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탈북 대학생의 취업 현실은?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1.02.18
2011.02.18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최근 한국에선 대학 졸업식이 한창인데요.
올해도 취업문이 좁아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는 학생들이 극히 드뭅니다.
탈북자 출신 대학생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인데요.
탈북 대학생들의 취업 문제를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스펙’이라고 하죠. 이런 경험과 영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일단 경쟁이 안 되는 겁니다”
고려대학교 법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한석 씨(가명).
또래들은 올해 2월에 대학을 졸업하지만, 한 씨는 한 학기 더 다녀야 합니다.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어 그 동안 두 번씩이나 휴학을 했기 때문입니다.
한 씨는 요즘 법관이 되기 위해 한국에서 가장 어렵다는 국가시험인 사법 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법 고시를 준비하면서도 한 씨는 영어 공부만은 틈틈이 계속 하고 있습니다.
한 석: 지금 대다수 탈북 대학생들이 토익 등 영어 공인성적이 없습니다. 자신의 실력이 안 되니까 두려운 거죠. 그래서 아예 영어 시험을 안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영어가 안 돼도 사람을 뽑는 기업체들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제조업이 대부분이고, 막상 가보면 노임과 복지혜택이 좋지 않습니다.
또 운 좋게 괜찮은 중소기업에 들어가도 적응 등의 문제로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기업에 들어간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김미리 간사의 말입니다.
김미리: 사실 취업이 상당히 어렵잖아요. 그래서 요즘엔 취업 대신에 대학원에 진학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또 탈북자를 필요로 하는 민간단체 등에 취업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닙니다.
현재 탈북 대학생의 상당수가 중국어를 전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중국어를 선택하는 이유는 일단 북한에서 한국으로 오는 과정에서 중국 현지에서 오래 산 학생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중 일부는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일반 한국 학생들 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말할 수 있지만, 요즘 한국에서 어학을 전공해서 취업하기란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취직하는 걸 보면 중국어 전공과는 관계없는 분야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석: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학과를 선택해야지.. 따라가기 힘들 것 같다는 두려움에 무턱대고 중국어과를 선택하면 나중에 정말 후회하거든요. 그래서 대학 입학 전에 자신이 뭘 하고 싶은 지를 고민해야 될 것 같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탈북 대학생만 8백 여 명.
이들이 성공적인 사회 진출을 위해선 무엇보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가 발 벗고 나서 이들의 취업 준비를 돕고 있습니다.
이 중 하나가 탈북 대학생 10여 명을 선발해 미국에 어학과 취업연수를 보내는 일입니다.
그 동안 한국 일반 대학생들에게만 기회를 주었지만, 탈북자에 대한 취업 지원과 통일에 대비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차원에서 올해부터 탈북 대학생들도 포함됐습니다.
통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탈북 대학생들의 취업연수생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한국 정부는 또 지난달 말 각급 행정기관에서 일하는 인력의 1% 이상을 탈북 주민으로 고용한다고 발표해 취업 준비를 해온 탈북 대학생들에게 큰 희망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해마다 많게는 약 2백 명까지 탈북자가 공무원으로 일하게 됩니다.
행정안전부 인사담당관의 얘깁니다.
인사 담당관: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취업을 통해 자립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부터 북한이탈주민을 적극 채용함으로써 사회전반에 관심을 확산시키고..
<탈북자 취업 박람회 사운드>
한국 정부는 때때로 탈북자 취업 박람회를 대규모로 열어 이들의 취업을 돕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취업 지원은 예산상의 문제로 한계가 있습니다.
당연히 정부의 취업 지원을 받지 못한 탈북 대학생들은 자신의 힘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김미리 간사입니다.
김미리: 사실 지금 우리 사회가 너무 어렵다보니까 사회적 차원에서 이 분들만 취업을 시켜줄 순 없잖아요. 차라리 이 분들의 개인적인 역량을 강화시켜줘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이제 탈북 대학생들의 취업 문제는 단순히 이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취업에 실패한 탈북자들이 생활고에 쫓겨 극한 상황에 몰리면 범죄의 표적이 되거나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사회적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고려대 법학과 4학년 한석 씨입니다.
한 석: 지금 당장은 능력이 좀 부족해 보이지만, 적극적으로 채용하면 하다못해 인턴 기회라도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들이 일단 이런 경험들을 많이 접해보고 그 속에서 훈련하고 단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탈북자 2만 명 시대, 자유를 찾아온 이들이 한국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살아가도록 취업의 기회를 주는 것이야말로 통일을 위한 첫 걸음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재완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스펙’이라고 하죠. 이런 경험과 영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일단 경쟁이 안 되는 겁니다”
고려대학교 법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한석 씨(가명).
또래들은 올해 2월에 대학을 졸업하지만, 한 씨는 한 학기 더 다녀야 합니다.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어 그 동안 두 번씩이나 휴학을 했기 때문입니다.
한 씨는 요즘 법관이 되기 위해 한국에서 가장 어렵다는 국가시험인 사법 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법 고시를 준비하면서도 한 씨는 영어 공부만은 틈틈이 계속 하고 있습니다.
한 석: 지금 대다수 탈북 대학생들이 토익 등 영어 공인성적이 없습니다. 자신의 실력이 안 되니까 두려운 거죠. 그래서 아예 영어 시험을 안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영어가 안 돼도 사람을 뽑는 기업체들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제조업이 대부분이고, 막상 가보면 노임과 복지혜택이 좋지 않습니다.
또 운 좋게 괜찮은 중소기업에 들어가도 적응 등의 문제로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기업에 들어간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김미리 간사의 말입니다.
김미리: 사실 취업이 상당히 어렵잖아요. 그래서 요즘엔 취업 대신에 대학원에 진학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또 탈북자를 필요로 하는 민간단체 등에 취업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닙니다.
현재 탈북 대학생의 상당수가 중국어를 전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중국어를 선택하는 이유는 일단 북한에서 한국으로 오는 과정에서 중국 현지에서 오래 산 학생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중 일부는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일반 한국 학생들 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말할 수 있지만, 요즘 한국에서 어학을 전공해서 취업하기란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취직하는 걸 보면 중국어 전공과는 관계없는 분야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석: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학과를 선택해야지.. 따라가기 힘들 것 같다는 두려움에 무턱대고 중국어과를 선택하면 나중에 정말 후회하거든요. 그래서 대학 입학 전에 자신이 뭘 하고 싶은 지를 고민해야 될 것 같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탈북 대학생만 8백 여 명.
이들이 성공적인 사회 진출을 위해선 무엇보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가 발 벗고 나서 이들의 취업 준비를 돕고 있습니다.
이 중 하나가 탈북 대학생 10여 명을 선발해 미국에 어학과 취업연수를 보내는 일입니다.
그 동안 한국 일반 대학생들에게만 기회를 주었지만, 탈북자에 대한 취업 지원과 통일에 대비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차원에서 올해부터 탈북 대학생들도 포함됐습니다.
통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탈북 대학생들의 취업연수생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한국 정부는 또 지난달 말 각급 행정기관에서 일하는 인력의 1% 이상을 탈북 주민으로 고용한다고 발표해 취업 준비를 해온 탈북 대학생들에게 큰 희망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해마다 많게는 약 2백 명까지 탈북자가 공무원으로 일하게 됩니다.
행정안전부 인사담당관의 얘깁니다.
인사 담당관: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취업을 통해 자립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부터 북한이탈주민을 적극 채용함으로써 사회전반에 관심을 확산시키고..
<탈북자 취업 박람회 사운드>
한국 정부는 때때로 탈북자 취업 박람회를 대규모로 열어 이들의 취업을 돕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취업 지원은 예산상의 문제로 한계가 있습니다.
당연히 정부의 취업 지원을 받지 못한 탈북 대학생들은 자신의 힘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김미리 간사입니다.
김미리: 사실 지금 우리 사회가 너무 어렵다보니까 사회적 차원에서 이 분들만 취업을 시켜줄 순 없잖아요. 차라리 이 분들의 개인적인 역량을 강화시켜줘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이제 탈북 대학생들의 취업 문제는 단순히 이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취업에 실패한 탈북자들이 생활고에 쫓겨 극한 상황에 몰리면 범죄의 표적이 되거나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사회적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고려대 법학과 4학년 한석 씨입니다.
한 석: 지금 당장은 능력이 좀 부족해 보이지만, 적극적으로 채용하면 하다못해 인턴 기회라도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들이 일단 이런 경험들을 많이 접해보고 그 속에서 훈련하고 단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탈북자 2만 명 시대, 자유를 찾아온 이들이 한국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살아가도록 취업의 기회를 주는 것이야말로 통일을 위한 첫 걸음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재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