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대 뉴스] ⑥ 얼어붙은 남북경협

서울-노재완, 이예진 nohjw@rfa.org
201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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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esong_products_305 인천시 남구 인천터미널광장에서 남북교류협력사업 및 개성공단 물품 전시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예진: 2012,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2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오늘 진행을 맡은 이예진입니다. ‘10대 뉴스’, 오늘은 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먼저 오늘의 주제를 알아봅니다.

이예진: 지난 1년간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 등 남북경협 전반을 취재해 온 노재완 기자와 함께 올 한해 남북경협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노재완 기자, 안녕하세요?

노재완: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먼저 개성공업지구부터 좀 살펴볼까요? 지난 2010년이죠. 4월에 천안함 폭침 사건과 11월에 연평도에서 포격사건이 발생하면서 남북 간의 경제교류가 거의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그런 위기 속에서도 개성공업지구는 중단 없이 이어오지 않았습니까. 그때와 비교한다면 올해는 큰 위기 없이 잘 보낸 해가 아닌가 싶은데요?

노재완: 맞습니다. 2010년은 정말 위기의 연속이었죠.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시켰다는 증거가 국제조사단에 의해 밝혀지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을 향해 남북 간의 모든 경제교류를 중단한다는 이른바 5.24조치를 발표하게 됩니다. 당시 개성공업지구도 중단될 것이란 위기감에 휩싸였지만, 다행히 생산활동은 이어 왔습니다. 그렇지만 개성공업지구의 신규 투자금지와 통행 제한 조치 등이 내려지면서 입주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한 위기를 벗어나고 지난해에는 생산 규모 면에서 사상 최고치를 보여 상생의 꿈을 다시 키워갔습니다. 그러나 올봄이죠. 4월과 지난 12월 12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또 불안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잘 넘어왔습니다.

이예진: 정말 입주 기업 관계자들은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 같아요. 미사일 발사 때문에 2010년 때처럼 남북 간의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까 말입니다. 그런데 올해 하반기에 북한이 세금 관련해서 입주 기업들에 벌금을 물리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이미 몇몇 기업들에 벌금을 부과했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대한 입주 기업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노재완: 북측은 지난 8월이죠. 세금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하면서 남측 기업들이 회계를 조작하면 조작액의 200배에 가까운 벌금을 물리겠다는 방침을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북측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입주 기업 가운데 10여 개 회사가 얼마 전 북측 세무당국으로부터 과세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입주 기업들은 “남북 간 투자보장합의서에 어긋나는 조치”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지금까지 해결이 안 되고 있습니다. 한 입주 기업 대표의 말을 잠시 들어보시죠.

입주기업 대표: 기업들은 수용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북측은 규칙 해석권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하고, 입주 기업들은 계속 부당하다는 거고요.(2012-10-19, 인터뷰)

이예진: 법에 근거해 기업 활동을 보장받아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더 억울한 거죠.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이번 세금 문제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요?

노재완: 북한 경제 전문가들 역시 “시행세칙 개정 시 남측과 협의하도록 한 개성공업지구법을 북측이 위반한 것”이라면서 북측의 과세 통보를 비난했습니다.

이예진: 결국 북측에 문제가 있는 거군요.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한 남쪽 기업들은 대부분이 영세한 중소기업들이잖아요. 대기업이야 다른 곳에서도 돈을 벌고 그러니까 다시 일어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한 번 쓰러지면 일어나기 어렵죠. 사실 개성공업지구가 발전하고 기업들이 잘 돼야 북한도 좋은 거 아닙니까? 개성공업지구가 문을 닫으면 북한도 큰 손해가 되는 거잖아요.

노재완: 그럼요. 지금 개성공업지구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이 5만 3천 명 정도 됩니다. 5만 명이라고 하면 개성 인구가 인근 개풍군과 장단군을 포함해도 20만 명이 안 되거든요. 그렇다면 어린아이와 노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업지구에서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만약 남북 간의 충돌로 개성공업지구가 폐쇄되면 5만 명의 북한 주민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게 되는 겁니다. 거기에 가족까지 포함하면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생계 걱정을 해야 하고요. 이건 북한으로서도 부담되죠.

이예진: 결국 남북한 모두에게 개성공업지구는 포기하기 어려운 중요한 사업이군요.

노재완: 그렇습니다. 개성공업지구가 갖는 상징성도 있지만, 경제적 측면에서도 남북한 모두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그런 사업인 거죠. 이는 남과 북이 개성공업지구의 필요성을 모두 공감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고요. 관련해서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기업은행 경제연구소의 조봉현 박사입니다.

조봉현: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악화되더라도 개성공단 만큼은 유지하겠다는 정책적 의지, 그리고 북한의 입장에서도 개성공단을 통한 외화 확보, 이런 남북 간의 이해관계가 어느 정도 일치하면서 개성공단이 발전해온 측면이 있습니다.(2012-02-01, 인터뷰)

이예진: 자, 이번에는 금강산 관광사업으로 넘어가 볼까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도 벌써 4년이 넘었는데요. 보면은 지금 북한이 중국인을 상대로 관광사업을 하지 않습니까? 이에 대해서 한국 정부나 사업자인 현대 측은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있죠?

노재완: 네, 말씀하신 대로 북한이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금강산관광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요. 문제는 북한이 관광사업을 위해 남측 소유의 시설물들을 불법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 정부가 북측의 외국인 대상 금강산관광을 지적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금강산에 있는 남측 재산이 크게 침해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죠.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형석: 이는 남북투자보장합의서 등 남북 간 합의 위반이고, 우리 기업의 권리를 침해하는 부당한 행위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지적합니다. 그래서 정부는 북한의 외국인 대상 금강산 관광을 즉각 중단하고, 우리 기업의 재산권을 원상회복할 것을 촉구합니다.(2012-11-19, 브리핑)

이예진: 결국 금강산 관광 남북투자보장합의서 위반이 문제가 되고 있는 거군요. 4년 넘게 관광이 중단되면서 사업자인 현대 측의 피해도 엄청나게 클 텐데요. 어떻습니까?

노재완: 네, 물론입니다. ‘잠정 중단’됐던 금강산 관광이 4년이 지나도록 재개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그 사이 관광 사업체인 현대아산과 협력 업체들은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일부 협력 업체는 이를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그 피해는 더 커질 텐데요. 현대아산의 매출 손실을 보면 5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요. 직원들이 그 사이 많이 그만뒀습니다. 현재 남은 직원들도 봉급의 70%만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예진: 듣고 보니까 정말 큰 일인데요. 어찌됐든 문제가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네요. 다음으로 평화자동차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12년 가까이 이어온 평화자동차가 대북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는데요. 사실 평화자동차는 1990년대 김일성 주석을 만나 화제가 됐던 세계평화연합의 문선명 총재가 투자한 기업 아닙니까. 그래서 수익보다는 명분을 갖고 꾸준히 사업을 벌여왔는데, 이번에 갑자기 손을 뗐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요?

노재완: 그렇습니다. 남북 합영회사의 상징이었던 평화자동차가 설립 1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평화자동차를 지원했던 남쪽의 통일그룹은 더는 투자를 하지 않고 평화자동차가 갖고 있던 지분도 북한에 넘기기로 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평화자동차가 사업을 접는다는 얘기는 사실 몇 해 전부터 조금씩 흘러나왔습니다. 그런데 통일그룹의 문선명 총재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그 시기가 빨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예진: 잘 알겠습니다. 노재완 기자,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노재완: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자유아시아방송의 ‘2012 10대뉴스6편 ‘남북경협’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북한 손전화 150만 시대’편을 보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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