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2004년 북한인권법 제정 이후 난민지위를 인정받아 미국에 사는 탈북자의 수가 꾸준히 늘어 올해 9월 100명을 넘어섰습니다. 자유아시아 방송은 미국에 정착한 탈북난민 100명 시대를 맞아 그들의 삶과 희망을 조명해보는 특별 기획을 방송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세 번째, 마지막 순서로 '북한난민 100명 시대'의 의미와 과제를 김진국 기자가 살펴봅니다.
탈북자가 난민지위를 인정받고 미국에 입국하면 정착까지 어떤 정부지원을 받을까?
임시 거처와 매달 약 1천100달러의 생활비, 의료보험, 영어와 직업교육 등을 석 달 동안 지원한다는 게 국무부의 난민부처의 설명입니다.
직업교육을 거친 북한난민이 직장을 구하면 공식적인 정부의 지원은 중단됩니다.
미국의 난민정책을 '물에 빠지거나, 수영해서 나오거나'의 선택이라고 표현한 난민정책 전문가는 탈북자들이 다른 지역출신의 난민보다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정착 과정을 감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언어, 문화, 환경의 차이에 적응해야 할 뿐만아니라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배웠던 기술과 경험을 활용하는 직업이 드물어 구직과 생활의 어려움이 가중되기 때문입니다.
워싱턴의 동남아시아자원행동센터(Southeast Asia Resource Action Center)의 핼리 리 정책옹호국 국장은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등 인도차이나반도 출신 난민의 미국 정착 과정을 참고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핼리 리
: 공산주의체제를 피해 미국에서 난민지위를 받고 정착한 동남아시아인이 1975년부터 지금까지 120만 명에 이릅니다. 정착 초기 난민은 언어와 환경의 차이로 겪는 어려움과 공산정권을 탈출하는 과정의 정신적 불안증세로 인한 건강악화라는 이중고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 사는 동남아시아인은 난민과 이민을 포함해 200만 명에 이르고 미국 의회와 행정부, 기업에 많은 사람이 진출했습니다. 북한난민의 미국정착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30년 동남아시아 출신 난민의 정착을 지원해온 동남아자원행동센터의 경험과 지식을 미국내 북한난민사회와 공유하겠다는 리 국장은 한인사회가 북한난민의 미국정착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의 북한관련 전문가도 미국 전역2천300여 한인교회라는 탄탄한 지역망을 가진 기독교단체가 북한난민을 위해 정부와 난민지원단체를 잇는 ‘북한주민정보센터-핫라인’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종교탄압을 피해 불법입국한 남아메리카인을 지원했던1980년대 미국교회의 ‘불법입국자보호운동(Sanctuary Movement)’를 예로 들면서 북한난민의 정착을 돕는 한인교회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미국 내 최대 한인교회 연합체인 ‘북한 자유를 위한 한인교회연합(KCC)’은 정착 지원보다는 더 많은 탈북자의 미국행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KCC의 김병수 언론담당 간사입니다.
김병수 간사
: KCC 존재 이유가 탈북자 지원과 북한 인권회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현재 힘을 쏟고 있는 부분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탈북자를 미국에 오도록 돕는가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 온 탈북자의 정착을 위한 공식적인 지원사업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전역에 있는 약 2천300개 한인교회를 통해서 탈북자의 정착을 돕고 기도하도록 연결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정착하기를 원하는 탈북자의 미국행을 돕는 국제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미국의 대북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낸 피터 벡 일본 게이요대학 교수는 북한난민의 미국정착을 지원하기 위해서 미국과 한국 정부의 탈북자전담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피터 벡
: 탈북난민의 미국 정착을 돕는 한미공동의 탈북자 지원기구(NKRPRO)를 설립해야 합니다. 미국 정부는 망명을 허용하기 전 탈북자의 신원을 확인합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지원과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벡 교수는 미국과 한국의 북한인권특사 간 회동을 정례화하고 북한의 인권문제를 논의하는 미국, 한국, 일본의 3자 협의체를 구성하며, 미국과 한국 국민에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양국의 대북인권단체들 사이의 협력과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난민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미국사회를 이해하고 적응하려는 북한난민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탈북자의 미국입국을 돕는 인권단체 관계자는 강조합니다.
북한난민이 미국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사회체제를 이해하고 경쟁 원리를 파악해야 하는데 북한에서 그렇게 교육받지 않은 탈북자가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는 자본주의 경쟁원리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성공적인 미국내 북한난민사회를 만들어 북한지도부에 상징적인 의미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미국 정부가 과감하고 중장기적인 지원을 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