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방학을 맞아 특별한 국토기행을 떠난 남북 청소년들의 통일기원 국토대행진. 한반도 최남단 땅끝마을에서 남한 최북단 통일동산까지 꽤 긴 여정이 피곤할 법도 하지만, 누가 뭐래도 오늘은 그 특별한 여행의 첫 날밤입니다. 한껏 들떠 있는 우리 아이들이 모인 곳은 땅끝마을의 해남생태학교의 강당. 뭔가 심각한 토론들을 하는 모양인데요.
최명진: 팀장들이 설명을 잘 해주시고요. 백종이하고 매직펜을 드릴 거예요. 여기 나와 있는 것처럼 자기가 생각하는 통일 후에 대해서 그림이나 글로 표현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박예랑: 우리 마음의 모두를 합쳐서 통일 후에 무엇을 하겠다는 걸 의미를 담아야 되거든. 북한에 가서 뭘 하고 싶어?
이현진(가명): 왕재산에서 해남 땅끝 마을까지 무지개를 놨으면 좋겠어.
남정현: 왕재산이 어디 있는 거야?
박예랑: 북한에 있어요.
이현경: 저는 통일 되면 두 나라가 합해서 월드컵이나 올림픽에 같이 참가했으면 좋겠어요.
이영애: 이북이 도로가 안 좋잖아요. 그래서 통일이 되면 도로시설을 잘 정돈을 해서 남쪽부터 북쪽까지 무사히 여행을 할 수 있는 노정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호남: 비무장 지대에 통일학교를 짓는 거야.
김민지: 호랑이를 풀어놔요. DMZ에.
이호남: 무슨 의미일까?
김민지: 휴전지역 4킬로미터가 무척 깨끗하대요.
이호남: 국립공원을 만드는 거야?
김민지: 네.
조별로 짧은 시간 안에 회의를 거쳐 발표를 마치고, 즐거운 게임을 하는 동안 심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김광인 소장: 여러분이 통일을 영토적인 통합에만 얽매어 있는 것 같아요. 한반도를 그리고 물리적인 통합만 생각하는 것 같은데, 물리적 통합을 뛰어넘어서 심리적이고 정서적으로, 인간의 통합이야 말로 진정한 통일이 아닐까 합니다. 발표를 하겠습니다.
조별로 단단히 뭉쳐진 남북 청소년들은 이미 1등이나 꼴찌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이수빈: 진짜 마음으로 통하는 그런 통일, 기본목적이 그런 거잖아요. 교제 속에서 서로 알아가고 한민족, 한 핏줄이라는 걸 속이지 못한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저희 조는 특별히 꼴찌를 했지만 되게 단합이 잘됐어요. 좋은 성적은 거둘 수 있었어요. 생각은 비슷비슷해요. 조금씩 문화나 의견 차이는 있겠지만,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주는 게 좋았어요. 즐거웠어요.
(주변 아이들 소리와 모닥불 소리 )
그리고 잠깐 비가 멎은 사이, 운동장 한 가운데 모닥불을 피우고 그 주변에 동그랗게 모여앉아 장기자랑을 펼칩니다. 잠깐 민지의 기타연주와 상현이의 노래를 감상해볼까요?
감자가 타닥타닥 사그라지는 모닥불 속에서 구수하게 익어가는 사이, 종일 서먹하던 아이들은 밤이 깊어갈수록 서로의 간격도 허물어지는 걸 느낍니다. 한 쪽에서 열심히 아이들이 먹을 옥수수와 감자를 은박지에 싸고 있던 박광일 사무국장을 만나 봤는데요.
박광일 사무국장: 우리 남한 사회에 지금 북한 이탈주민이 2만 명 시대잖아요. 그 중 2,30대 북한이탈 주민 청소년 비중이 40% 정도고요. 그 중에 탈북 대학생들이 천5백 명 정도인데, 이 친구들이 남한사회의 일원으로 정착하는 단계잖아요. 그럼에도 탈북 대학생들은 미래의 한반도 통일에 결코 없어선 안 될 일꾼들이죠. 그런 과정에서 통일 시대에 대비해서 남한 사회에서 자란 청소년들이 또 한 축이잖아요. 탈북청소년들이 갖고 있는 남한 사회에 갖는 이질감, 그리고 남한 청소년들이 느끼는 북한에 대한 이질감을 해소하고 서로가 이질화되어 있는 문화의 장벽을 해소하는 것이 미래 통일을 준비하는 가장 첫 번째 문제가 아닌가,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남한 대원외고 학생들 ‘투 포 원’이라는 단체가 있어요.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단체를 중심으로 국토대행진이 준비가 됐고요. 저희 전략센터는 그 활동영역을 만들어준 거죠.
그래서 이번 국토대행진을 다녀온 남북의 아이들이 기행문을 쓰면, 그걸 모아 책자로 만들 계획이라고 합니다. 전략센터에서 준비한 남북 청소년과 함께하는 국토대행진은 올해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중국을 통해 백두산에 오를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국토대행진이 거듭되던 어느 해에는 반드시 한반도 땅을 거쳐 백두산에 오를 날이 오겠죠? 자, 다음 이 시간에는 남한의 최북단, 통일동산으로 함께 가시죠.
자유아시아 방송 이예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