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인터뷰] 볼턴 전 백악관 보좌관 “북 정권 교체가 유일한 북핵 해법”
2022.08.04
앵커: 미국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 핵문제는 대북협상을 통해선 해결할 수 없다며 북한 김씨 독재정권 교체를 통한 ‘자유 한반도 실현’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의 견해를 이상민 기자가 4일 들어봤습니다.
기자)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대만 주변에서 미사일 발사 등 위협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중 간 긴장관계가 고조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북핵문제 해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십니까?
볼턴 전 보좌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완전히 정당한 겁니다(Completely justified). 그의 지역구에는 많은 대만계 미국인들이 있습니다. 그는 미국의 대중국 정책 변경을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반응은 지나치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 중요한 교훈을 배울 수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정체를 알 수 있다는 것이죠. 미국 의원 한명이 대만을 방문하는 데 이렇게 대응한다며 실제 중대한 사안에서 어떻게 나올 지 상상이 되는 겁니다. 중국이 미국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국가들에 왜 위협이 되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죠. 이번 사건이 북한 문제에 갖는 의미는 이렇습니다. 중국은 북한 문제가 자신들에는 위협이 되지 않는 한국, 일본 미국의 사안인 것처럼 보고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진정한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봅니다. 미국이 중국과 상대할 때 북한 문제를 중요 의제로 꺼내지 않아 중국이 이 문제를 심각히 받아들이지 않도록 한 것은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하지만 미국은 그동안 북한 문제를 두고 중국 측과 조율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볼턴 전 보좌관) 우리는 중국 측에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포기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일한(unique)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해야 합니다. 중국은 오랫동안 북한에 석유(oil)의 90%을 공급해왔고 식량과 인도주의적 물품을 제공했습니다. 북한이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로부터 완전히 고립된 상황에서도 중국 측으로부터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중국의 역할은 일본, 미국, 한국과 같지 않습니다. 중국은 그저 또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방관자가 아닙니다. 김정은 정권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계속 도와주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 측에 북한의 행동들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해야 합니다. 중국이 압박하면 김정은은 핵정책을 바꿀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실제로 강행할 것이라고 봅니까?
볼턴 전 보좌관) 북한이 7차 혹은 8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언제인지는 모릅니다. 이것은 북한이 핵프로그램에서 계속 진전을 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유감스럽게도 전임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때는 이른바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로 8년을 보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는 4년동안 김정은과 대화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뤄낸 것이 없습니다. 현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금까지 거의 2년동안 다시 ‘전략적 인내’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사이 북한은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할 수 있는 꽤 긴 시간을 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매우 우려스럽게도 북한은 핵장치를 폭파시킬 수 있는 능력 보유에 매우 근접하고 있습니다.
기자)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북한이 이에 대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볼턴 전 보좌관)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성과를 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신임 윤석열 대통령 및 일본 총리와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할 것인지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북한과 협상장에서 마주 앉는 것만으로는 어떤 성과도 나오지 않습니다. 지난 30년동안 그랬습니다.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한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증거를 목격하지 못했습니다. 북한과 협상을 계속하는 대신 중국에 대한 압박 강화나 북한 정권교체 같은 다른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기자) 대중국 압박 강화는 어떤 것인가요?
볼턴 전 보좌관) 앞서 말한 것처럼 중국은 북한 문제에 있어 자신을 모든 이해 당사국들이 문제 해결에 돕도록 하는 중립적인 조정자(neutral bargainer)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중국의 실제 입지(position)가 아닙니다. 중국은 북한을 미국과 일본을 위협하고 한국을 힘들게 하는 꼭두각시(surrogate)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자신들에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제 북핵 위협을 다룰 때 중국 측에 북한 문제를 책임지라고 말해야 합니다. 중국이 1945년 이후 지금까지 김 씨 일가가 정권이 유지되도록 했고 이를 통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하는 겁니다. 이를 통해 중국이 북핵 프로그램 중단에 앞장서라고 하는 거죠. 중국이 ‘핵보유국 북한’을 원하지 않는다고 수년동안 말해왔느니까 북한과의 ‘경제적 관계’라는 특수한 역량을 활용해 북한이 핵프로그램 개발을 멈추도록 압박해야 한다는 겁니다.
기자) 북한 정권 교체에 대한 생각은 어떤 것입니까?
볼턴 전 보좌관) 지금 북한 정권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경봉쇄로 그 어느때보다 취약한 상황 가운데 있다고 봅니다. 북한 주민들이 이 수용소 같은 곳에서 계속 사는 것은 끔찍한 일입니다. 북한 지도부 내 모든 사람들이 북한 주민들이 가난 속에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채 사는 것을 보고 만족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북한 정권 교체를 이루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김씨 일가 독재정권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추구하며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고 솔직히 지난 30년 동안 협상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 일본, 한국 도시에 투하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핵보유국 북한’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어떻게 북한 정권을 교체할 수 있습니까?
볼턴 전 보좌관) 북한 정권을 분열시키는(split) 방법들을 찾아야 합니다. 북한 군대 지휘관들 중에 북한의 가난함을 보며 북한이 안전하고 자유로운 곳이 되는 비전(청사진)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지도부 내 모든 사람들이 컴퓨터처럼 똑같이 생각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북한 주민들 스스로도 매우 불만족스럽다고 여기고 있을 것으로 봅니다. 북한 정권교체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북한 폭정이 영원히 계속되는 것을 받아들일 겁니까?
기자) 미북 정상 간 싱가포르 회담에서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시험을 유예(suspend)하고 미국은 대규모 한미군사훈련을 유예한다는 ‘모라토리움’ 즉 일시유예가 암묵적으로 합의됐습니다. 그러나 지금 북한은 장거리미사일 시험을 재개했고 한미는 대규모 실기동 군사훈련을 재개하려고 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볼턴 전 보좌관) 북한이 핵활동을 유예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북한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어떤 곳에서 핵활동을 했을 겁니다. 이것은 북한이 얼마나 믿을만한 상대가 아닌지를 보여줍니다. 사실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대규모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취소한다는 합의는 없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스스로 일방적으로 내린 결정입니다. 그것은 실수라고 봅니다. 한국인들의 안전을 위해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하는 것은 많이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한미 양국 군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서 훈련을 같이 해야 합니다.
기자)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핵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볼턴 전 보좌관) 아니요. 김정은과 그의 아버지 및 그의 할아버지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기 위해 진지하게 협상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경제제재 완화와 경제지원을 원했습니다. 이를 얻어내기 위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실제로 이행하는 데 전혀 진지하지 않았고 계속 합의 의무를 위반했습니다. 그들은 이런 식으로 약속을 어겼지만 한국, 미국, 일본 등은 북한에 경제지원을 했습니다. 북한의 반복되는 장난(game)입니다. 북한에 다시는 이런 장난을 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정말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면 증거를 보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기자) 지적하신대로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비핵화’ 목표 대신 북한이 핵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핵 억지’로 대북정책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볼턴 전 보좌관)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자문해야 봐야합니다. ‘핵보유국 북한(nuclear North Korea)’을 받아들일 의사가 있는가? 저의 대답은 ‘절대 없다’입니다. 왜냐하면 북한 정권은 위험하며 한반도 전역을 통제하겠다(full control)는 목표를 절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엄연한 현실 앞에서 핵사용 억지로 목표를 바꾼다는 것은 안됩니다. 한국과 전 세계 무고한 시민들이 처할 위험이 너무나 크기 때문입니다.
기자) 북한의 전술핵 사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한반도에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거나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볼턴 전 보좌관)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북한의 전술핵 공격을 막기 위해 (한국의 핵무장을 통한) 핵확산은 지지하지 않습니다. (핵은) 덜 확산되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북한 정권이 사라지고 한국 정부 주도하의 통일이 이뤄지는 겁니다.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완전히 제거된 자유 한반도(free Korean Peninsula)이어야 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감옥같은 생활에서 자유롭게 되는 곳 말입니다. 이것은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오랫동안 지체되고 있습니다. 1945년 이후 미국의 정책목표인 한반도 통일이 재활성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인들도 어떻게 이것을 성취할 것인지 생각해야 봐야 합니다. 중국 측에도 이것에 대해 말하고 그들이 이 해결책의 일부가 되길 기대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북핵문제 해결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이상민 기자였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