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는 남편 될 사람의 스승이나 선배 등 주로 남성쪽에서 정하고 있고, 주례를 보는 사람도 남성입니다.
이러한 남성 위주의 주례 문화에 도전장을 낸 여성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한국 은퇴자협회에서 지난달 회원들을 대상으로 '타오름 주례단'을 선발했는데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당당히 선발된 '여성 주례', 올해 60살의 김옥자 씨가 그 주인공입니다.
김옥자 씨와 직접 얘기 나눠봤습니다.
MC: 최근에 한국은퇴자협회에서 발족한 '타오름 주례단'의 유일한 여성 주례로 선발되셨다고요? 타오름 주례단은 언제, 어떤 계기로 발족된건가요?
김옥자: 타오름 주례단은 요즘, 시국이 많이 변했잖아요. 시대 흐름에 따라서 여성 주례단도 함께 합류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 같아요. 저희 한국은퇴자협회에는 많은 고급인력을 갖고 있습니다. 화려한 경력을 가진 분들이 많은데요. 우리 사회가 그 고급인력을 소모하지 못하고 있어요. 여기 들어와서 자원봉사를 하다 보니까 그런 인재들을 사회가 썩히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에 협회에서 주례모집을 해서 도전하게 된 것입니다.
MC: 타오름 주례단이란 이름도 독특한데요, 의미가 있습니까?
김옥자: 물오름 시대는 20-30대이고, 저희는 물이 올라서 인생의 마지막 시기를 불태울 수 있다는 그런 의미입니다.
MC: 이번에 정식으로 선발된 분들은 어떤 절차를 거쳐서, 몇 명이 선발된 겁니까?
김옥자: 모집인원은 40-50명 됐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엄격한 심사 과정이 있었어요. 철저한 전문가의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 과정이 굉장히 까다로웠어요. 주례로서 갖춰야 할 기본 매너, 여러 가지 기본 교육이 있는데 그걸 마치고 나서 리포트를 작성해야 합니다. 결혼식 현장에 가서 리포트를 써서 그 심사를 지금 현재 주례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채점을 매겼어요. 엄격하게 선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차적으로 10명을 선발했고, 2차로 대기하는 분을 5명을 더 했습니다. 그래서 모두 15명입니다.
MC: 15명 중에서 여성 주례는 김 선생님 혼자 계십니까?
김옥자: 네, 그렇게 됐어요.
MC: 사실 저도 결혼을 했고, 주위의 친척과 친구, 동료들의 결혼식에 제가 참 많이 다녔는데요. 여성 주례를 본 적이 없습니다. 선생님 전에도 여성 주례가 계셨나요?
김옥자: 저도 들어보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엄앵란 씨가 연세가 70이 넘으셨는데, 그분은 자신의 사업에 연계돼서 주례를 몇 번 섰다는 것을 '아침마당'에서 들어본 적은 있습니다.
MC: 네, 연예인이신 엄앵란 씨요?
김옥자: 네.
MC: 정말 주례분야에서는 여성 주례를 본 적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궁금한데요, 이번에 여성 주례로 도전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한데요.
김옥자: 저는 30년 동안 외국 기업에서 근무하고 퇴직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초고령 사회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2000년도에 인구의 7%가 노인이었고, 2014년에는 초고령 사회가 도래할 것으로 봐서 지금하고는 많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급변하는데 여성이라고 못할 게 없지 않습니까? 주례뿐만 아니라 이거 보다 더한 거라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에서 도전했습니다.
MC: 사실 요즘 여성들의 그만큼 여성의 사회참여율이 많이 높거든요. 그만큼 여성의 사회참여율이 높아지면서 남녀의 성역할의 경계도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번에 여성 주례가 선발되신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까요? 여성 주례의 탄생, 어떤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십니까?
김옥자: 여성들이 모든 면에서 남자와 동등하게 대접받고 사회에서 함께 어깨를 겨눌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돼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에요.
MC: 선발되신 주례 선생님들은 결혼식장에서 직접 주례사를 해 주시고 계십니까?
김옥자: 9월부터 본격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MC: 김 선생님께서는 앞으로 어떤 내용의 주례사를 전달하실 계획이십니까?
김옥자: 지금까지는 너무 권위주의적이었고 너무 딱딱하고, 틀에 박힌 것이었는데 그런 틀에 박힌 것을 깨고 싶어요. 인간적으로 부드럽고 실질적인 주례사를 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주로 제가 겪은 저는 여자로서 며느리로서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에 의해서 시집을 가면 어떤지 인생을 살아보지 않았습니까? 그것을 힌트로 해서 부드럽게 주례사를 엮어나가고 싶습니다.
MC: 알차고 재미있는 주례사, 의미 있는 주례사 앞으로 전달하시기를 바라고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옥자: 전화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