려

 

미국의 상업위성인 ‘플래닛랩스’(Planet Labs)가 지난 29일에 촬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위성사진에 따르면 관광지구의 고층 호텔과 건물 외관은 대부분 완공된 것으로 식별되지만, 일부 시설은 미완성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주요 시설로는 고급 호텔과 인공 섬, 수상 호텔과 함께 야외 음악당과 돔형 공연장, 물놀이장도 있습니다.

 

한국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의 정성학 연구위원은 “일부 시설이 여전히 외관 뼈대를 드러내고, 부지만 보인 채 미완 상태로 방치된 것으로 파악된다자재 부족 때문에 내부 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진척 사항은 의문으로 남는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해변을 따라 수십 동의 고층 호텔과 방갈로, 여관, 상점을 비롯해 카지노와 놀이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2020년 초 대부분 외관 공사만 마치고 중단된 이후 4년여 간 방치돼 왔다고 정 연구위원은 설명했습니다.

 

실제 구글어스에서 살펴본 위성사진에서도 물놀이장과 돔형 공연장은 미완 상태로 방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22 8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갈마반도 남단에 위치한 물놀이 시설에서는 유수 풀장과 수영장 부지가 보이지만, 워터슬라이드(물미끄럼틀) 부지는 텅 비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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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마반도 남단에 있는 물놀이장은 워터슬라이드 등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 구글어스, 이미지 제작-정성학

 

또 갈마반도에서 건설 중이던 돔형 공연장은 2022 6월까지 외관 뼈대만 갖춘 채 방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 연구위원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가 해안가에 위치하기 때문에 지난 4년 동안 시설이 방치됐다면 일부에서 부식 또는 노후화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대식 한국 토지주택연구원(LHRI) 북한연구센터장도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해안가 옆에 위치한 시설이 완공되지 않은 채 아무런 관리 없이 방치됐다면 노후화나 부식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최대식] 바다에서 오는 염분이 섞인 바람 등으로 인한 (부식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데, 다른 쪽보다 내장재를 상하게 할 우려가 좀 클 겁니다. 또 철근이 노출된 상태에서는 부식이 일어날 수 있는데, 그렇지 않고 콘크리트로 감싸져 노출되지 않았으면 큰 우려는 아마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 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의 김혁 선임연구원도 19 RFA바닷바람이 철근의 부식을 빠르게 촉진하기 때문에 부식 영향이 아예 없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건설 역량 집중하면 1~2년 내에 완공할 수도

 

북한 당국이 역점을 두고 진행했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공사가 중단된 가장 큰 이유는 대북 제재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건물 내부 자재와 물품은 사치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대북 제재에 해당하는데, 그동안 대북 제재와 코로나의 여파로 자금난과 자재 수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사가 중단된 겁니다.

 

조한범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지난 20 RFA에 북한이 제재 이후 사치품 수입에 제약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외관이 완성된 건 꽤 오래전입니다. 코로나 이전에도 충분히 완성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는 있었고요. 그러나 내부 인테리어 공사까지 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설비가 필요한데 이런 투자 유치에도 제약이 있었고, 그 설비의 대부분도 수입품이기 때문에 사치품 수입에 제약이 있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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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 /연합뉴스

 

그렇다면 지금까지 대북 제재와 자금 부족으로 중단됐던 건설 사업들이 재추진되는 배경은 무엇일까.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대북 제재로 외화가 고갈된 상태인데다 김정은 정권 초기부터 외화 확보를 위해 관광 사업에 주력했고, 특히 관광에서 얻는 수입은 대북 제재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관광지구 완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또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장은 (15) RFA에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공사를 재개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안경수] 북한 당국이 의욕적으로 현대화, 신축을 진행하는 것은 굉장히 끈끈해진 러시아로부터 물자 등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와 중국의 든든한 지원이나 약속, 혹은 그 통로가 뚫린 거죠. 그 배경은 우크라이나 전쟁이고요.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수혜 국가는 북한입니다.

 

하지만 조 선임연구위원은 원산갈마해안지구가 관광지로서 외국인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조한범] 북한이 과거에도 관광지로서 매력이 있는 곳은 아닙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경우도 부유층은 주로 유럽이나 일본, 한국, 미국 등을 가지, 북한을 관광하는 층은 사실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은 층이 아닙니다. 다만 저비용으로 외국 여행을 한다는 매력이 있죠. 폐쇄된 국가, 공산주의 국가라는 매력들이 북한 관광의 강점이었는데요. 구조적으로 대규모 관광객 유치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자랑하는 관광지를 예로 들면 백두산의 경우 1년에 3개월 정도밖에 관광이 안 되고, 원산갈마지구는 교통이 상당히 불편합니다. 그래서 매력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형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최근 러시아 언론사 기자들을 초청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공사 현장을 둘러보게 했습니다.

 

공사 현장을 둘러본 러시아 언론사 기자는 “이곳에 호텔 17, 여관 37, 상점 29, 4킬로미터 해변 등이 조성될 예정”이라며 “수 년 안에 완공되어 러시아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자재 부족과 재원 마련이 어려운 경제적 현실 등을 고려했을 때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과 정상 운영이 단시일 내에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북한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호텔 내부 장식과 함께 수도, 전기, 배관과 하수처리, 냉난방 시설 등을 모두 최상급으로 갖춰야 하는데, 이에 따른 재정 부담을 피할 수 없지만, 건설 역량의 상당 부분을 우선적으로 투입한다면, 1~2년 안에 완공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혁] 건설과 정리가 마감돼야 할 부분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 부분과 관련해 러시아의 어떤 지원이 있거나 부족하면 원자재 공급을 받으면 수년 안에는 개방이 될 수 있죠.

 

[최대식] 잠정적인 추정인데요. 기자들을 데리고 갔다는 것은 어느 정도 개방을 하기 위해 조금만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방증하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국가적인 여러 재원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달린 문제인데요. 만약 본보기식으로 평양을 대표할 수 있는 병원,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국제관광지구로서 원산 갈마지구라는 의도를 갖고 완공하고자 한다면 다른 것들을 줄여서라도 이쪽에 더 투입하겠죠.

 

평양종합병원도 완공 임박한 듯

 

오랫동안 완공되지 못한 평양종합병원의 완공도 초읽기 단계로 보여집니다.

 

북한 관영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총비서는 지난달 15일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올해 안에 평양종합병원을 완공해 개원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으며, 연내 완공하기 위해 건설 역량 보강과 설비 자재 공급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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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상업위성인 플래닛랩스(Planet Labs)가2024년 2월 16일에 촬영한 평양종합병원의 모습. 외관은 다 완성된 상태이다. / 플래닛랩스

 

[안경수] 올해 안에 완공한다는 거 보니까 평양종합병원도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물자와 장비가 다 들어온 거예요. 물론 새 장비는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CT, MRI 등 첨단 장비도 중고로 하는 시장이 매우 큽니다. 북한이 중고를 받든, 새 의료기기를 받았든 소위 설비를 완비할 수 있는 여건이 됐고, 올해 100% 완공식을 하겠다는 겁니다. 그 준비는 거의 다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입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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