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사람이 태어나서부터 성장판이 멈추는 사춘기까지의 영양공급은 매우 중요합니다. 초기 영양공급이 신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까지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어린이들은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해 같은 또래 한국의 아이들보다 키가 10cm 가량 작다고 합니다.
이러한 북한 어린이 영양 문제를 줄여보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남북한 어린이를 돕는 단체인 ‘함께 나누는 세상’은 지난 22일 북한 어린이들에게 2만 개의 우유를 보냈습니다.
서울에서 정태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청소년의 영양 문제는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의 건강상태를 바탕으로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서울대 의대 박상민 교수가 2007년부터 2008년까지 15세부터 24세 사이 탈북 청소년 103명의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탈북 청소년의 키가 일반 한국 청소년 보다 8-10cm정도 작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상민 교수는 키가 작다는 것은 초기의 영양상태가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심리적인 성장이나 뇌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합니다. 서울대 의대 박상민 교수입니다.
박상민 교수: 작은 키가 갖는 의미는 초기 영양상태가 안 좋다는 의미인데, 초기 영양상태가 안 좋게 되면 역시 심리적인 발달이나 뇌의 성장에도 적절한 영양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가 됩니다.
박상민 교수는 한국에 정착한 탈북 청소년들이 신체적인 격차 때문에 심리적으로 상처를 받고 있다면서, 이러한 신체적 격차는 향후 남북 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박상민 교수입니다.
박상민 교수: 북한에서 처음에 한국으로 들어올 때는 동일한 인종이라고 생각했는데, 키 때문에 또 남한에 있는 다른 청소년 집단하고 차이가 나게 되잖아요. 성장이나 발달과 관련된 문제는 나중에 북한과 남한이 좀 더 인구교류가 많아지게 될 때에는 이 자체가 만성병에 패턴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남북한 어린이를 돕는 단체인 ‘함께 나누는 세상’의 정창영 대표도 같은 의견입니다. 정창영 대표는 남북한이 앞으로 하나가 되었을 때 남북한 어린이들 사이의 신체적인 격차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북한 어린이를 돕는 것이 곧 우리의 미래를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함께 나누는 세상’ 정창영 대표입니다.
정창영: 어린이들 평균 남한하고 북한을 비교해보면, 보통 얘기하는데, 한 3-4살 적어 보여요. 우리 남한 어린이들에 비해서. 이게 나중에 남한하고 북한이 하나가 되었을 때 민족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죠.
북한 어린이 발육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함께 나누는 세상’은 200ml 팩우유 2만개와 800g 분유 500통을 이달 22일 북한 남포항으로 보냈습니다.
‘함께 나누는 세상’은 그동안 북한지원단체인 ‘남북평화재단’이 진행해 온 북한 어린이에 우유 보내는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출범했습니다.
‘함께 나누는 세상’은 한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교육과 상담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현재 월 1만원씩 후원하는 회원 2,500명과 22개 기관의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우유 전달은 ‘함께 나누는 세상’이 따로 출범한 이후 처음입니다.
북한에 보내는 우유는 서로 마음이 모아졌다는 의미에서 ‘한마음 우유’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한마음 우유’는 운송시간을 고려해 최대 10주 동안 보관이 가능하도록 우유를 멸균 처리해 테트라팩이라는 특수한 용기에 담았습니다.
‘함께 나누는 세상’의 정창영 대표는 북한 어린이들이 우유를 먹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습니다. 정창영 대표입니다.
정창영: 우유나 분유를 영유아한테 지원하는 게 아마 인도적인 차원의 지원중에서도 제일 기본적이고 꼭 해야 되는 그런 지원이다, 저희는 그렇게 믿고 있어요. 우유 먹고 아주 소량이지만, 북한 어린이들이 남한 어린이들처럼 건강하게 씩씩하게 자라줬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서 첫 번째 출항을 했지요.
이번 우유 전달은 인천항을 출발해 남포항에 도착하는 항로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정창영 대표는 육로를 통하면 수송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 더 많은 우유를 보낼 수 있다고 하면서, 남북한 관계가 좋아져 육로로 더 많은 우유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우유 전달을 시작으로 ‘함께 나누는 세상’은 동일한 양을 한 달에 두 번씩 3개월 간 보내다가, 후원 회원이 1만 명으로 늘어나면 매주 한 차례씩 우유를 보낼 계획입니다.
정창영 대표는 앞으로 북한 영유아 100만 명에게 매일 우유를 마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