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RFA 특집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관리자는 하나님이요 수감자는 파리보다 못한 존재라고 수용소 체험자는 말합니다. 북한 법률에도 나와 있지 않은 정치범 수용소에서는 그 안에서만 통하는 그들만의 논리에 의해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정치범 수용소의 수감자 관리와 운영실태’ 편입니다. 진행에는 이진서 기잡니다.
안명철: 정치범 수감자로 하는 것이 맞고 경비대가 정치범을 부를 때는 이주자 종파 종파새끼로 불렀어요. (안명철 11호(경성).13호(온성).22호(회령)관리소, 1987-1994년 경비대 근무 경험)
현재는 해체됐지만 1994년 탈북 당시 22호 회령 관리소에서 경비병으로 근무한 안명철 씨입니다. 안 씨에 따르면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사람은 주민의 권리를 박탈당한 죄수일 뿐 같은 사람으로 봐서는 안 되는 교육을 받았습니다.
안명철: 보위부나 경비대는 지키는 사람이니까 수감자가 누군지는 관심이 없어요. 죄를 씻고 사회 나가서 살면 다행인거고 죽으면 죽고. 그러니까 인간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 쓴 거죠. 정치범이 지나가거나 아니면 일을 시키려고 불렀다면 뛰어와야 하는데 보니까 건성으로 오거나 내 마음에 안 들었을 때는 구타의 대상이 됩니다. 또 얘기할 때 선생 눈과 마주치면 안 되는데 올려 쳐다 본다거나 하면 또 구타 대상이 되는데 그것은 다 그런 것은 아니고 그날 기분에 따라 더 심하게 꼬투리 잡아서 할 때도 있어요.
기자: 규정에 있는 것은 아니군요.
안명철: 정치범은 부르면 무조건 뛰어와야 하고 와서는 남자는 모자를 쓰고 여자는 두건을 쓰고 있는데 그것을 벗고 공손히 손을 모으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구타 대상이 되는 거죠.
15호 요덕 관리소 체험자 이영국 씨는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상을 이렇게 말합니다.
이영국: 일을 못한다고 때린다는 것이 나무 가지를 20대 정도 참나무, 물푸레나무를 준비했다가 다리 등을 때리는 데 맞다가 죽는 경우도 있고 또 선생님이 기분 좋은 날은 웃지만 나쁜 날은 때리니까 언젠가는 내가 죽겠구나 하고 불안해하고 선생은 우리를 짐승으로 보기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예요. 그런 식으로 야수가 돼서 자기 성격표현을 다 하고 자기 쾌락을 느끼는 인간이 된 거죠.
정치범 수용소에서는 미성년자라도 보호 대상이 아닌 죄인일 뿐입니다. 세종연구소 오경섭 연구원입니다.
오경섭: 심지어 어린 아이들도 학교에서 선생님이 정치범의 자식들이기 때문에 교육적으로 학생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고 학교에 총을 차고 보위원들이 들어온다든가 학생을 무차별 구타하고 그 과정에서 사망에 이르게 한다든가 이런 경우가 발생하고요. 여성은 절대적인 약자이기 때문에 보위원들이 성폭행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그런 증언은 무수히 많이 있습니다.
13살에 요덕 수용소에 들어가 청소년기를 보내야 했던 강철환 씨는 수용소에도 학교는 있지만 그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증언합니다.
강철환: 혁명화구역과 완전통제구역은 교육이 달라요. 완전통제구역은 김일성, 김정일 교육을 안 시킵니다. 그런데 혁명화구역은 김일성, 김정일 교육을 시켜요. 일반사회와 비슷하게 교육을 시키는데 그것은 혁명화구역은 다시 살려 내보낼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교육도 사회수준하고 똑같이 하는데 공부의 질 자체가 거의 없다고 봐야죠. 말이 혁명화구역이지 관리 자체가 완전통제구역과 똑같아요. 학업은 거의 포기한 상태고 강제노역으로 살게 되고 사실 수용소의 아이들은 혁명화구역이던 완전통제구역이던 공부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봐야죠.
기자: 노동은 몇 살부터 시작되나요?
강철환: 노동은 초등학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되는 거죠.
정치범 수용소는 마을 형태로 운영이 되며 수감자를 관리하는 경비대도 수용소에서 그들만 사는 지역에 집단 거주합니다. 그런데 이들 관리자의 가족이 수감자를 대할 때 역시 인권침해는 벌어집니다. 18호 관리소 체험자 김혜숙 씨입니다. (김혜숙, 18호 관리소 봉창지구 1975-2001 수감)
김혜숙: 안전원, 보위부 가족, 관리소 기사장, 갱장 아들들이 깡패가 많아요. 탄광이니까 먼지가 굉장한데 오라고 해서 가면 앉으라고 하고 아가리 벌리라고 하고는 가래를 뱉어요. 그걸 꿀떡 생키면 안 맞는데 그 뜨끈뜨끈한 것이 들어오는 순간 구역질을 하면 막 때리고 한단 말이에요. 그제 자기 죄가 있어서 매 맞는 것은 아니잖아요.

관리자들은 수감자를 반민족범죄자 즉 ‘적’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비인간적 모멸감을 주게 되며 수감자는 굴욕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요덕수용소 체험자 정광일 씨입니다. (정광일, 15호 관리소 서림천, 2000-2003년 수감)
정광일: 정말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 것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저도 담당 보위원에게 엄청나게 맞아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맞은 적도 있고요. 우리가 인간이 아니고 동물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던 것이 여름에 옥수수 농사를 하면서 인분 물을 풀어서 옥수수 포기에 주는데 그것을 우리 밥그릇으로 하라고 해서 아침에는 밥을 받아먹고 그 그릇을 들고 나가서 인분 물을 퍼서 옥수수 포기에다 주고 점심에는 도랑물에 씻어 다시 밥을 받아먹어야 해요. 짐승도 자기 변을 봤던 그릇에 밥을 담아 안 먹는데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죠.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비인간적인 수감자 관리 중 하나는 ‘연대적 책임’입니다. 같은 조로 묶인 수감자들은 조원 중 한 사람만 잘못이 있어도 연대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관리자인 보위원이 아닌 같은 수감자가 다른 수감자를 구타하게 조장하고 있습니다.
정광일: 구타는 어떤 경우 많이 일어나는가 하면 수용소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집단채벌입니다. 전체 처벌을 주는 겁니다. 밥을 안줍니다. 한 개 분조에 밥을 안 줍니다. 그러면 잘 못한 사람은 한 개 분조가 달려들어서 때리거든요. 그럼 그 사람은 살 수가 없죠. 제일 무서운 것이 집단체벌이었습니다. 가령 예를 들면 겨울에는 밥을 안 주는 것이 아니고 침실에 불을 못 피우게 합니다. 너무 추워서 밤새 떨면서 잠을 못자죠. 그럼 너무 격분에 못 이겨서 모여 한 사람을 구타를 하는 거죠. 그럼 맞아죽죠.
정치범 수용소에서는 개인생활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전적으로 배급되는 식량과 부식만으로 살아야 합니다. 강철환 씨입니다. (강철환, 15호 관리소 구읍리, 1977-1987년 수감)
강철환: 수용소는 기본적으로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는데 소금과 옥수수 이 두 가지가 기본 식량이고 나머지는 알아서 자급자족해야 하는데 보통 500-600g 주게 돼있죠. 그런데 이것저것 떼고 나면 300-400g이 됩니다. 보통 정량 배급을 받는다고 해도 옥수수만 먹는다면 영양실조가 올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가혹한 강제노역이 결합되기 때문에 노동대비 먹는 것이 부실해서 영양실조가 오게 돼있죠. 식량조절을 못하는 사람들은 한 달 중 절반은 굶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굶어 죽는 거예요.
기자: 300g 이란 것이 일일 기준입니까?
강철환: 네.
강 씨가 말하는 ‘알아서 자급자족 한다’는 말은 이 뜻입니다. 김영순 씨입니다. (김영순, 15호 관리소 구읍리, 용평리(완전통제구역), 1970-1979년 수감)
김영순: 요덕 수용소에서 쥐새끼, 날아다니는 것은 다 잡아먹었어. 까마귀도 고무총으로 쏴서 잡아먹고 나비, 잠자리, 다 잡아먹고 돋아나는 풀은 다 뜯어 먹고 기어 다니는 것 다 잡아 먹는 곳이 수용소라고 평가하고 말아. 쥐새끼도 젊은 아이들이 변소깐이고 어디고 다 잡아먹어서 없어. 어른들, 아이들 영양실조 걸리면 엄지 쥐 배안에 있는 새끼가 3마리씩 있는데 그것을 구워서 갈아 먹이면 식독, 배가 뽈록한 것이 가라앉는다고 해서 잡으려고 그것도 없는 곳이 요덕이야. 엄마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가자마다 그 이듬해 먹을 것 못 먹어서 돌아가신 거 가마니에 두루마리 해서 묻고...
식량부족과 열악한 환경으로 환자가 속출하지만 정치범 수용소의 의료시설은 유명무실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수감자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으며 민간요법을 통해 병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밖에 없습니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정치범 수용소 내 수감자들은 의료인권 사각에 있다고 말합니다.
오겹섭: 의료혜택은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정치범 수용소 내에서는 간염, 결핵 등 치명적 질명에 걸린 경우도 정상적으로 의약품을 공급받지 못하고 생활합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일반인들과 생활할 수 없기 때문에 격리 시킵니다. 그리고 거기서 또 노동을 시킵니다. 기본적 의료혜택도 받지 못한 절대적인 무관리 상태에 많은 사람이 노출돼 있고 거기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 가장 큰 정치범 수용소의 문제점이고요.
정치범 수용소에서 주는 배급은 늘 생명을 위협할 만큼 적은 양이기 때문에 수감자들은 만성적인 영향결핍 상태에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북한에 격변 상황이 발생하면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사람은 모두 사살하도록 교육받았다고 22호 관리소 경비병 출신 안명철 씨는 증언합니다.
안명철: 우리는 항상 정치범을 적으로 봤고 폭동이 일어나면 제압을 해야 하고 유사시 전쟁이 나면 이들을 증거인멸을 위해 전부 사살해야 하는 것이 경비대의 역할이거든요. 14.5미리 고사기관총이 원래 헬기를 잡는 건데 유사시는 정치범을 한곳에 몰아놓고 사람에게 쏘는 용도입니다.
기자: 탈주자는 발견 즉시 사살입니까?
안명철: 못 잡으면 사살인데 무조건 잡아야 해요. 왜냐하면 비밀이 나가기 때문에.
MC: RFA 특집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오늘은 ‘정치범 수용소의 수감자 관리와 운영실태’ 편을 전해드렸습니다. 내일은 ‘정치범 수용소의 비밀’편입니다. 진행에는 이진서 기잡니다.