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2만명 시대 특집⑦] 윤미량 하나원 원장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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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에는 북한에서 온 2만여 명의 탈북자들이 살고 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이 한국에 입국하면 제일 먼저 하나원이라는 기관에 들어가 정착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교육을 받는데요. 지난 1999년에 설립된 하나원은 한국의 통일부가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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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량 원장. RFA Photo/노재완

자유아시아방송 특별기획 ‘탈북자 2만 명 시대 희망을 찾은 사람들’ 오늘은 <하나원 원장에게 듣는다> 편입니다. 노재완 기자가 하나원 윤미랑 원장을 만나보았습니다.

기자 :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윤미량 : 네, 안녕하세요.

기자 : 탈북자 2만 명 시대를 맞게 됐습니다. 하나원 원장으로서 감회가 새로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먼저 소감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윤미량 : 탈북자 2만 명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에 비추어 본다면 큰 숫자는 아닙니다. 그러나 북한이탈주민들이 통일과정에서 상징성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이 분들이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아가고,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잘 도와주느냐에 따라서 통일의 미래가 좌우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이 하나원을 수료해서 좀 더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저를 비롯해 하나원 직원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하나원을 수료한 북한이탈주민들도 우리 사회의 당당한 주역으로 잘 살아가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자 :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하나원의 역할,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윤미량 : 하나원의 임무는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는 정착지원을 위한 교육을 실시한 것인데요. 남한사회의 이해라고 보시면 됩니다. 두 번째로는 북한이탈주민들이 탈북과정에서 생긴 마음의 상처와 신체적 아픔을 치료해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로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초기 정착과정에서 필요한 주택 알선, 가족관계부 창설, 정착금 지급 등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 해마다 탈북자들의 입국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경기도 안성의 하나원과 양주에 있는 하나원 분원을 합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모두 몇 명인가요?

윤미량 : 쾌적한 환경을 생각한다면 650명 정도가 적당한데요. 인원이 늘어날 경우 본원 750명, 분원 250명, 둘 다 합쳐서 10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합니다. 교육 기간이 3개월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3개 기수가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한 기수에 200~250명 정도 됩니다.

기자 : 하나원을 수료하고 나온 탈북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하나원 교육 시간이 너무 짧다.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윤미량 : 지금은 당장 줄일 계획은 없습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이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알아야 할 내용들이 많습니다. 이것을 제대로 가르쳐주기 위해선 지금의 12주 교육시간은 필요합니다. 예전에 8주 교육을 받았을 때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주택 배정을 받지 못한 분들도 생겼고, 심지어는 교육을 수료하고도 주민등록을 취득하지 못해서 밖으로 나가지 못했던 일도 있었습니다. 우리 일반 국민들은 하나원 교육시간이 좀 짧지 않느냐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하지만 북한이탈주민들은 하나원에 들어오기 전에 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고, 또 해외공관에서 갇혀 있던 시간들이 있어서 하나원에 있는 동안에도 상당히 답답해합니다. 그래서 자유를 열망하는 북한이탈주민들을 생각하면 교육 시간을 더 늘리는 것도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기자 : 북한이탈주민들이 하나원에 처음 들어오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뭡니까?

윤미량 : 그동안 오랫동안 해외에서 생활하거나 도피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굉장히 지쳐있습니다. 그래서 건강 회복하는 것이 가장 힘들고요. 그 다음으로 수업을 따라가는 게 힘들다고 합니다. 계속 학교나 사무실에 있었던 분들이 아니잖습니까. 아무래도 수업 듣는 게 적응이 잘 안 될 겁니다. 그런데도 어떤 분들은 모처럼만에 책을 들고 공부한다는 게 즐겁다고 좋아하시기도 합니다.

기자 :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제3국에 오래 체류하다 한국으로 오시는데요. 그러면 해외 체류 기간에 따라 교육 내용도 약간씩 다른가요?

윤미량 : 공통적으로 거의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걸 다 묶어서 교육하는 것은 아니고요. 성별과 연령에 따라 6개 반으로 나눠서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유아반, 초등 유치반, 청소년반, 성인 남성반, 성인 여성반, 경로반 등으로 나눠서 교육하고 있습니다. 가령 성인 남성반과 성인 여성반은 교육 프로그램은 같지만, 교육 내용에서 약간 다릅니다. 남성들의 경우 직업훈련을 할 때 남성들이 좋아하는 중장비라든지 자동차 정비쪽으로 많이 가르치고요. 여자들의 경우엔 피부미용이라든지 봉제 등을 주로 교육합니다.

기자 : 탈북자들이 한국에 오면 정부에서 일정 정도의 정착금을 주지 않습니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써 본 경험이 없는 탈북자로선 돈 관리도 참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 부분 어떻게 교육시키고 있나요?

윤미량 : 하나원 수업 과정 중에 시장구매 시간이 있습니다. 저희가 구매비용을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직접 주고 그 예산 범위 안에서 어떻게 구매하는 지 직접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합리적 소비생활과 에너지 절약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교육기간 중에 홈스테이를 1박 2일 일정으로 두 번 하는데요. 머무는 집에서 가족들이랑 함께 생활하면서 시장을 보기도 합니다.

기자 : 한국에 온 탈북자의 80%가 여성이라고 들었습니다. 하나원 최초 여성 원장으로서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요?

윤미량 : 우선 2만 명 시대를 대비해 우리 하나원이 여기에 걸맞는 교육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성 원장으로서 본원의 여성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려고 저 자신을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기자 : 뵙기 전에 하나원을 잠시 둘러봤는데요. 시설이 아주 깨끗하고 잘 돼 있는 것 같습니다. 탈북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편의시설은 뭡니까?

윤미량 : 북한이탈주민들이 제일 좋아하는 곳은 컴퓨터실입니다. 북한에서 컴퓨터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여기에 와서 처음 다뤄보는 것이어서 그런지 컴퓨터에 대해 호기심이 많습니다. 숙소인 생활관에 컴퓨터가 한 대씩 다 있는데도 워낙 인기가 높다보니까 컴퓨터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심합니다. 또 많은 분들이 건강이 좋지 않다 보니까 하나원 안에 있는 병원, ‘하나의원’을 자주 들리고 있습니다. 교육생이 많은 관계로 의료진이 12명이나 됩니다. 시설과 규모로 볼 때 안성 시내에서는 안성 의료원 다음으로 좋습니다.

기자 : 하나원이 생긴 게 지난 99년인가요. 그렇다면 어느덧 10년이 넘었는데요.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하나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탈북자 2만 명 시대를 맞아 어떤 부분에서 더 준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윤미량 : 앞서 말씀드렸지만 2만 명이면 그리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앞으로 당당한 통일의 주역으로서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주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양주 분원이 임차시설이라서 시설면에서 본원만큼 좋지 않은데요. 보다 좋은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2하나원을 건립 중에 있습니다. 제2하나원은 기존에 사회에 나가 있는 탈북자들에게도 개방해 재교육을 시킬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올 3월에 정착지원법을 개정했는데요. 탈북청소년을 위한 예비학교를 설립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9월에 개교하려고 협의 중에 있습니다. 예비학교는 하나원에 있는 하나둘 학교를 졸업한 뒤, 일반 학교에 진학하기 어려운 탈북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교육시키는 겁니다.

기자 : 끝으로 탈북자 2만 명 시대를 맞아 하나원에서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이벤트, 그러니까 행사 같은 게 있다면 소개바랍니다.

윤미량 : 특별히 준비된 행사는 없고요. 지난 7월 8일 개원 11주년을 맞아 하나원에서는 6월과 7월 수료생들을 초청해 행사를 크게 했었습니다. 다만, 하나둘 학교를 예비학교로 바꿔 확대 강화할 경우 개교식을 다시 해야 할 지를 놓고 고민 중에 있습니다.

기자 : 지금으로선 제2하나원 건립과 예비학교 개교에 집중하시겠다는 말씀이시군요. 원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시간 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윤미량 : 비오는 날씨에 이렇게 저희 하나원을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자 : 네, 지금까지 안성에서 하나원 윤미량 원장을 만나봤습니다.

MC: RFA 기획특집 ‘희망을 찾은 사람들’ 오늘은 <하나원 원장에게 듣는다> 편이었습니다. 제작 진행에 노재완 기자였습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영국에서 살아가는 탈북자들의 모습을 생생한 현지 취재로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