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의 3대 세습 이후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국제관계에 미칠 영향과 변화 가능성을 진단해 보는 기획특집 '김정은 등극의 파장'을 방송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편으로 3대 세습 정당화를 위한 김정은 띄우기와 우상화 작업에 대해 알아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 10일 북한은 매우 이례적으로 영국의 BBC, 미국의 CNN 방송 등 수십명의 외신기자를 제65회 당창건 기념식에 초청했습니다.
CNN 방송은 비공식적이지만 은둔의 나라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세상을 향해 문을 열고 차기 지도자가 될 아들 김정은의 활동 모습을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라고 보도했습니다.
CNN audio
: The most reclusive dictator in the world opens his arms and his doors to the world, an unofficial and an elaborate coming-out party for Kim Jong Un, the hermit nation’s hidden prince, the son of Kim Jong Il, who one day will become its leader. This is the world’s first glimpse of him in action after being named a four star general last month.
또한 이 방송은 10만 명이 동원되는 대규모 집단체조가 끝나자 1년 동안 매일 8시간씩 춤, 무용, 체조 연습을 한 어린이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는 대신 지도자 ‘김정일’을 외치는 관중들의 반응에 의아해 하며 군대의 열병식과 축포야회로 이어지는 당 창건기념행사 소식을 전했습니다.
When the show is over, North Koreans in the audience applaud not for the performers but for their leader. Next up, a massive military parade, built as the country’s largest ever.
한국의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소 연구원인 이승열 박사는 ‘내부결속과 외부세계에 대한 선전’ 두 가지 목적을 위해 이례적으로 수십 명의 외신기자에게 당 창건기념식을 공개한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이 박사
: 내부적으로 보면, 김정은이 세계적인 인물이라는 우상화 작업으로 볼 수 있고요, 바깥으로는 후계자로서 김정은의 지위가 확고하다는 것을 선전하는 효과가 있는거죠.
실제로 김정은이 지난 9월 28일 44년만에 열린 당대표자회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부터 3남 김정은이 차기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그의 권력 세습을 정당화 하기위한 업적띄우기와 우상화 작업이 가동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2009년 8월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를 계기로 김정은 후계 세습을 위한 찬양가요 ‘발걸음’을 대대적으로 보급하고, 국제노동절 기념행사와 김일성 생일전야에 1시간동안 열렸던 대동강 축포야회를 김정은이 신 컴퓨터 기술을 도입해 주도했다고 각종 강연회나 내부 교양 자료를 통해 알렸습니다.
최근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1면에는 김치냉장고 같은 커다란 기계옆에 ‘선군조선을 CNC 강국으로’라고 적힌 포스터가 보였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등장한 ‘CNC 즉 컴퓨터수치제어’를 선전하는 포스터를 촬영해 공개하기도 해 ‘축포야회’와 ‘장거리 로켓’ 등에 이용되는 첨단 기술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평양에서 열린 집단체조 ‘아리랑’의 한 장면에서도 ‘CNC 주체공업의 위력’이라는 글씨가 등장해 김정은을 컴퓨터로 대표되는 기술 현대화의 상징으로 포장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였습니다. 당 창건 기념식을 앞두고 신형축포와 발사기술을 개발했다고 선전하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 50여 개국에 정보통신 관련 소식을 전하는 국제정보기업 IDG(International Data Group) 뉴스 서비스의 일본 도쿄 지국장인 마틴 윌리엄스(Martyn Williams)씨는 1970년대부터 사용된 CNC는 그렇게 어려운 기술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CNC is a technology that’s actually been around quite a long time. CNC means Computer Numeric control. It’s not a very complicated technology. Imagine a factory with lots of machines and robots building things. CNC is the way that the computer tells the machines what to do. )
제임스 호어(James Hoare) 초대 평양주재 영국대사도 자유아시아방송에 평양에서 최신 컴퓨터로 작동하는 멋진 축포야회를 보는 것은 좋겠지만, 지방에 사는 주민들에게 보이지도 않는 첨단불꽃놀이가 지도자의 자질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알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For most people, I am sure that the doings of the leadership in Pyongyang are as remote from their experience as were people in the countryside from the king and his court during the Chosun dynasty. No doubt if you are in Pyongyang it is nice to have state of the art computer ran fireworks but it seems an odd qualification for running a country – and if you are in a village in the north, you do not see many fireworks.)
김정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 주석 생일 기념 ‘축포야회’에 중국을 통해 들여온 60여 톤의 폭죽의 비용이 약 53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량난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민심을 달래는 데 ‘첨단축포야회’가 얼마나 효과적인 수단인지는 미지수입니다.
김정은이 3살때 어려운 한자를 사용해 붓글씨로 시조를 쓰고 7개 국어에 능통하게 하려고 불철주야 노력한다는 김정은 우상화를 위한 선전에 북한 주민이 코웃음을 친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철저한 사상교육을 주입받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개방으로 인한 정보의 유입에도 불구하고 뿌리깊은 수령에 대한 절대 신앙이 있다고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소 이승열 박사는 주장했습니다.
이 박사는 북한에서 말하는 수령은 ‘절대자’를 의미하기 때문에 일반사람과 달리 ‘오류가 전혀 없는 사람’이라는 점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박사
: 김정은의 경우 업적이 없기 때문에 존경의 대상을 넘어 절대화 경지에서 지도력을 발휘해야죠. 그래서 보통사람이 들으면 ‘황당한’ 우상화 작업이 있는거죠. 과거에 김일성이 낙엽을 타고 압록강을 건넜다는 우상화 작업, 김정일은 태어날 때 백두산에 태양이 떴다는 ‘정일봉’ 이야기.이런 황당한 (‘수령’과 관련한) 이야기가 북한 사람에게는 의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거죠.
이 박사는 장마당을 통한 경제활동과 더불어 외부세계의 정보가 북한으로 유입되면서 주민들의 사상이 예전과는 달라졌지만 아직도 수령 숭배사상이 뿌리깊이 박혀 있어 우상화는 효과적인 체제 유지수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집권시대를 북한에서 지낸 익명을 요구한 탈북자의 말입니다.
탈북자
: 그때 당시 저희들은 우상화라고 생각을 못했어요. 지금 북한사람들도 우상화라고 생각 못할겁니다. 북한 사람들의 생각은 ‘수령은 하나’여야 된다, 대대로 내려가면서. “오직 당과 수령을 위하여 나의 한 몸을 바쳐야 된다” 그렇게 교육받고 자랐어요.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까 “아 그게 아니구나” 알게 되었어요.
미국 버지니아에 정착한 이 여성은 김정은이 주변의 세력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가 아니라 배고파 굶어죽는 인민을 먼저 생각하는 정책을 펴고 나라를 발전시키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국방분석연구소(IDA)의 북한전문가 오공단 박사는 어린 시절 유럽에서 좋은 교육을 받은 신세대 김정은의 업적으로 자연현상이 아닌 신기술을 이용할 뿐 ‘독재 체제’를 위한 선전화 작업이라는 데는 다를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 박사
: 김정일에 대해서는 쌍무지개가 떴다든지, 골프를 하러간 첫 날 홀인원을 했다는 말을 했는데 ‘새로운 과학과 관계된 것이 다 김정은 덕분이라는 말을 만들어내겠죠.
20대 젊은 나이에 3대 세습의 주인공이 된 김정은이 허황된 우상화에 매달리며 ‘독재 체제’ 유지에 급급하지 않고, 헐벗고 굶주리는 인민을 먼저 생각하는 정책을 세우는 지도자로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